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 여섯 할머니의 인생 일대기. 다 읽고 보면 거창할 건 없다. 그런데 묘하게 공감이 간다. 모든 게 다 즐겁고 행복하기만 한 인생이 어딨겠으며, 또 죽어라 힘들고 고통만 있는 인생이 어딨겠냐 싶다. 육십여 년 인생을 살아본 할머니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글은 우리 모두의 인생은 '제법 쓸 만한 인생'이라고 넌지시 알려준다.열다섯에 아버지를 여의고 3년 뒤 어머니까지 잃었다고 소개되어 있어 이 글들이 무겁고 어둡다가 역경을 이겨낸 이야기일까 상상만 했었는데 된통 뒷통수를 맞았다. 글 어디에도 어두운 부분이 없고 비실비실 웃음이 나다가 코끝 찡하게 눈물이 퐁퐁 나기도 하다가 글을 다 읽은 지금은 그저 가볍게, 조금은 눈부신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살아온 궤적을 돌아보며 이렇게 웃음으로 포장할 수 있는 내공은 결국 살아냄 그 자체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타인과의 관계에서 우선순위나 인생의 가치관 같은 것들이 작가와 나 사이에서 차이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드라마처럼, 짧은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었다. 친근한 구어체가 초반엔 살짝 적응이 안되더니 읽다보니 옆집 이모가 들려주듯 편하게 읽히기도 했다. 예순 셋 나이에 인스타그램과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여 예순 여섯에 책을 출간까지 했다는 부분은 누가 뭐래도 정말 대단한 사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내 평생 단 한번도 해 본 적 없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원하고 꿈꾸는 일이 있다면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막연하게 해보았다. 무언가 좋아하는 게 있다면 나도 그 마음을 오래 간직해야지. 언젠가 이 예쁜 글처럼 나에게도 나만의 열매가 퐁! 맺힐 수도 있을지 모르고🙂⋱⋰ ⋱⋰ ⋱⋰ ⋱⋰ ⋱⋰ ⋱⋰ ⋱⋰ ⋱⋰ ⋱⋰ ⋱⋰ ⋱⋰⋱⋰ ⋱⋰🔖70. 애석하게도 나는 육십 해를 넘어 살고 나서야 비로소 사람에게 사람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는 것, 결국 사람 곁에 남는 것은 사람뿐이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73. 그러나 배운 것은 배운 것이고, 나는 배웠다고 변하는 바람직한 위인은 되지 못하므로 집에 들어가 남편에게 단호하게 한 마디할 것이다. “선 넘지 마세욧." 남편이 내가 말하는 그 선이란 것이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지 뭣에 쓰는 것인지 천만에 만만에 알 리는 만무하겠지만.🔖140. 세상 모든 일, 다 자기 일이 되어봐야 안다. 제가 겪어보고 당해 봐야 비로소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아무래도 새해에는 겪어보지도 않은 남의 사정에 콩이야 팥이야 훈수 두는 일은 삼가야겠다.#윤혜연 #제법쓸만한인생 #달먹는토끼 @hwangsomediagro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