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지도 않고 크게 관심도 없던 새로운 분야의 일을 '어쩌다 보니' 시작하게 됐다. 정말 어찌어찌 살다보니 생전 꿈에도 꿔보지 않았던 일을 하게 되다니. 역시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많은 일이 그렇듯 막상 시작하기 전이 두렵고 불안한 법. 많은 날을 가슴 졸이며 잠을 줄여가며 준비하고 시뮬레이션 돌려보내라 아무리 해도 빠지지 않던 살이 쭉쭉 빠졌다. 책 읽을 시간도 엄두도 내지 못하던 때 선물같이 내게 온 책. 평소 같았다면 이틀 내에 읽었을 책인데 앞서 얘기한 이유들로 이 주간을 함께 했다. 천천히 곱씹어 읽어서였는지 가슴에 와닿는 내용이 많아 여러 번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의사가 되어 생명을 살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으나 어릴 때 알았던 소아마비로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아온 동화작가 고정욱 선생님의 에세이. 사지 멀쩡한 축복을 누리면서도 인생은 버겁고 고달프고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여기던 찰나였는데 내가 가진 것들 두려운 것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됐다.언제나 주저앉기 보다는 어떻게 되든지. 다시 일어서려는 용기를 이야기한다. 꿈꾸던 상황과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질지라도 일단 눈앞에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꾸준히 하다. 보면 상상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는거 아닐까. 꿈꿔 오던 모습이 아닐지라도 그 속에서 소명을 찾고 만족을 느끼는 전혀 다른 삶의 모습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 집념과 매진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일 역시 중요한 법임을 깨닫는다.조용하지만 단단하게 힘을 주는 책. '나나 되니까' 이 정도로 힘들지만 잘 버티는 거다. '나나 되니까'. 변화의 중턱에서 한 고비, 한고비가 매번 힘들지만 꾸준하게 버텨볼 것이다.⋱⋰ ⋱⋰ ⋱⋰ ⋱⋰ ⋱⋰ ⋱⋰ ⋱⋰ ⋱⋰ ⋱⋰ ⋱⋰ ⋱⋰⋱⋰ ⋱⋰⋱⋰⋱⋰🔖20. 도미노 블록을 세우다 보면 거의 완성됐을 때 무너져내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정말 속상한 지점은 무너짐이 아니라 다시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37. 이미 상처가 생겨버렸다면 필요한 것은 '왜 하필 나만 상처입었을까?' 하는 자책이 아니라 '나나 되니까 이 정도만 다쳤지' 라는 위안이다. 왜 하필 내가 다쳤는지 고민해도 다치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러니 이왕 다치고 상처 입었다면 차라리 '나나 되니까' 이 삶의 고통 견뎌내는 거라고 씩씩해져 보면 어떨까?🔖158. 이들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노력과 인내, 집념으로 채워 넣었고 이것이 우리에게 놀라운 업적으로 나타난 것일 뿐이었다. 한마디로 결핍이 그들의 경쟁력이 된 것이다.🔖196. 짧은 인생에 벌써 직업을 몇 번이나 바꿨던가. 그래도 이렇게 살아남은 것은 내 앞에 길이 열리면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내디디며 새로운 삶을 만들어간 덕분이리라. 흔히들 충만한 인생, 행복한 삶을 살려면 목표를 정하고 그쪽을 향해 열정적으로 매진하라고 하지만 나는 눈앞의 길에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최선을 다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운명 더 나아가 소명을 향한 발자국이라 본다.🔖240. 이 세상의 모든것에는 이유가 있다. 절대 그냥 툭 떨어진 고난과 갑자기 주어진 행운은 없는 법이다. 그 의미를 찾아내고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243. 혹시 지금 삶이 힘들고 꿈을 잃은 것 같아 무기력하다면 다시 일어나 보자. 나의 이 꾸준함이 단순한 집착이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걸 믿어 보자.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그리고 그 길을 함께 가는 사람들이다.#고정욱 #어릴적내가되고싶었던것은 #샘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