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조금 외로웠나? 책을 끝까지 읽고는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물론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가 아니었는데도 그렇다. 내내 미소를 머금고 읽었는데 마지막에 이게 무슨 일인지.소설 내내 고양이 프랭키가 화자다. 인간어를 할 줄 아는 고양이. 허나 인간의 삶 속속들이는 잘 모른다. 쓰레기 더미에서 살다가 어느 멋진 집을 찾은 고양이 프랭키는 실내에서 천장에 달린 멋진 끈을 가지고 노는 남성 골드를 발견한다. 물론 골드는 끈을 가지고 놀고 있는 게 아니다. 자살의 문턱에서 우연히 골드를 구해낸 프랭키는 그와 함께 지내게 된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보는 인간들의 희노애락이란. 고양이 프랭키의 시선으로 바라본 골드의 우울과 고통은 어쩐지 영원히 감당 못할 괴로움은 아닌 것도 같다. 아무리 끔찍한 일을 겪었더라도 자기 자신을 해치려는 건 고양이 프랭키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어차피 인간은 수고양이들보다는 오래 사니까 자신이 죽을 때까지만 자살을 유예하면 어떻겠냐고 묻는 프랭키. 둘의 대화가 따스하고 귀엽다. 결국 골드는 프랭키로 인해 웃는다. 그리고 나아지려고 한다. 작은 '삶의 의미'를 찾았기 때문에. 고양이 프랭키도 흔들리는 골드를 지켜내야 하기에 다시 힘을 낸다. 소설에서 처음 만났던 고양이 프랭키는 소설 말미에 다가가서 엄청 어른(성묘?)이 된 느낌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가 되어준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 책이 가지고 있는 감동을 파헤치려고 애쓰지 않아도 어느새 은은하게 이미 스며들게 되는 시간. 여전히 내 눈물의 의미는 딱 부러지게 찾지 못한 채 그저 아주 소소하면서도 몽글한 이 이야기의 울림을 마음에 담으려 한다. ▪︎▪︎▪︎▪︎▪︎▪︎▪︎▪︎▪︎▪︎🔖39. 이게 바로 증거야! 누군가 고양이에게 자기가 돌았는지 물어보고 고양이의 대답을 듣는다면, 그 사람은 돈 거지. 이게 증거라고!🔖115. 내 생각에 인간들은 너무 많은 걸 필요로 해. 잔디 깎이, 화장실, 삶의 의미 등등. 결국은 풀밭에 주저앉아 욕설을 퍼부으며 기계나 두드릴 거면서.🔖230. "네가 하필이면 나를 만나서 안타깝다. 더 나은 사람을 만날 자격이 있는데."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더 나은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바로 이게 문제다. 더 나은 걸 원하지 않는다는 것.🔖233. 린다를 생각할 때면 엄청나게 맛있던 그 소스를 함께 먹던 바로 그 장면이 가끔 떠올라. 참 우습지. 결국은 소소한 일들이 남아.🔖263. 참 이상하다. 누군가 방금 떠났는데도 벌써 보고 싶어. 이상하지.#요헨구치 #막심레오 #프랭키 #인플루엔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