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 궁궐 기담
현찬양 지음 / 엘릭시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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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더위를 날려줄 오싹한 이야기를 찾고 있진 않나요?

여기 경복궁 궁녀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는 기담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태종 6년(1406년)을 배경으로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한 픽션이 더해져, 사실인 듯 사실이 아닌 듯... 이야기를 더 오싹하게 만듭니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에 덮고 있는 겉표지를 벗겨보았어요.

안쪽에 숨겨진 책표지가 너무 예뻐서 같이 보여드려요~

내용 속 불길함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고양이매(부엉이)의 모습이 도드라지게 보이네요.


궁궐 기담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궁녀 규칙 조례>에 대한 내용이예요.

책 앞부분에 살짝 코팅 된 느낌의 종이로 나와 있는것은 정말 조선시대때 있었을 법한 느낌인데요.

요즘 이런 세로글이 없잖아요. 가독성도 떨어져서 그런지 뒷부분에 부록처럼 한번 더 현대적(?)으로 나와 있어요.

전 세로 글을 자 대고 열심히 읽었는데, 살짝 억울하더라구요.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몇몇 궁녀들이 어디에 속해있는지 보여주는 내명부예요.

등장인물들이 많으면 항상 누군지 몰라 뒤적이며 봐야하는 저같은 사람을 위해 딱 정리해서 보여주니 금방 머리에 들어오고 내용파악하기도 좋더라구요.


작가님은 곽재식 작가님이 쓴 [한국 괴물 백과]라는 책 속 괴물들에 많은 영감을 받아 그걸 토대로 궁궐 기담의 괴물들을 탄생시켰다고 해요.

각 장에 나오는 괴물들은 <괴이도감>이라는 섹션으로 만들어 설명해 주고 있는데요.

처음에 저는 고양이매나 비비라 불리우는 동물(?)이 진짜 있는줄 알고 열심히 사전만 뒤져봤다죠~

이렇게 괴이 도감이 있는줄도 모르고 말이예요.

차라리 제일 뒤에 부록처럼 다 넣어 놓고 주석으로 부록(괴이도감)참고 라고 해놨으면 어땠을까 싶었네요.



매년 팔월 닷새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고양이매는 이주간을 우는데, 밤새 우는 그 소리가 임금의 광증을 부추겨 결국 형제를 죽이는 등 끔찍한 일들을 벌어지게 했어요.

올해도 시작된 고양이매의 울음소리에 궁녀들도 불길한 기운을 느끼다 서로가 알고 있는 궁궐의 기담에 대해 이야기하게 됩니다.

교태전의 세답방 나인 백희는 이곳 경복궁이 있기전, 이 터에 자신의 집이었다며 사람들이 도깨비집이라고 불렀다고 이야기해요.

제법 잘 살았던 집안으로 똑똑했지만 잔병치레가 많았던 오라비가 유학 중 병을 얻게 되어 돌아오자 아버지는 술병으로 사망하게 되요.

사람 백 명을 먹어야 산다는 말을 듣고 어머니는 알 수 없는 고기를 구해와 오라비에게 먹이게 됩니다.

어느날 어머니도 사라진것을 본 백희는 오라비가 사람이 아님을 직감해 죽이려 했지만 오라비의 모습을 한 비비는 이내 사라져버려요.

남은 피붙이 하나 남지 않은 백희는 결국 궁녀가 되었죠.

한편 이런 어수선한 때에 들어온 운경단의 신참, 단지는 궁녀들의 규율을 어기며 멋데로 행동하다 하루아침에 궁안에서 사라지고 말아요.

얄미운 짓만 골라해 아무도 단지에게 비망록에 대해 말해준이가 없었기에 다들 금기를 어겨 사라진거라 믿었어요.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며, 단지가 사라지기전 빨래터에서 자리 다툼으로 소란을 일으켰던 효진이 용의선상에 오르게 됩니다.

억울함을 풀고자 비망록의 네번째 금기를 어기고, 무엇이든 없어진것을 찾아 준다는 춘향이의 영혼을 부르게 된 효진은 갑자기 떨어진 번개에 맞아 그 자리에서 죽게 되는데요.

궁녀들은 그녀가 천벌을 받은거라며 금기의 무서움에 대해 또한번 몸을 떨게 됩니다.



비망록과 갖은 괴담들이 섞여 무서운 사건들이 터지면서 궁녀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는데요.

왕은 이 일을 잠재울 사람으로 강수선생을 불러요.

괴인들을 관리한다는 그는 머리에 뿔이 돋아나 있으며, 늙지도 나이를 먹지도 않는다고 해요.

그런데 강수선생의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야기가 끝이나요.

다음편이 있는건지 아니면 이렇게 결론없는 기담으로 남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엄청나게 무서울 거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조용히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내용이 전개되는가 싶더니, 모든 이야기의 반전은 마지막 '외전'에 담겨 있더라구요.

궁녀 규칙 조례는 왜 생겨났으며, 누가만든것인지...

그 비밀이 모두 숨겨져 있습니다.

외전을 읽고 다시 처음부터 읽어봤어요.

아마 보신분들은 다 그렇지 않았을까 생각되는데요.

비밀을 알고 읽으니 이야기가 또 다른 느낌이더라구요.

궁금하신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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