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푸른 고래 요나 - 제1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김명주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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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러 수상작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혼불문학상에서 수상한 작품이 있어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혼불문학상은 故 최명희 작가님의 '혼불'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문학상이라고 하는데요.

아직 제가 이 대하소설 '혼불'을 읽어보지 못했네요.

언젠가 도전해야지요~


2011년부터 매년 꾸준히 공모전을 열어 혼불문학상을 뽑았는데, 제10회 공모전 때는 당선작이 없더라고요.

최종 5편이 본심에 올랐지만, 기존의 작품을 넘어서거나 문단의 새 바람을 일으킬만한 작품이 없어 당선작이 선정되지 못했었다고 해요.

이렇게 까다롭기에 이번 당선작인 <검푸른 고래 요나>에 대한 기대치가 한층 더 올라갔어요.



'엘퍼플'이라는 여자 아이돌 그룹의 멤버였던 주미는 <케이팝 루키>라는 서바이벌 무대에 서게 됩니다.

외모와 실력을 모두 갖춰 우승까지 거머쥐며 자신이 속한 그룹 또한 유명해지기 시작하는데요.

멤버들과의 삐걱거림과 바쁜 스케줄 때문에 팬미팅 자리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고 도망치다 차 사고를 당합니다.

한쪽 다리를 절게 된 주미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한국사 선생님이었던 고모의 조언에 따라 고모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갑니다.

그곳에서 주미는 우연히 학교 동아리 밴드의 연주를 듣게 되고, 일렉 기타를 치는 요나에게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음악적 재능이 있었던 둘은 금방 친해지게 되었고, 요나는 자신의 비밀을 주미에게 이야기해 줍니다.

보름달이 뜨기 전날, 보름달이 뜨는 날, 보름달이 뜨는 다음날, 이렇게 사흘 밤에는 어김없이 고래가 되고, 여름방학 기간에는 긴 시간 동안 바다에서 고래의 모습으로 산다는 것이었어요.

한편, 요나는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록 페스티벌에 가는 척 속이며 속초의 바다로 사라집니다.

요나를 잡기 위해 그 주위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납치하기에 이르는데요.

이들은 누구이고, 또 요나를 왜 잡으려 하는 걸까요?



이 책을 읽으며 참 독특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주미의 이야기에서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아이돌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특히 그 시절에 들었던 노래와 가수를 실제로 소개해 더더욱 그 느낌이 배가 되었어요.

반면 요나의 이야기는 요나 엄마의 이야기에서부터 요나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무엇 하나 현실적인 게 없는 판타지 그 자체 더라고요.

두 이야기가 오묘하게 섞여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새로운 느낌을 받았어요.

또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도 독특해요.

꼭 드라마나 영화를 보듯, 현재의 장면을 먼저 보여주고 지금의 상황이 왜 벌어지게 되었는지 그 이후에 전개되는 방식을 써요.

처음엔 좀 어리둥절했는데 보다 보니 저도 모르게 추리를 하고 있더라고요..

'아.. 이래서 이렇게 되었구나!'라고 감탄하며 말이죠.

다른 소설책들과는 결이 다르다는 느낌이 확실히 오더라고요.

그런데 워낙 내용이 방대해서 그런가요? 가끔 내용이 산으로 간다는 느낌도 들더라고요.

갑작스러운 고래들의 자세한 설명들로 인해 다큐멘터리 한편을 보는 듯도 하고, 사람들을 납치해 전개되는 내용에서는 액션 영환가 싶기도 했었거든요.

특히 납치를 한 사람과 납치를 당한 사람의 관계로 봤을 때 이 상황이 있을 수 있는가 싶은 허무맹랑해 보이는 부분도 있었어요.

마지막에 주미가 러시아로 여행을 가 편지를 쓰며, 집 주인인 율리아 할머니의 일대기를 9장에 걸쳐 소개하는데 '이 부분이 왜 이렇게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지?'란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요즘 여러모로 고래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죠.

이 책에서도 끝까지 친구들을 도와주는 고래가 있는가 하면, 같은 동족인데도 끔찍하게 사냥해 잡아먹는 고래도 나와요.

사람들은 그런 고래를 끔찍하다, 비겁하다 이야기하는데 우리 인간도 그와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생각되었네요.


마지막으로 책에 소개되었던 노래들과, 함께 보면 참고가 될 영상 자료들도 첨부해 주었어요.

너무 오랜만에 듣는 노래들이 많이 보이네요.

당분간 플레이 리스트는 이 곡들로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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