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나라의 여행기 - 어느 괴짜 작가가 사상 최악의 여행지에서 발견한 것들
애덤 플레처 지음, 남명성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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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체르노빌부터 이스탄불, 예루살렘, 리버랜드, 몰도바, 아프리카 등 자극과 위험이 혼재된 여행지를 다녀온 한 괴짜작가의 회고록이자 여행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에세이 형식이지만 한편으로는 소설 같기도 했던, 2022년의 새해 첫날을 맞아 제 기분을 므흣하게 만들어준 이 책의 제목은 기묘한 나라의 여행기였죠.

 

애덤 플레처라는 작가가 쓴 이 책에는 '어느 괴짜 작가가 사상 최악의 여행지에서 발견한 것들'이라는 부제가 달려있죠. 이러한 설명 속에서 유독 눈길이 가는 부분이 딱 두 군데 있었는데요. 그중의 하나는 바로 여행자가 괴짜라는 점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그의 목적지가 바로 최악의 장소들이라는 점이었죠.

 

아무리 최악이라고는 해도 여행상품으로 고안된 이상 큰 신변의 위협이 있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존재했을지 모르는 색다른 이벤트와 모험들을 만나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반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었는데요.

 

기묘한 나라의 이야기는 저자가 살고 있는 독일의 베를린을 제외하고 크게 12개국을 여행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대망의 첫 여행지는 터키의 이스탄불이었고, 첫 시작부터 시위대에 가로막혀 난처한 상황이 되고 말죠. 그리고 그들의 무리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여행을 꿈꾸게 되는데요.

 

도입부 애덤 플레처라는 이 작가는 스스로를 미들로이퍼(Mitlaufer)라 칭합니다. 미들로이퍼를 독일어 사전으로 검색해 보니 단순 가담자 혹은 어중이떠중이라는 설명이 나오는데요. 책을 읽다 보면 미들로이퍼라는 이 단어가 책을 읽는 내내 저자를 대표하는 단어이자, 핵심 키워드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말미에 가서는 일반적인 미들로이퍼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을 찾아가는 작가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죠.

 

이따금 재미있는 책을 만날 때면 그야말로 생각지도 못했던 황홀한 소확행을 이룬 듯한 기분을 느끼곤 하는데요. 기묘한 나라의 여행기를 읽으며 정말 촉촉한 소확행에 젖어있던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의 괴짜작가 애덤 플레처의 글도 제법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와 더불어 영국식 유머인 걸까요. 책 속에서는 굳이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기울임체로 구분해서 강조를 하곤 하는데 이 또한 책을 읽는 하나의 재미가 되어주었죠. 그렇기에 재미있는 여행 에세이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이 신간을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 서. 만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했다는 점을 밝혀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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