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이기는 능력, 영원
폴 트립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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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교인 관점에서 ‘영원’이라는 어딘가 불편한 단어였다. 나의 고집이랄까? 아니면 알면 두려운 것이랄까. 하지만 좁은 나의 사고방식을 한번쯤은 깨고 싶다는 생각에 기독교적 주제가 강한 이 책을 골라 읽게 되었다. 사실 종교적으로만 접근하여 ‘영원’의 세계를 독자에 강조를 한다면 분명 불편한 책일 수 있었지만 저자 스스로 삶에서 충분히 상처를 경험한 자이기에 ‘영원’에 대한 이야기가 편하게 다가왔다. 저자가 ‘영원의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교통사고로 3년 동안 병상에 누워 있는 딸과 함께 고난을 겪으면서 영원의 의미와 소망을 재발견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혼 망각증’이라는 질병을 앓고 있다. 그 질병은 바로 ‘이 세상이 전부인 것처럼 살고 영원의 세계를 잃어버린 자들이 앓게 되는 병’이다. 우리는 누구나 완벽한 세상을 갈망한다. 하지만 이 세상은 완벽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다. 이런 점에서 인간은 다 몽상가다. 우리는 완벽하지 못하다. 우리가 완벽을 꿈꾸는 것은 완벽한 또 다른 세계를 갈망하기 때문이다. 갈망하는 세계는 분명 ‘영원’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영원’을 잊고, 망각하고 살고 있다.

 

  영원 망각증이 우리 삶에 미친 악영향을 살펴보자.

첫째, 비현실적인 기대로 산다. 우리의 기대는 왜 비현실적일까? 그것은 내세에나 가능한 것을 현재 세상에서 찾기 때문이다. 현재의 삶은 나중에 이를 목적지를 위한 준비 과정일 뿐이건만 우리는 이 세상이 최종 목적지와 같기를 원한다.

둘째, 너무 자신만 생각한다. 원래 인간은 전체적으로 보고 멀리까지 보며 살 존재로 창조되었다. 우리는 눈앞의 안위와 쾌락, 행복보다 더 큰 뭔가를 바라보며 살아야할 존재다. 영원의 관점에서 보면 인생의 운전대는 우리 손에 없다. 우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 우리의 인생은 다른 분의 뜻과 목적에 따라 움직인다.

셋째, 사람들에게 부담감을 준다. 우리 마임이 갈망하는 낙원을 자꾸만 사람들에게서 찾게 된다. 하지만 내세에나 누릴 수 있는 완벽한 평안과 만족을 사람들이 우리에게 줄 수는 없다.

넷째, 조바심을 내거나 두려움에 떤다. 하지만 불만족이야말로 우리가 다른 세상을 위해 창조되었다는 증거다. 이 세상에서 평안을 누리는 유일한 길은 다가올 세상을 바라보며 사는 것이다.

 

  이 책은 3부에 걸쳐 1부에서는 ‘영원의 관점으로 현재를 바라보라’, 2부에서는 ‘영원의 힘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다’, 3부에서는 ‘죽음, 지옥, 부활, 믿음이 흔들릴 때, 소망을 잃어버렸을 때, 고난 가운데 있을 때, 영원을 소망하고 또 소망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원의 시각으로 보면 세상은 달라져 보인다. 현세를 넘어 ‘영원’의 삶까지 내가 살아야 하는 삶으로 보면 지금의 일에 목숨 걸지 않게 된다. 주어진 일이 소명으로 빛나며 매순간 절망에서 일어나게 된다. 이 책을 읽은 후 ‘세상이 말하는 더 좋은’의 가치에 매몰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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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만화 회계교실 - 회사의 숫자를 모르고 승진할 생각을 버려라
모리오카 히로시 지음, 김치영 옮김, 와타나베 지욘 그림, 윤인희 감수 / 토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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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계가 이렇게 쉬울 수 있을까? 회계에 스토리를 입히니 재미와 지식 두 마리를 함께 잡았다. 주인공 무카이 사토시는 대졸 신입공채로 진심식품에 입사하나, 회사의 경영난으로 은행이 더 이상 대출을 해주려고 하지 않아 1년내에 문을 닫아야할 위기에 놓인다. 이 회사안에서 노는 사람은 없다. 모두 심히 일한다. 하지만 무슨 일이건 열심히만 한다고 해서 회사가 잘 돌아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일을 하면 할수록 회사의 수익이 악화된다면 이것은 어딘가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것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회사의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를 파악하는 것이다.

 

  회계가 어려운 것은 복잡한 수식 때문은 아니다. 사실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이 네 가지 사칙연산이면 회계는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회계의 큰 벽은 회계에 등장하는 각종 용어 때문인데 이 책의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회계 용어가 머릿속에 각인이 된다. 하지만 한 권 만화책 분량이라 좀 더 다양한 스토리를 담지 못해서 이 책이 2권, 3권 계속 출시되었으면 좋겠다. 다양한 경영 위기 상황에서 회계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요즘은 신입사원 면접에서도 회계상식이 없으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등장한다고 한다. 그만큼 직장생활에 있어 숫자 관념이 중요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래서 회계부서를 지원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회사의 숫자에 대한 기본 개념은 익혀두어야 하고, 이미 직장 생활을 하고 이는 사람들도 회계의 기초를 익혀두면 회사의 재무구조를 이해하고회사 내 자신의 입지와 역할을 재확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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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톡, 학부모 걱정에 답하다 - 대한민국 교육정책 초등부터 대입까지
교육과학기술부 필통톡 기획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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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 필통톡 기획팀에서 10개의 대도시를 순회하면서 실시한 현장 소통 프로그램 결과를 책으로 엮어 내었다. 정부 주도로 열린 행사 특히 교육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결국 원론적으로 듣기 좋은 이야기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 책도 분명 그러한 한계점이 어느 정도 보인다.

 

오늘 날 교육은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둔다. 1960-70년대 급격한 경제성장을 위해 결과 중심 정책이 경쟁을 강조하는 교육 환경을 낳았고 그것은 국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경제 성장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고, 그동안 소외받았던 계층을 안고 가야한다는 패러다임이 확산되면서 교육 현장에서도 과정을 중요시 여기자는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따라 중학교에는 성적중심교육에서 진로교육으로, 석차평가제에서 성취평가제로 전환되었으며 고등학교는 수능평가진학에서 입학사정관제로, 대학진학중심에서 고졸취업확대로 전환되었다.

 

이 책은 앞에서 언급한 과정 중심의 교육정책에 대한 오해를 풀고 정책의 올바른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 질의 응답을 담고 있다. 1장에서는 초등학교에 대한 궁금증, 2장에서는 중학교, 3장은 고등학교 그리고 4장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궁금증. 하지만 걱정되는 것은 정부의 교육 정책이 일관성이 없었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이 책에 담긴 정책이 앞으로도 지속 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정책이 바뀌면 이 책의 존재가치도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 나온 정책의 방향은 이론적으로는 옳을 수 있으나, 현실은 승자 독식 구조와 비리가 만연하다. 과정보다 결과가 더 중시되는 현실에서 정부의 정책만 믿고 갈 수 있을까? 내가 너무 편협한 생각만 하는 것일까? 부디 이 책에 제시된 길이 앞으로의 학생에게도 잘 적용될 수 있는 길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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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부르는 힐링 유머
성원숙.임미화 지음 / 원앤원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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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서점 가판대위에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키워드가 3개가 있다. 힐링, 유머, 긍정. 갑갑한 현실에 대한 위로와 심리적 탈출구를 찾고자 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반영한 듯 하다. 이 책도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듯한 제목이다. ‘행복을 부르는 힐링 유머’. 따라서 이 책은 다른 책들 제목에 묻혀버릴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이 책과 같은 범주에 있는 다른 여러 책들과 어떠한 변별점에 놓여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한 듯하다.

 

이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분류되어있다. 웃음과 유머야말로 행복과 힐링의 열쇠다. 잘 웃는 사람이 되기 위한 웃음 실전 트레이닝. 잘 웃기는 사람이 되기 위한 유머 실전 트레이닝, 상황별 웃음과 유머, 이럴 땐 이렇게 하라. 두 명의 공동저자가 유머웃음치료로 석사를 받은 분이라 전체적으로 웃음을 어떻게 주고받아야 하는지 실전 테크닉에 많은 비중을 둔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챕터에서는 ‘웃음과 유머야말로 행복과 힐링의 열쇠다.’를 통해 웃는 행동이 주는 심리적, 신체적 효능부터 궁극적으로 성공의 길을 갈 수 있다는 마인드를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사례로 제시된 나온 S씨, K씨는 단편적인 예일 뿐, 모든 사람을 대표할 수는 없기 떄문에 꼭 웃음 유머가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자신을 먼저 바꿔야 한다는 대전제 속에서 웃음과 유머는 분명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개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는 부정할 수 없다.

두 번째 챕터와 네 번째 챕터에서는 웃음을 주고 받는 실전테크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 웃음을 줘야 하는가? 웃음을 주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코미디언의 사례와 유머 이야기를 만드는 법을 보자.

 

유머를 잘 구사하는 전문가인 코미디언들은 일반인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 그들은 절대 자신이 먼저 웃지 않는다. 그들은 유머라는 멋진 요리를 잘 차려두고 관객이 웃을 수 있도록 연출을 한다. 웃음 포인트라는 것을 계획해 진행하는 것이다. 물론 때에 따라서는 웃음 포인트가 다른 사람도 있겠지만, 웃음 포인트를 곳곳에 설치해두고 큰 그림을 그리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야기에는 먼저 인물과 배경이 있다. 유머 이야기도 인물이 있는데 그 주인공은 사람일 수도 있고 동물일 수도 있으며 무생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동물이든 무생물이든 결국 의인화되어 등장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우선은 그 인물의 모습, 행동, 말투, 버릇 등 어느 부분이든 유머의 소재로 쓰일 수 있으니 그런 부분들을 평소에 잘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또한 배경은 유머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이 벌이는 어떤 행위와 사건들이 펼쳐지는 시간적·공간적인 구체적 정황이므로 중요하다. 그 다음 유머 이야기도 이야기이므로 구성이 있다. 즉 소설이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구성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배웠듯, 유머 이야기도 이런 구성을 따라 만들면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즉, 웃음을 주는 것은 마인드의 영역을 넘어 몇 가지의 정교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하는 자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정교한 장치가 결합될 때 웃음 포인트가 생겨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유머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 유머라는 요리에 들어가는 양념이 바로 관객의 웃음소리 인 것이다. 관객이 스스럼없이 웃어주려는 열린 마음이 앞에 설명된 테크닉과 결합될 때 유머가 완성되는 것이다. 누가 유머를 던지든 웃음으로 답해 주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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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펙트 - 세계적인 인문학자가 밝히는 서구문화의 근원 10 그레이트 이펙트 2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김헌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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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구문화의 근원을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로 보면서, 그 두 작품이 역사, 상징, 다른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의 서문에도 밝혔듯이 이러한 분석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아무리 복잡한 문화라고 할지라도 시작은 단 하나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즉,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문화의 출발점이 되는 하나의 이야기가 드러나는 것이다. 이를 두고 프랑스의 작가 레몽 크노는 ‘모든 위대한 문학 작품은 ‘일리아스’이거나 ‘오디세이아’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서술한 저자는 호메로스인데, 호메로스가 단일 인물인지, 아니면 공동창작의 가능성이 있었는지 아직도 의견은 분분하다. 하지만 방대한 작품 내용 및 오랜 역사를 거쳐서도 살아남은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책의 저자 알베르토 망구엘은 두 서사시가 단일 작가의 창작물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손길을 거쳐 완성된 집단 창작물이라는 관점에 서있다.

 

호메로스가 시를 구술로 지었는지, 아니면 문자로 지었는지 파악하기 전에 먼저 과연 그가 실제로 존재했는지, 만약 그렇다면 그가 어디에서 태어났고 그의 일생은 어떻게 펼쳐졌는지 접근하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심지어 그의 출생지가 어디인가에 대해서 이제는 서로 자신들의 지역이 그의 고향이라며 일곱 도시들이 나서서 주장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을 만큼 호메로스는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17세기에 영국의 시인 토머스 헤이우드는 호메로스의 출생지에 대한 논쟁 속에서 사후에야 명성을 얻게 된 불우한 예술가와 비슷한 운명을 보았다. 그는 “호메로스가 죽고 나니, 일곱 도시가 그를 두고 다투는구나. / 그는 살았을 적에는 머리를 가릴 지붕조차 없었는데”라는 구절로 이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망구엘은 두 편의 서사시에 대하여 그 탄생에서부터 그것들이 서구 문학사 안에 변용되며 겪은 역사에 대해 서술하였다. 그리고 두 서사시가 단순히 고대 그리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서구 전체를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임을 총 22장의 구성을 통해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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