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 - 2021 BBC 블루피터 북 어워드 수상작 다산어린이문학
엘 맥니콜 지음, 심연희 옮김 / 요요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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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종영한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본적 있나요?

주인공인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겪고 있지만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요.

자폐=장애 라고 생각했는데 극중 우영우는 말이 좀 어눌하고 행동이 살짝 부자연스러울 뿐 오히려 남보다 더 똑똑하고 당당하죠.

드라마가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그동안의 '자폐'에 대해 잘못된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스파크(spark)의 저자인 엘 맥니콜 작가 역시 자폐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는데요.

작가 자신의 경험담을 생생하게 담은 작품이라고 해 그 내용이 궁금했었어요.

자폐 스펙트럼이란 뭘까요?

작가는 신경학적 현상이라고 말해요. 즉 뇌 속이 좀 다르다는 거죠.

약한 수준부터 심한 수준까지 많은 사람에게서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자폐가 있는 사람 중에는 말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해요.



11살인 애디에게는 자폐 스팩트럼이 있어요.

청각과 시각이 남보다 예민하고 사물을 더 심하게 인식하죠.

애디에게는 쌍둥이 언니, 니나와 키디가 있는데 그중 키디에게도 자폐 스펙트럼이 있어요.

서로를 잘 이해하기에 누구보다도 더 끈끈한 형제애와 우정을 보여줘요.

어느날 애디의 담임 선생님이 병이 나고, 그 자리를 머피 선생님이 대신하게 되는데요.

지난날 키디의 담임이었던 그녀는 키디에게 했었던 이유 없는 차별과 막말을 동생인 애디에게까지 똑같이 해 큰 마음의 상처를 입혀요.

한편 선생님은 핼러윈을 맞아 오래전 이 지역에서 일어났던 마녀재판에 대한 이야기를 해줘요.

남들과 다르게 행동 한다고 사람들을 마녀로 몰아 재판하고 처형했던 일이었죠.

한가지에 집중하면 거기에만 빠져들었던 애디는 마녀에 대한 이야기를 더 조사해보았고, 무고한 사람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요.

역사속 이야기지만 엄연한 사실이고,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발생한 일이니 추모비를 세워 과거의 잘못을 빌고 죽은자의 영혼을 달래주어야 한다고 말해요.

하지만 사람들은 마을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이라며 단박에 거절하죠.

애디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친구 오드리와 든든한 지원자인 가족들의 응원에 힘입어 사람들을 설득하기위한 연설을 준비합니다.



이 책에는 제가 그 동안 몰랐던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생각과 그 생각을 표현하는 법, 그들이 느끼는 어려운 점 등이 잘 나타나 있어요.

저도 드라마를 보고 자폐에 대해 처음 알았던지라 많은 것을 알진 못하지만, 우영우와 소설속 애디가 비슷한 성향이 많다라고 느꼈는데요.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한가지에 집중한다는것!

애디는 상어에 우영우는 고래에 빠져 있다는 거였네요.

상어나 고래이야기가 나온다면 듣는 이도 박사가 될만큼 끊임없이 설명하며 행복감을 감추지 못하는 부분이 정말 신기했어요.


또 비슷한 점이라면, 청각에도 예민하기 때문에 사람이 많고 시끄러운 곳을 꺼려해 헤드셋을 낀다는 것, 상대방의 표정을 읽기 힘들어 한다는 것도 있어요.

또 예상하지 못한 포옹이나 손을 잡는 등의 행동 또한 견디기 힘들어 해요.

자신의 느낌 표현도 서툴러 색깔이나 감정표를 봐야 할때도 있다고 하는데요.

제일 중요한 건 자폐는 없앨 수 있는 병이 아니라는 점이예요.

단순히 예민하고 감정적으로 행동하니 고쳐야 한다는 식으로 문제를 바라보면 안된다는 거죠.

대학생인 키디의 학교 친구들은 누구도 그녀가 자폐 스펙트럼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요.

또 오랜만에 만난 이웃주민은 키디에게 병이 많이 좋아진것 같다며 멀쩡해 보인다고 하죠.

분명 없앨 수 있는 병이 아니라고 했는데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요?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자신의 모습을 숨겨 남들처럼 보이도록 하는 '마스킹'을 하는 것이였어요.


내 모습을 숨기고 다른 사람인 척 마스킹을 너무 잘했더니, 난 스스로를 속이게 되었어.

내가 다른 사람인 척할수록, 사람들은 더욱 환호하며 좋아해 주더라.

하지만 내가 다른 모습인 척할수록, 내 본래의 모습이 사라지는 느낌이었어.

-본문 239p


키디는 결국 자신이 이토록 힘든 노력을 들여야 할 가치가 없는 일이었음을 깨닫게 되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받아들여 주는 진실한 사람을 찾았어야 한다고 깨달아요.


애디는 마녀 재판으로 희생된 사람들과 그녀가 학교에서 당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전혀 다른것이 아님을, 사람들이 예전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음으로 다른형태의 비슷한 잘못을 이어가고 있음을 상기시켜줘요.

읽으면서 참 부끄럽고 한편으론 답답한 마음도 들었네요.

표현과 행동은 다를지 몰라도 생각하고 느끼는건 전혀 다르지 않다는걸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었어요.

우연히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의 인터뷰 장면을 본적이 있어요.

"특별한 친절과 관심은 없어도 된다. 그저 드라마속 우영우를 보며 웃었듯이 같은 눈길로 바라봐주길 바란다."

말이 가슴에 박혀 잊혀지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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