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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파랑 - 성우 남도형, 목소리로 세상을 물들이다
남도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4월
평점 :
《미라큘러스 : 레이디버그와 블랙캣》에서 내 귀를 사로잡은 아드리앙의 목소리! 극중 완벽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어서인지 아이들보다 내가 더 아드리앙에 빠졌었다. 도대체 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호기심이 생겼고 그렇게 남도형 성우를 알게 됐다.
이미 팬심 가득으로 접한 책이라 기대도 컸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성우 남도형보다 인간 남도형에 대한 매력을 여실히 알게 됐다. 최연소 KBS 공채 성우로 활동하여 벌써 성우 경력 19년차인 베테랑 성우! 동안 얼굴의 소유자로 마흔이 넘었다는 걸 책으로 알고 깜짝 놀람.
목소리 하나로 먹고 사는 일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져 본 일이 없던 나는, 성우는 그저 타고난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목소리가 타고난 운이 좋은 사람들의 직업이 아닌가?라고. 하지만 남도형 성우의 학창 시절부터 성우로 데뷔하고 지금까지 누적된 삶을 이야기하는 내내 많은 고난과 역경에 대해 알게 됐다. 그는 그렇게까지 타고난 목소리는 아니었을지라도 목표와 방향을 설정한 후 끊임없는 노력과 철저한 자기 관리로 19년을 보내온 것이다.
성우가 지녀야 할 기본기와 더불어 수많은 좌절과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이 존재한다는 특별할 거 없는 이야기임에도 뭔가 끌림이 강했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니 지치지 않는 열정, 시간이 쌓여야만 얻어지는 것에 대한 진득한 기다림, 역경을 바라보고 감내하는 시선, 자신의 일에 대한 사랑, 필요할 때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쟁취하려는 시도가 남도형 성우에게서 보여졌다. 너무 멋진 거 아니냐고.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고 하는 여느 자기계발서 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조근조근 하는 것뿐인데도 오히려 더 자극이 되었다.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나에게 파랗게 쨍!하는 울림이 있었다. 발 벗고 나설 줄도 알아야 하는구나. 자기의 자리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사람들은 역시 이렇게 빛이 나는구나, 하고 느꼈다.
밝고 쾌활한 캐릭터를 많이 맡아서 여전히 소년 같고, 꿈꾸는 청년 같았지만 그 나이대에 맞는 진중함과 인생을 대하는 그의 철학적인 시선도 나에게 여러모로 감동으로 다가왔다. 파랑을 너무 좋아한다는 그가 지금 자신의 인생은 파랑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인생이 오래오래 파랗게 유지되고 퍼져 나가도록 나는 뒤에서 더 열심히 응원하고 싶다. 남도형 성우를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분명 이 사람에게 푹 빠질 파랑파랑한 책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추천사 중에서 궤도 님의 추천사의 한 문장이 가슴에 남는다. "아마 그저 목소리만으로 충분"한 그의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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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누군가 나의 숨은 능력을 알아봐줄 때 인생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고등학교 시절 내 목소리의 잠재력을 일깨워준 교생 선생님의 말이 그랬고, 본격적으로 성우라는 직업을 꿈꾸게 해준 신희 누나의 말이 그랬다. 그래서 나 역시 학생 대상으로 강연을 할 때마다 항상 그때의 일을 떠올린다. 내가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가 그들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81. 힘들 때일수록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기. 좋은 때일수록 더더욱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에너지를 최대로 끌어모으기.
🔖99. 왜 오디션을 볼 기회가 오길 기다리고만 있지? 내가 의지를 보여야 하는 거 아닌가?
🔖114. 어떤 현상을 온전히 느끼되 그 현상에 끌려가지 않는 것, 이게 진정한 강함이다. 지금 너를 아프게 하는 현상을 온전히 느껴봐. 그럼 강해질 거야.
🔖130. 시간이 쌓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 급조해서 되는 일은 없다. 일이든 인연이든 묵묵히 시간을 견뎌내며 열심히 겪어나갈 때야 비로소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32. 어쩌다 찾아오는 대박 같은 요행은 결코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무슨 일이든 노력하고 다지고 견뎌내며 꾸준함을 유지하다 보면 그것이 힘으로 응집된다.
#남도형 #인생은파랑 #웅진지식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