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전 개인적으로 종이책 읽는 것을 좋아해 오디오북이나 전자책은 활용하지 않고 있는데요.

책을 더 이상 놓을 곳이 없어 정리하기 시작하면 가끔 전자책으로 봐야 하나 싶다가도 책을 넘기면서 느껴지는 종이의 감촉에 다시금 책을 손에 들게 되더라고요.

<환상서점>은 오디오 드라마로 제작되었다가 독자들의 요청으로 종이책으로도 출간된 케이스인데요.

책 출간 한 달 만에 5쇄나 발행했다니..

이거 정말 대단한 거 맞죠?

반대의 경우는 많이 봤어도 역 출간은 흔치 않아 꼭 봐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이 꿈꾸던 동화 작가의 길을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연서'는 머리를 식히기 위해 산행을 하다 길을 잃게 돼요.

그녀가 높은 절벽에 도달했을 때 어디선가 정장 입은 남자가 홀연히 나타났고, 그를 수상히 여기자 자신을 절벽 아래 서점 주인이라고 소개합니다.

외진 산속에 서점이라니 뭔가 수상했지만, 이미 많이 지쳤던 연서는 잠시 쉬어가기 위해 서점으로 갑니다.

그는 연서가 쉬는 동안 자신이 쓴 책을 소개하며 그중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요.

결말이 맘에 들지 않았던 연서가 불편한 마음을 내비치며 가려 하자 서점 주인은 손님이 원하는 다른 이야기를 해주겠다며 다음에 꼭 다시 와주길 부탁하죠.

산 절벽 밑 한적한 곳에 위치한 서점과 그곳의 주인. 모두 기묘했지만 그날 이후 연서는 그 서점에 자주 방문하게 되었고, 그에게서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환상적인 이야기들과 꿈속에 나타나는 장면 장면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끼며 점점 서점 주인의 비밀에 다가서게 되는데요.

연서와 서점 주인의 만남은 과연 우연이었을까요?



소설은 먼 옛날을 배경으로 양반가 소녀와 귀신 숲 한복판에 사는 한 사내에 관한 짧고도 오래된 이야기에서 시작돼요.

700년도 더 된 고전 같은 이야기는 현재를 살고 있는 연서의 배경과 대비되며 더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데요.

서점 주인이 연서에게 읽어주는 책은 자신이 그동안 전해 듣고, 직접 경험도 한 이야기들을 모아 쓴 책이었어요.

한국 귀신(?)들이 등장하기에 흥미로웠지만, 처음엔 이렇다 할 내용도 없고 결말도 이상해 그저 그렇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어요.

하지만 그 내용이 그저 전해내려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등장인물들과 관련 있는 이야기였다는 걸 알고 나서는 또 다른 재미로 다가오더라고요.

연서와 남자 사이의 긴 세월이 드라마 <도깨비>를 연상시키기도 했는데요.

옛날 사람 취급하는 연서에게 당연히 신문물을 사용한다는 요런 위트 있는 대사를 날리는 서점 주인이 참 매력적이며 재밌었어요.

사극과 현대물을 왔다 갔다 하는 듯한 느낌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돼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네요.

자칫 스포가 될 수 있을만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라 이야기 하나하나 다 소개 못하는 게 어찌나 아쉬운지요.

k 판타지를 느껴보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라 추천드려요.

전자책에서는 볼 수 없는 미공개 에피소드도 포함되어 있다는데요.

전 전자책을 못 봤기에 요 후일담 부분이 아닐까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짧은 에피소드지만 등장인물들의 운명적인 만남을 보여줌으로써 누구도 허투루 나오는 사람이 없음을 보여주더라고요.

해피엔딩인 듯 아닌듯한 결말 또한 독특했어요.

동화, 사극, 옛날이야기, 멜로 등 여러 장르를 보는 듯한 재미가 있는 환상적인 이야기~

부제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느라 잠 못 이루는 밤 되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