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 생명과학과 자아 탐색 발견의 첫걸음 4
이고은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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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꾸준히 출판되고 있는 청소년 지식교양서 [발견의 첫걸음] 시리즈입니다.

<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는 네 번째 작품으로 생명과학과 자아탐색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요.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1부는 '나', 2부는 '우리'라는 주제로 생명과학적 관점에서 '인간'을 탐구해 보는 거죠.

사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던 터라 내 몸의 주인은 누구냐는 첫 질문에 다소 당황스럽긴 했어요.

내 몸이라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사진 속 지시대로 했을 때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건 몇 가지 없더라고요.

오로지 대뇌의 기능을 컨트롤하는 정도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는데요.

내 의지는 아니지만 우리 몸을 조종하는 호르몬이나 유전자도 있고, 우리 몸의 세포 수보다도 더 많이 존재한다는 세균(미생물)도 있어 내가 진정 내 몸의 주인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는 거죠.

이렇게 따져보니 정말 '나는 누구인가!'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더라고요.

나의 의지 말고도 내 몸에 영향을 끼치는 것들이 많지만, '나'를 구성하는 모든 것이 모여서 자아가 되기 때문에 내 몸의 주인은 나일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럼 언제부터가 나일까요?

우리나라는 엄마 뱃속의 태아를 인격체로 보기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1살로 보았죠.

제가 연수차 외국에 있을 때 외국인들이 정말 신기하게 생각했던 내용이었다는 기억이 나네요.

올 6월부터 만 나이를 적용해 이 계산법도 이제 사라지겠지만, 생명의 시작이 어디인가에 대해선 아직도,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고 합니다.

그럼 언제까지를 '나'로 봐야 할까요?

사람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얼굴!

하지만 사고로 인해 얼굴 이식이나 뇌 이식 등을 한다면 이건 내가 아닐까요?

제가 흥미롭게 봤던 건 각각의 수명이 다 다른 세포의 나이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피부세포는 2~4주, 적혈구는 3~4개월, 지방세포는 10년 정도의 주기로 교체된다고 해요.

10년 정도가 지나면 10년 전의 내 몸을 이루고 있던 세포는 하나도 남김없이 다 교체되어 새롭게 바뀐다는 거죠.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사람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2부는 '우리'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혼자서는 살기 힘들죠.

생명과학적으로 보았을 때 야생 집단 중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모습을 '야생형'이라고 한다는데요.

이 야생형으로 인해 사람들은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해요.

다수를 정상으로 소수를 비정상이라 볼 수 있는 걸까요?

위 사진처럼 지구에서 나는 정상이지만 외계에선 비정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거죠.

절대적인 '정상'의 기준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우리에겐 다 다른 유전자와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의 개성과 재능을 가질 수밖에 없고, 그러므로 내가 모든 걸 다 잘 할 수는 없다는데 크게 공감했어요.

청소년이 되면 아이들이 자아에 대한 의문도 들고 확신도 없어진다는데, 이 책을 보니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야 할지 큰 틀이 잡히는 거 같았어요.

'나'라는 작은 의문에서 시작해 속속들이 파헤쳐 탐구하는 자아에 대한 궁금증을 생명과학이라는 분야로 풀어낸 점이 독특하고 재밌었어요.

과학과 철학! 둘 다 너무 어렵고 따분해 보이지만 '이렇게 쉽게 풀어 낼 수도 있구나'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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