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같은 네 편의 사랑 이야기. 다들 어딘가 나약하고 당당히 설 곳 없는 위치에 있다고 여겨지지만 그들의 마음은 결코 작지 않다. 다만 드러내고 표현하는 게 여러모로 어려울 뿐.사랑이 어떤 거라는 걸 여전히 제대로 아는지 모르겠지만 학창 시절에 깨닫는 사랑이란 왠지 더 묵직하게 다가왔던 것도 같다. 자꾸만 가슴이 뛰고, 종잡을 수 없이 두근거리는 마음을 숨기기 바쁘다가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서글프고. 가끔은 마냥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기도 하고. 완성형의 사랑(그런 게 있나?)은 아닐지라도 풋풋하고 맑아서 아름다울 수 있는 그 시절만의 마음. 그 마음이 책 읽는 내내 만져졌다.책의 제일 첫 단편 <올드 스쿨 러브>가 제일 좋았다. 우정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각각의 사랑을 찾는 이야기로 넘어가고 두근거리는 마음, 뛸 수밖에 없는 청춘의 마음이 한 편의 영화처럼 장면, 장면 생생했다.나와 동년배인 것 같은 작가님의 책 속 플레이리스트를 찾는 재미도 있었다. 이거 너무 내 시절(?) 노랜데!!!하며 어찌나 반갑고 또 새록새록하던지. 이번 책은 내게 반짝이는 추억의 소중함을 안겨 주었다.⋱⋰ ⋱⋰ ⋱⋰ ⋱⋰ ⋱⋰ ⋱⋰ ⋱⋰ ⋱⋰ ⋱⋰ ⋱⋰ ⋱⋰⋱⋰ ⋱⋰🔖77. 눈앞에 뭔가 부푸는 것 같기도 했고 아른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이제 무리인가. 내 몸이 내 것 같지 않았다. 허공을 달리는 기분. 아직 떠나보내기에 이른 것들이 저만치 멀어지는 듯했다. 아니, 그건 아직 마주하기에 이른 것들인지도 몰랐다. 그 어렴풋한 무엇을 따라 천천히 달렸다.🔖214. 속상하기도 했고 조급하기도 했으나 그런 시간이 길어지자 그럭저럭 만족하게 되었다. 확실하게 좋은 점이 하나 있긴 했다. 내 마음을, 위험한 사랑을, 들키지 않을 수 있었으니까. 의심받지 않고 마음껏 보라를 볼 수 있었으니까. 내가 보라를 좋아하는 방식은 대개 그러했다. 아쉬워하지 않으려 애쓰고, 이게 최선이라며 나를 달래고.#강석희 #내마음들키지않게 #빈페이지 @book_empty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