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본스
애나 번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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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본스]는1968년경부터 1998년에 이르기까지 30년간 계속되었던 북아일랜드 분쟁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어요.

사실 이 책을 읽기전까진 북아일랜드 분쟁이 어떤건지도 몰랐어요.

단지 '정치적,종교적인 이유로 분쟁이 일어났나?' 정도였죠.

가제본과 함께 편집자님의 긴편지가 도착했는데, 소설의 배경을 대략적으로 설명해주는 내용이었어요.

아일랜드섬에 속한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에서, 아일랜드와 합병하려는 가톨릭교 세력과 영국으로 남아있으려는 개신교 세력이 충돌해 민간인을 포함 3.500명 이상의 사망자와 부상자, 실종자를 낳은 크나큰 비극이라고 해요.

이정도면 분쟁이 아니고 전쟁이라 생각되면서 그 동안 보았던 2차세계대전에 관한 책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어요.

너무 슬프고 안타까운, 다시 있어선 안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노 본스]를 읽고는 정말 충격이 심했어요.

제가 생각했던 그런것과는 차원이 다른 끔찍함이더라구요.

더 트러블스[The Troubles]라고 불리는 이 분쟁을 시작으로 일년에 한,두편씩 에피소드 형식의 이야기가 진행되요.

뒤로 갈수록 끔찍함의 수위가 너무 높아지고 표현방법이 너무 독특해서 '내가 지금 이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건가' 싶기도 했어요.

오랜 분쟁으로 인해 사람들의 정신에 문제가 생긴건지...

사람을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죽이고, 선생님들의 학교폭력이 난무하며, 가정에서 조차도 부모들의 방관에 보호받지 못하고 폭력에 내몰리는 아이들의 이 상황을 보고 너무 기가 막혔어요.

4살짜리 아이가 자기 부모의 폭력과 이상한 행동들을 보고 배워 인형놀이로 똑같이 표현하는 장면도 너무 끔찍했어요.

구병모(위저드베이커리 저자)님이 남긴 평 중에

"이 책을 집어들고 중간 아무 챕터든 펼쳐보기 바란다. 페이지마다 쌀알만한 평화도 없는 세계에서, 머리가 울리고 영혼은 옥수수처럼 털릴 테니까." 라는 부분이 있는데 저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처럼 딱 들어 맞는 표현이 아닐 수 없었어요.

얼마나 고통스러운 생활을 했으면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미쳐갈까 싶다가도 그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똑같이 잔인함을 되풀이 하는것에,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는것에 정말 안타까웠어요.

제가 읽은 가제본은 원작의 50%정도만 제공되었어요.

뒷내용에 과연 이곳에 평화와 안정이 찾아오는지, 어떻게 마무리 되는지 궁금하긴해요.

옮긴이의 마지막 말에 "터무니 없이 지독한 이야기라도 유머와 천연덕스러운 과장이 섞인 문체로 전달하기 때문에, 책을 읽고 난 뒤에 찝찝한 불쾌감이 남지 않아 좋았다. 《밀크맨(저자의 다른작품)》의 마지막 문장대로, 나도 거의 웃을 뻔했다." 라는 표현이 나와요.

이 책을 온전히 다 읽으면 저도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요? 아직까진 찝찝함과 불쾌감이 더 큰 듯 합니다.

노 본스를 읽기전에 밀크맨도 빌려다 놓았는데, 책장을 넘기는게 쉽지는 않겠어요.

[출판사로부터 무상제공받아 체험 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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