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이 달리자고 말했다
박채은(달리) 지음 / 파지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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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끼도 마음 편치 먹지 못했던 다이어트 약쟁이 저자가 아침에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겪게 되는 일상의 회복과 마음의 근육을 단련시키는 힐링 공감 에세이.

봄이다. 옷이 가벼워 진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은연중에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살이 빠지는 데 좋다는, 혹은 먹어도 찌지 않는다는 과대 허위 광고에 매번 속아가면서도 이것저것 다 해보게 되는 그 시기. 나만 그런 건 아니잖아? 누군가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한 우리는 남의 눈으로 평가 받길 바라고 그로 인해 점수 매겨지는 삶에 익숙하다. 그속에서 느끼는 자괴감과 우울, 불안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린 왜 이렇게나 나약한 존재일까?!

이 책의 작가도 마찬가지였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내 일상의 작고 소소한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바쁜 삶속에서도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다. 회복이 있고 여유가 있어야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나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일은 시간이 날 때 할 게 아니고 일상의 짬을 내어서 챙겨 먹어야 할 일이다. 작가에겐 그게 바로 아침 달리기였다.

문득 뛰고 싶었던 그녀 역시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었다. 10분은 커녕 5분도 못 뛰고 숨이 가쁘고 두 다리가 무거워졌으니. 하지만 조금씩 늘려갔고 꽤 괜찮은 기분을 느끼고 흐르는 땀속에 상쾌한 기운을 찾을 수 있었고 할 수 있다는 용기까지 얻게 된다. 외롭고 무기력했던 마음 역시 어느새 뒤로 밀려나 있다. 몸과 마음은 이어져 있는 게 확실하다!

작가처럼 꼭 달리기가 아니어도 된다. 시간을 내서 하는 나만의 취미, 나만의 운동이 있다면 새로운 나날들이 늘 지루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운동의 목적으로 시작했던 건 아니지만 디스크 완화를 목표로 하루 한 번, 한 시간씩 걷기 시작했던 게 벌써 3년을 지나고 있다. 허리는 정말 좋아졌고 이제는 습관처럼 걸으러 나간다. 물론 매일은 하지 못해도 주 4회는 꼭 걷는다. 춥거나 덥거나 해보지 않은 사람은 느낄 수 없는 개운함과 상쾌함이 아직도 뒤따라 오거든. 날이 좋으면 주 1~2회 등산까지!!

겉으로 드러나는 외모 때문만이 아닌, 건강하게 살아있음을 느끼고 그 맑은 감정으로 하루를, 일주일을 지낼 때 더상 무기력하지 않다. 나는 존재 자체로 충분히 괜찮다는 긍정 에너지를 마구 뿜는 이 책, 다가온 봄에 읽기 좋은 책이다.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으로 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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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몇 번의 친구를 잃고, 또 몇 번의 연애를 하고 나니 내가 쏟아부은 애정에 비례하지 않는 상대의 애정과 상실감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127. 어떤 일의 더 큰 성취를 위해서는 한 번 푹 빠지는 것이 아니라일상과 연결하여 꾸준히 삶 속에 녹여내야 한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힘들 때까지 하면 안 된다. 아쉬울 만큼만 딱 하고 그만 멈춰버려야 한다.

🔖151. 만고의 진리 하나. 시간은 24시간 누구에게나 공평히 주어진다. 과연 이 말은 사실일까? 그렇다면 왜 똑같은 24시간 속에서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공부도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또 어떤 이는 그저 일어나기도 벅차서 살아내는 것 외에는 할 수 없는 사람이 있을까?

🔖241. 그 동안 달려야 할지 걸어야 할지 많은 순간들을 선택해야 했고 나는 대부분 걷는 사람이었다. 모든 것들을 내가 가장 잘 할 수는 없으니까 도중에 걸었고, 결국 그 시간들은 나에게 큰 의미가 되지 못했다. 해봤자 안 되는 것을 애쓰지 말자고, 뭐가 달라지느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말할수있을 것같다. 안될거니까 안 하면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나는 내 발로 땅을 힘차게 내딛는 느낌이 좋다.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땀을 홀리고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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