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리즘 - 비교의 긍정과 부정, 그 사이 존재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
COSMO 지음 / 채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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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를 당하다라는 문장은 왠지 부정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는 "비교"의 입장에서 "비교"를 대변한다. 비교라는 단어 자체에는 문제가 없음을 조용하고도 강력하게 이야기한다. 그렇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안은 "비교"는 억울하다.

《둘 이상의 사물을 견주어 서로 간의 유사점, 차이점을 고찰하는 일》이것이 비교다. 뜻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치우친 '비난'까지 곁들여 비교를 사용할 때 우리에게 상처로만 남게 되는 것이다. 비교의 문제가 아니라 비교를 비난의 도구로 잘못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이 문제인 것!

여러 관점에서 사물을 관찰하게 하고 사유를 확장시킬 수 있는 "비교"를 나쁜 이미지만으로 치부해서 오용되는 걸 볼 수 없었던 작가는 서로 관계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는 여러 가지를 비교하는 글을 펼쳐 보인다.

초반부에 있는 '사랑과 머리카락'의 비교글을 읽고 놀랐던 기억이 책을 덮은 지금도 생생하다.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느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대접이 달라지는 부분으로 봤을 때 사랑과 머리카락도 서로 닮은점이 있는 듯했다. 작가의 글을 읽으니 묘하게 설득된다. 고여 있던 생각의 틀이 깨어지고 확장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 사랑도 머리카락도 있을 때 소중히 잘 지켜야 되는 법이지.

이렇게 여러 사물, 관념, 가치관, 인물, 음식, 감정 등 여러 가지를 비교하며 확장된 사유를 보여준다. 작가의 글을 끝까지 읽어 보니 결국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 비교가 아닌, 모든 것을 포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관점에서의 비교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느냐고 묻고 있는 것 같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선택'이 아닌 '조화'다(p.196).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혐오할 수 있는 세상에서 열린 비교, 가치중립적인 비교를 통해 연대로 나아갈 수 있는 시선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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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다양성의 인정은 곧 생존과 연결된다. 자본주의가 고도화될수록 경쟁과 비교는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아니면 경쟁을 위한 수단으로 비교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쟁과 비교는 분명히 다르다. 앞서 말한 대로 가치중릭적으로 비교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25. 만약 누군가 사랑과 머리카락의 비교가 무슨 쓸모가 있냐고 물어본다면, 우선 간단하게 '아무 쓸모 없다.'라는 대답을 내놓겠다. 애초에 유용함을 위해 둘을 비교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길가에 핀 민들레처럼 흔하다고 하찮은 것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70. 영화를 감상하는 데 있어서 이러한 섣부른 판단은 사고의 폭을 좁힐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건강한 수용을 하는 데 판단만큼 위험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103. 인간은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게 되면 다른 사람이 인도한 길로 가는 것보다 결국에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힘겨운 과정을 거치는 여정 자체가 이미 성공이다.

145. 삶을 과제처럼 사는 사람을 자주 만난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삶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취미처럼 삶을 대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부류에 속하는 사람은 과정 자체를 즐기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으며 마음먹기에 따라 과제도 취미가 될수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212. 비교의 목적은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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