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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모든 두려
알렉스 핀레이 지음, 배지은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4월
평점 :
데뷔작이라고? 정말 깜짝 놀랐다. 출판사의 책 소개는 한 치의 과장도 없었다. 화려한 수식어도, 작가 소개도 없이 576 페이지를 단숨에 증발시키는 속도감과 재미로 증명하겠다며 자신만만 하시더니 이유가 있었던 거였다. 576 페이지가 그냥 순삭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또 데뷔작인 거다. 이 책을 읽고 작가의 이름을 새긴 것만으로도 나의 수확은 충분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대학생 맷에게 이른 아침 FBI 요원이 찾아와 가족의 죽음을 알려준다. 아빠, 엄마, 여동생 매기, 막내 토미까지, 멕시코 여행에서 가스 누출 사고로 보이는 원인으로 모두! 사망했다고. 일정이 맞지 않아 함께하지 못했던 맷은 가족 중 혼자 살아남게 되었다. 아니 한 명이 더 있다. 7년 전 여자친구를 죽인 혐의로 교도소에 복역 중인 형 대니.
무죄를 주장하던 대니는 정말 억울하게 옥살이 중인가? 대니가 무죄라면 잔혹했던 샬럿의 죽음은 누가 벌인 일일까? 비극적인 사고로 여겨지던 가족의 몰살은 누군가 주도적으로 계획한 자살인가, 타살인가? 타살이라면 도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이렇게까지 치밀하고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가?
가족들의 죽음 전의 시간을 각각 인물의 시선으로 표현하여 누구 한 사람의 감정에 몰입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시간과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초반부터 빠져드는 이야기였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폭발하는 긴장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던 소설. 어디선가 분명 있을 법한 이야기, 짧게 이야기 하자면 흔할 수도 있는 교훈이지만 빠져들어 허우적대게 만드는 글은 분명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다.
모두의 죽음으로 시작한 이야기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과거를 되짚다 보니 모두에게 따스한 정이 들었다. 첫 장면을 처음 접했을 때의 감정은, 책장을 덮고 난 후 다시 첫 장면을 떠올릴 때의 감정과 판이하다. 여운이 길고 마음이 아프지만 그들 각각이 서로를 생각하는 애정과 신뢰, 마지막의 모든 두려움까지도 직면하며 끝까지 용기를 낸 모습에 눈물이 차올랐다.
이거 영화화 되나요? (서둘러, 넷플!) 요새 미국에서 제일 핫한 작가고 나오는 작품마다 여기저기 언급이 된다고 하니 이 작가의 책을 나는 계속 읽을 수 있겠지?! 이미 나온 책만 4~5권은 되던데!!! 국내에도 얼른, 몽땅 출간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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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인생이 신 레몬을 안겨주면 레모네이드나 만드는 거야. 그럼 그걸 여자애들 꼬시는 데 쓰라고.
🔖559. 사람들은 내가 집착한다고, 광적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이기적인 바보라고. 하지만 당신 아들이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당신은 어떨 것 같습니까? 그 아들이 남은 평생 교도소에 갇혀 살아야 하고 당신은 아들이 무죄라는 걸 온몸으로 알고 있다면? 그것 때문에 당신 가족이 무너졌다면 어떨까요? 그런 맨 끝에 남은 마지막 두려움까지 직면한다면, 두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포기하거나, 끝까지 죽도록 싸우거나. 그리고 난 마지막 숨이 붙어 있는 그날까지 대니를 위해, 리브, 맷, 매기, 토미를 위해, 그리고 샬럿을 위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울겁니다.
#알렉스핀레이 #마지막모든두려움 #현대문학 @hdmh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