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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미술관 - 〈모나리자〉부터 〈절규〉까지 도난당한 걸작 50점에 얽힌 미스터리 사건 파일
수지 호지 지음, 안진이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8월
평점 :
영화 《도둑들》 초반부에 대형 미술관을 털려고 미술관장에게 접근한 예니콜과 씹던껌이 환상의 콜라보로 문화재를 터는 장면이 나온다. 책을 읽으며 자주 오버랩 되었던 영화 속 장면이었다. 이런 일들이 정말 가능하다고?
물론 영화에서 보듯이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범죄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까지 허술하게 미술관이 털린다고? 의아하게 여겨질 만큼 황당한 범죄도 있었다. 1부는 여전히 행방을 알지 못하는 미해결 도난 사건, 2부에서는 극적으로 작품들을 되찾은 도난 사건에 대해 낱낱이 살펴본다. 총 253 작품을 생생한 사진으로 접해볼 수 있어 좋았고 전혀 알지 못했던 수많은 도난 사건들에 대한 실제 이야기가 그 어떤 영화나 추리소설 못지 않은 흥미를 주었다.
뭉크의 <절규>는 무려 두 번이나 도난 당했다가 다시 되찾은 작품이었다는 사실에 놀랐고, 이전까지는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차지하지 못한 <모나리자> 역시 도난을 당한 전적이 있으며, 오히러 도난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부추기며, 되찾은 <모나리자>를 직접 보겠다고 역대급의 인파가 몰리며 지금의 명성을 누리게 되기도 했다. 순수미술을 상업미술에 최초로 접목한 앤디워홀의 작품 역시 도난 당한 후 범인들이 걸어놓은 복제본이 한참 동안 전시되기도 했다는 이야기엔 너털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제일 황당하고 어이없는 건 무지막지하게 큰 조각상들 역시 도난 범죄를 피해가지 못한다는 점. 되팔지도 못하고 가지고 있지도 못할 텐데. 작품 가격만큼을 받지 못하지만 분해하여 고철값을 벌기위한 범죄로 추측한다는데 이렇게나 허망한 범죄가 또 있나 싶다.
그러면 이런 도난 사건들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인식해야 할까? 나와는 별개의 이야기가 아닌, 나와 우리가 잃어버린 역사의 한 조각이라고 하면 과장된 표현일까. 작품을 보며 감동하고 연대할 기회를 영영 잃었다는 슬픔이 책 말미로 갈수록 도드라졌다. 괘씸한 놈들. 다양한 작품을 들여다 보는 재미를 넘어 사실에 기반한 실제 상황에의 생생한 이야깃거리와 되찾지 못한 천문학적 가치를 지닌 작품들에 대한 여전히 놓지 못할 희망까지, 생생하고 다채로운 감동을 주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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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도둑맞은 미술품과 유물은 인류 공동의 과거와 유산을 알려주며 우리보다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상과 창의성을 보여준다. 창의성이야말로 인간이라는 종을 특별하게 만드는 특징이다. 미술품은 보통 즐거움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의 삶과 관점과 경험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기 위해, 또는 인간의 업적과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제작되어 우리가 사는 세상을 풍요롭게 한다. 그러므로 미술품이 도난당할 때 도둑들이 우리 모두에게 끼치는 피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39. 나치의 미술품 약탈은 단순히 부를 획득하거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 그것은 문화적 정체성을 지우고 역사를 다시 쓰려는 시도였다. 따라서 도난당한 미술품을 계속 추적하는 일은 단지 정의를 추구하는 것을 넘어, 각국의 문화 전통을 복원하고 인류 공통의 역사를 복원하려는 유의미한 노력이다.
#수지호지 #도둑맞은미술관 #현대지성 @hdjs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