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와 파도 -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우수상 수상작 창비교육 성장소설 8
강석희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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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된 <꼬리와 파도>입니다.

작년 말쯤 2회 작품들 심사 때 저도 100인의 심사단으로 활동했던 터라 비록 1회 작품들은 아니었지만 어찌나 반갑던지요.

아이 셋 키우는 엄마라 그런지 성장소설을 읽을 때마다 내 아이 생각이 많이 나면서 감정이입하게 되더라고요.



16살, 여자 축구부에서 팀 에이스였던 무경은 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 지선과 함께 축구 국가 대표 선수의 꿈을 키웠어요.

합숙 훈련이 있던 날, 지선은 다른 학교 남자 축구부 팀 안창현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하고 믿었던 코치에게서조차 성추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는데요.

충격에 휩싸인 지선은 학교를 그만두었고, 무경 또한 축구를 접고 타 지역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무경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예찬, 교사의 폭언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를 둔 현정, 데이트 폭력으로 힘들어하는 서연을 만나게 되는데요.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털어놓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를 받으며 의지하게 된 네 친구는 피해 사실을 알리기 위해 계획을 세웁니다.



전 저희 아이들을 가르칠 때 부모가 없는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너희가 해결하려 하지 말고 선생님이나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말했었거든요.

분명 어른이 아이들보다 판단력도 좋고 중립의 입장에서 바라볼 줄 안다고 생각해서 였어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무언가 많이 잘못되었다는 걸 이 한 줄에서 느낄 수 있었어요.

<학교 홈페이지의 교직원 명부를 보면서 자신들을 도와줄 것 같은 이름을 짚어 봤다>

평소 성차별적인 선생님들의 말을 곱씹으며 명단에서 제외시키는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어른들이, 그것도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선생님들이 할 수 있는 소린가 너무 놀랍고 믿을 수가 없었어요.

막말을 일삼고 급훈으로까지 내 걸었다는 이런 내용들을 보면서 오죽하면 아이들이 도움받을 수 있는 선생님을 고르고 있을까 너무 가슴이 아팠네요.

믿었던 선생님은 네가 원인 제공을 했을 수 있다 하고, 어른들과 부모님은 쉬쉬하며 조용히 넘어가기에 급급하죠.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인 건만 같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이 상황을 아이들은 친. 구.에게서 위로받게 되는데요.

학교폭력, 언어폭력, 데이트 폭력 등 서로 다른 아픔들이지만 아이들끼리 보듬어주고 함께 용기를 주는 모습에서 큰 안도의 마음이 들면서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아.. 나 때는 이런 일이 많았지.. 설마 아직도? 내 아이는 아니겠지?'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라고요.

강해 보이고 싶어 하는 나이지만 여전히 여린 우리 아이들.. 어른들이 이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누가 도울 수 있을까요?

소설 속 마지막, 다행히 아이들은 부쩍 커 성인이 되어 웃으며 만나게 되는데요.

이 장면이 전 너무 멋지고 가슴 뜨거워지도록 인상 깊더라고요.

이 책은 아이들보다 학부모와 선생님, 어른들이 읽고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싶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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