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를 배달합니다
최하나 지음 / 한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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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여울은 어려웠던 가정환경에서 자라 스물여섯의 나이에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취업 전선 대신 빠르게 돈을 모을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요구르트 배달을 시작한다. 남들보다 부지런히, 그리고 싹싹한 성격으로 에너지 넘치게 일을 해나간다.

주문 건수를 늘려보겠다는 목표만으로 어쩌다 마주치게 된 자신의 또래지만 은둔형 외톨이인 청임을 밖으로 꺼내겠다는 야심찬 임무를 맡게 되고, 그 역시 최선을 다해 임한다. 근무지 배정이 이루어져 숨이 꼴딱꼴딱 넘어가는 달동네 노인들의 집을 방문하게 될 때도, 꼭대기에 거주하는 괴팍한 욕쟁이 할머니에게 사람 취급 못받으면서도 꿋꿋하게 버텨낸다. 그리고 또 어쩌다 (인생의 '어쩌다'는 얼마나 많은가) 맡게 된 자립 청년들에게 요구르트를 배달하며 안부를 묻고 근황을 파악하는 일을 맡게 되었을 때도 안면을 나누던 청년 경인과의 비참한 만남에서도 여울 특유의 성정으로 최선을 다해 돕는다.

책은 순식간에 읽혔고 주인공 여울만의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가 책 밖의 나에게까지 전달되어서 정말 좋았다! 어떤 일이든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한다. 우리의 여울은 아마 어떤 일을 해도, 어떤 시련이 닥쳐도 묵묵하게, 또 꿋꿋하게 이겨낼 사람이다. 비록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와는 조금 동떨어지는 삶을 살수도 있겠지만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 역시 스스로 선택하는 거니까! 난 여울의 앞날을 무조건 응원한다.

해사한 표정을 하고 힘찬 목소리로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온기를 조금이나마 나누려고 하는 여울. 그녀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내 마음도 온기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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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하지만 나는 잘 알고 있다. 상처와 아픔을 입에 올리고 남에게 소리 내 말하는 순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70. 엄마 아빠 한테도 미안하지만 솔직히 나 자신한테 제일 미안해요. 꿈도 많고 좋아하는 것도 많던 내가 막다른 골목에 나를 몰아세우고 죽음을 유예하듯 가만히 숨만 쉬고 있었던 게, 그렇게 나 자신을 학대하고, 함부로 대했던 게. 어쭙잖다고 비웃었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는 말을 나는 듣고 싶었을지도 모르겠어요.

🔖232. 정성이 가득한 손편지에 일렁이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누가 나를 이렇게 기다려줄까? 내 일을 존중하고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게 그저 고마운 꿈이 없다.

🔖292. 배달 일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부자가 되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무조건 1억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해, 같은 생각을 지닌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모여 돈 이야기만을 나눴다. 돈 생각뿐인 사람들과 돈이야기만 하니 1억을 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유 없는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1억을 모으고 그 돈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해야지, 그래서 부자가 되어야지. 내게는 그 생각뿐이었다.

🔖293.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은 온기가 필요한 사람들 곁에서 그를 나누어 주는 일이라는 사실은 깨달았다.

#최하나 #온기를배달합니다 #한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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