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터 허블청소년 1
이희영 지음 / 허블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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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딸이 너무 좋아하는 이희영 작가님의 신작 <테스터>입니다.

독특한 표지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한 사람을 표현한 건지 두 사람을 표현한 건지, 사이버틱하면서도 오묘한 느낌이 들었어요.

작가님의 대표작 <페인트>와 비슷한 미래의 모습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이야기는 오방새에 관한 전설로 시작합니다.



동굴 안의 신을 지키는 수신, 오방새(레인보우 버드)의 찬란한 깃털을 갖기 위해 사람들은 동굴로 들어가요.

그들은 저주에 걸려 각기 다른 증상으로 모두 죽어갔어요.

단지 아이들 만큼은 시름시름 앓기는 했지만 목숨만은 건졌죠.

사람들은 오방새의 저주라며 동굴을 막아 가둬버렸어요.

그렇게 오방새는 전설 속에서만 남은 체 완전히 멸종합니다.

2095년, 과학의 발달로 멸종된 개체를 부활시키는데 성공, 오방새는 레인보우 버드라 불리며 관광산업의 일환으로 사용되어져요.

한편 확인차 연구소를 방문한 본부장은 레인보우 버드를 관찰하다 손가락을 쪼이게 되는데요.

전설 속 저주와 같이 그는 결국 죽게 되고 부인도 3개월 후 사망, 뱃속의 아이는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몸속 바이러스로 인해 각종 질병을 갖고 살아가게 됩니다.

돈 많은 회장님을 할아버지로 둔 덕분에 마오는 외딴 숲속 저택에서 생활하며 치료제가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는데요.

암갈색 눈동자를 제외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눈처럼 새하얀 모습의 알비노였던 그는 햇빛에 취약했기에 낮 동안의 바깥 생활을 전혀 하지 못했어요.

16살이 되도록 친구도 없이 외롭게 지냈던 마오에게 할아버지의 비서가 찾아와 또래 친구를 소개해 주겠다며 그 아이도 같은 RB 바이러스(Rainbow Bird) 감염자라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합니다.

감염된 사람 중 생존자는 자신뿐인 줄만 알았던 마오는 이 사실을 이제서야 자신에게 밝히는 할아버지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는데요.

치료제가 완성되어가는 지금, 자신보다 두 살 많다는 또 다른 RB 바이러스 감염자 하라를 만나게 됩니다.



과거의 전설로 이야기가 시작되어서 그런가 앞부분부터 몰입도가 엄청났었는데요.

주인공 마오의 이야기부터는 사실 내용 전개가 빠르진 않았어요.

각 등장인물들 간 개개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며 전개되는 이야기 방식으로 인해 내용이 반복되는 듯한 느낌이었거든요.

하지만 비슷한 듯 다른, 각자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모습의 표현이 독특했어요.

이야기는 2095년에 전설의 오방새를 복원하고 마오가 16살이 된 2110년 현재, 우리가 흔히 sf 영화에서 많이 보았던 그런 시대가 펼쳐지는데요.

달에 여행을 가고, 화성을 개발해 이주를 준비하고, 사람의 신장은 인공 장기로 대체하며, 늙지 않는 피부까지 개발되죠.


이런 최첨단 시대를 살아가지만 여전히 바이러스는 인간에 의해 정복되지 못했다는 부분이, 코로나19를 경험하고 있는 지금 너무나도 절절히 공감 되는 부분이었어요.

이 이야기에도 역시 반전이 있어요.

사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 반전에 모두 들어 있어요.

스포가 되는 부분이라 자세한 설명은 못하겠지만, 사람은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보고 싶은 모습만 보고 판단한다는 것! 이것이 아닐까 싶네요.

나의 작고 뿌연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다 어느 순간 그것이 그저 나의 잘못된 눈높이였다는 생각에 미칠 때 나는 그 사실을 얼마나 받아들이고 견뎌낼 수 있을까요?

많은 생각과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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