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아이가 만화책에 빠져있어서 다른 동화책은 좀 멀리하더라구요.
하지만 '아빠 어릴적에'는 만화로 구성되어 있는데다가
저 어릴적 모습도 연상이 되는 책이라 아이랑 같이 읽고
얘기 나눠보고 싶어서 아이한테 선물해줬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소개돼요.
온 가족이 모인 어느 명절날, 지원이가 우연히 아빠 어릴적 모습이 담긴
사진첩을 발견하게 돼요.. 지원이의 아빠도 어릴적엔
엄청난 장난꾸러기였다는 걸 할머니께 들으면서 ,
아빠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쭈욱 펼쳐진답니다.
저 학교 다닐때만해도 '국민학교'라고 불렀다죠..^^
저희 딸이 들어가게 될 초등학교는 한 학년에 반도
2-3개 정도밖에 안되고 학생수도 얼마 안된다고 하던데,
저 국민학교 다닐때만해도 한 반에 50명이 넘었어요.
그래서 오전반 오후반 이렇게 나눠 수업받기도 했구
아이들이 손걸레로 교실바닥 청소도 했었죠.
학교 앞에는 병아리 파는 아저씨나 아줌마들이 자주 오신 것도 기억나요..
엄마한테 병아리 키우고 싶다고 하도 졸라서
어느 날 엄마가 한 마리를 사주셨는데, 연탄가스 먹구 하루만에 죽어서
가슴아파했던 기억도 나네요..
저도 경험했던 이야기가 나오니 더욱 반갑더라는요..
집 앞을 가끔씩 지나가시는 고물장사 할아버지도 생각이 나네요.
집에서 필요없는 고물을 할아버지께 드리면 할아버지가 나무젓가락에
엿을 대패로 갈아서 돌돌 말아주신 적도 있어요..
초등학교 때 소풍가면 절대 아이들이 이길 수 없는
게임을 하게 해서 돈만 쏙 뺏는 아저씨들도 계셨구..ㅋㅋ
저 초등학교 다닐때만해도 학교에서 나눠 준 채변봉투에
똥을 담아 제출했었는데 요즘은 그런거 안하죠?ㅋ
이런 얘기하니 제가 진짜 나이 많은 사람같이 느껴지네요..
요거 하기 귀찮아하는 친구는 친구꺼 넣어 제출하기도 하고
그랬는데...그 친구가 기생충있음 같이 약 받아 먹어야했죠..
저 어렸을 땐 아빠는 원래부터 어른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지 아빠도 나처럼 어린 시절이 있었을 거라곤 생각을 못했거든요.
저희 딸이 이 책을 읽으면서 아빠나 엄마도 자신과 그리
다르지 않은 어린시절을 보냈다는 거에 대한 친근함을 느끼게 될 거 같아요.
이 책을 읽으니 오랜만에 추억에 잠기게 되는 기회도 가지게 되었네요.
책 내용이 끝난 다음엔 아빠가 어렸을 땐 어떻게 공부하고
놀았는지 더 자세히 알려주는 부록이 들어있어요.
국민학교는 강점기인 1941년에 붙여진거라 역사를 바로 세우자는 뜻에서
1996년에 초등학교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되었어요.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엔 한 반에 50명이 넘고 한 학년 학급 수도
10반이 넘었어요.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래서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받았죠.
봄 소풍도 갔었는데 이땐 학년 전체가 한시간 정도 되는 거리를
걸어 갔고 집에서 싸간 도시락 먹고 장기자랑과 보물찾기를 했어요.
아빠가 어렸을땐 마트 대신 재래시장에서 자주 장을 봤어요.
엄마따라 시장길을 다니며 엄마한테 음식사달라고 졸랐던 기억도 나네요.
우리나라 최초의 놀이공원인 자연농원에 갔던 기억도 나요.
지금은 애버랜드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아빠가 어렸을때나
지금 아이들이나 가고 싶은 곳 1위로 사랑받고 있죠..
아빠가 어렸을땐 아침에는 뽀뽀뽀, TV유치원 같은 프로그램을,
저녁엔 은하철도 999, 개구리 왕눈이 같은 만화를 잠깐씩
볼 수 있었어요.. 지금은 하루종일 아이들이 볼만한 프로그램이 넘쳐나죠..
이 책을 읽으면서 아빠랑 엄마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지 상상해보는
시간도 갖고 엄마 아빠 어릴적 사진도 같이 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봐도 참 좋을 거 같아요..
모처럼 아이랑 함께 읽으면서 공감되고 나의 어렸을 적
모습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거 같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