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도 깊은 취향 셀렉트숍》29CM의 카피라이터 오하림의 일과 일상 밖 이야기.다양한 어플이 많아져 폰을 뒤덮는 게 싫은 인간인 나도 진작에 깔아 놓은 쇼핑 어플 29CM. 패션과 잡화부터 디자인 리빙 제품까지 없는 게 없으며 신선하고 특별한 브랜드가 많아 구경하다 보면 정말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허우적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 '힙'한 셀렉트숍 29CM의 카피라이터 오하림의 직업 에세이.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이 생소하진 않았지만 눈길이 머무는 카피만 쓰는 줄 알았던 직업의 숨어 있는 다양한 뒷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 새로웠다. 문맹률 0프로에 육박하는 나라에서 글을 가지고 먹고사는 일은 아마 예상보다 더 숨막히지 않을까? 작가의 불안, 권태, 번아웃의 시절들의 이야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고 넘어서게 하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마음이 나에게까지 느껴졌다.하루에도 수백 가지의 배너를 쓰고 사람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문구를 만들어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되기에 오히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되는 것이다. 수많은 정보와 수많은 광고 속에 우리는 어쩌면 보는 듯이 보지 않고 아는 듯이 제대로 알지 못하며 지나치는 순간들이 많다. 지나칠 순간에서 고객이 '감각적으로 의식'할 그 찰나를 위해 미세한 완성도를 포기할 수 없는(p.59) 그녀의 열정이 책밖으로 고스란히 뿜어져 나온다. 같은 뜻을 포함하는 단어들이라도 고심하여 선별하고 사소해 보이는 문장 부호 하나에까지 공을 들이는 직업. 크. 카피로 먹고살아온 작가의 11년 내공과 노하우에 감탄 또 감탄.글이 끝난 마지막 장, 동시대 동료 직업인들의 진심이 담긴 Q&A가 담겨 있는데 그 재미 역시 쏠쏠하다. 아니 이렇게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답변한다고? 키득키득. 다들 글을 쓰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한 문장 한 문장에 어째 깊이가 있는 것 같다. 글맛이 참 좋았다. 흐름출판의 직업 에세이 시리즈의 첫 작품이라는데 다양한 직업종이 계속 생겨나고 없어지는 시기에 자리 단단히 잡고 서게 할 작품이 아닐까 싶다. 다음 직업 에세이는 어떤 일을 다룰까 벌써 기대된다.▪︎▪︎▪︎▪︎▪︎▪︎▪︎▪︎▪︎▪︎🔖18. 사랑이 아닌 단어로 사랑을 말해달라는 어느 가사처럼 뻔하지 않은 표현으로 브랜드만의 목소리를 찾아주고 매체에 맞춰 말과 글에게 적당한 옷을 입혀주는 일. 사진이나 영상보다는 존재감이 미미해 많은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또 그만큼 자연스레 스며드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기도 한 어느 카피라이터의 일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28. 카피라이터는 이렇듯 사소한 '굳이'에 담긴 이야기를 발견하고 세상의 큰소리로 대신 외쳐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처럼 '굳이'에는 애정이 담겨 있고,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것은 생각지도 못한 힘을 발휘합니다. 이 '굳이'에 담긴 이야기만으로 우리는 여러 가지 형태로 비친 사랑을 보는 거죠. 그리고 보는 사람을 미소 짓게 하고 또 행동하게 만들고요.🔖31. 같은 것을 같지 않게 이야기를 붙이고 눈에 그려주는 기술. 다소 과장될지는 몰라도 들으면 즐겁고 재미있는 표현을 써내려가는 카피라이터를 다른 말로 이야기꾼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108. 자신의 단점만 보인다면 그것을 뒤집어 생각해 보세요. 단점은 밉게 보는 장점과도 같아서 사실은 하나의 재능인데 너무 그늘진 면만 보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스스로를 조금만 더 예쁘게 바라봐 주세요.🔖129. 우리는 죽을 때까지 선택의 문을 열어갈 텐데, 이왕 그런 인생이라면 내가 결정한 것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옳게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요?#오하림 #카피라이터의일 #흐름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