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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참, 같은 말을 해도 - 친구로서 널 아끼니까 해주는, 말 잘하는 법 1:1 코칭
임영균 지음 / 마인드빌딩 / 2021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 거울을 보다가, 사람의 입이 머리와 가습 딱 중간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면서 입은 머리와 가까워야 하지만, 가슴과도 가까워야 한다는 생각을 해봤다. 현명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따뜻하게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_ 본문 중에서
살다보면 우리는 이따금 만나게 됩니다. 말을 참 안 예쁘게, 아니 너무 밉게, 혹은 이상하게 하는 사람을 말이죠. 똑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부드럽고 말랑하게 그리고 예쁘게 전달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상대의 기분은 생각지도 않고 오로지 자신의 기분에만 취해 직설적이고 감정적으로 전달하는 그런 사람들을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중의 하나가 이따금 내가 되기도 하고, 나의 친구나 가족이 되기도 하지요.

이 책은 말랑말랑 매끄러운 대인관계를 위해, 또한 보다 효율적이고 능률적인 업무진행을 위해 예쁘고 효과적으로 말할 수 있는 여러가지 소스들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흠. 그런데 이 책 상당히 묘하기도 합니다.
너는 참, 같은 말을 해도 라는 제목처럼 상당히 직설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이 책은 자기계발서와 에세이의 그 어딘가에 자리잡은 재미있는 책입니다. 일상이나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 필요한 여러 화법들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토대로 전달하고 있으면서도 그 형식에 있어서는 지극히 개인의 사적인 사례를 인용하는 다분히 에세이적인 요소들이 있거든요.
아, 그런데 자기계발서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 건가요? 근래에 읽은 화법과 심리학관련 책들을 통들어 가장 재미있게 쓰여지기도 했고, 실생활에 응용하기에도 좋을 법한 그런 좋은 책이었습니다. 적어도 제겐 말이지요.
너는 참, 같은 말을 해도 라는 이 책은 프롤로그를 제외하고 총 3개의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설명의 언어, 설득의 언어, 배려의 언어 이렇게 크게 나눠두고서 현실에서 누구나 겪게되는 여러 사례들을 들어가며 알기 쉽게 말하기 스킬에 대한 정보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솔직히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심리학 용어들이나 세일즈 관련한 여러 기법들에 대해서도 만나볼 수 가 있는데요. 그럼에도 이 책이 잘 쓰여졌다는 생각의 드는 이유는 막연하게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지식들에 대해서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실질적 예시를 여러개 들어주면서 실제 연습해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이지요.
개인적으로 내용에 대한 충실도나 구성도 물론 좋지만, 무엇보다도 작가님의 필력이 상당히 좋습니다.

이리저리 빙빙 돌려가며 애써 설명하느라 정작 전달해야할 내용이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에 활용해야할 말하기 기법이라거나, 똑같은 내용을 전달하더라도 상대를 대화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들. 그리고 상대를 효과적으로 설득하기 위한 다양한 기법들이 너는 참, 같은 말을 해도 속에는 들어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남편(장금이)와의 대화들이 참 많이 떠올랐었네요.
"오늘 설거지는 내가 해줄게"
'해줄게?! 해줘?! 왜?! 분명 같이 먹었는데 내가 할게도 아니고 왜 해줄게?! '
결혼하고 얼마 안 되었을 무렵 장금이와 제가 나눴던 대화의 주제였는데요. 비슷한 예시가 책에 담겨있더군요. 신기방기재밌기. 역시... '할게'라고 하는 게 맞다는 건 나만 생각하는 게 아니었어!!! 그렇지!! 라며 내심 뿌듯했네요.
집안일을 제법 하는 장금이기는 하지만 늘 무언가를 할 때 은연중에 해줄까? 해줘? 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거든요. 처음에 그냥 넘겼었는데 계속해서 그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 날 저도 울컥하며 올라온 적이 한번 있었네요. 집안일은 무조건 제 일은 아니니까요. 육아와 집안일은 공동으로 하는 일이잖아요. 물론 주는 제가 되기는 하지만 말이죠 ㅠㅠ
반면,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나라 말에 있어서 혹은 이따금 발생되는 의도치않은 상황들의 발생에 있어서 늘 쿨하게 그리고 유연하게 반응하는 장금이의 화법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경우들도 있었고 말이죠.

사람은 나름대로 머릿속에 '형판'을 가지고 있고, 바깥에서 들어오는 어떠한 현상이나 정보가 자신의 형판과 합치될 때 비로소 '알았다!'라고 생각한다. _ 본문 중에서
도쿄대 대학교수가 쓴 직관수학이라는 책에 실려있다는 글인데요. 이에 따르자면 사람들은 상대의 말속에서 자신의 경험과 유사한 사례를 찾으려 하고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의 말을 해석하게 된다는 것인데요. 이따금 장금이와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가 다른 이야기를 하게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나봅니다. ;;;
너는 참, 같은 말을 해도 라는 책 속의 모든 에피소드에는 늘 말실수를 하게 되는 친구와 그런 친구에게 시크하고 조금은 재수없게<?> 조언을 던지는 나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하는 족족 옳은 말만 던지는 나에게 늘 지적을 받으면서도 곧이곧대로 잘 수용하며 우정을 버리지않고 내내 붙어다니는 그 친구를 보면서 '그도 실수는 많이 하지만 참 좋은 녀석인 것 같군'하면서 책을 읽었는데요.
저자가 공개한 에필로그 속 그 말 못하는 친구의 이름은 임영균 이었습니다. 바로 저자 본인입니다. 본인의 사례를 예로 들며 본인이 주변 지인으로부터 들었던 피드백들을 여러가지 화법과 심리학적 용어들을 근거로 정리한 책이었던 겁니다.
이 무슨 식스센스급 반전!!! 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나름 신선한 반전이 있어서 혼자 씨익 웃으며 책을 마무리할 수 있었는데요.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으면서도 재미를 주는 책이었기때문에 제 개인적으로는 근래 읽은 책들중에서 만족도가 높은 책들 중의 하나이기도 하네요.
강사이자 작가인 임영균님의 책 너는 참, 같은 말을 해도는 마인드빌딩 출판사의 서평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는데요. 리뷰 속 내용은 다분히 제 개인적인 생각들을 토대로 자유롭게 작성했다는 점을 특별히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