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윤정은 지음 / 북로망스 / 2023년 3월
평점 :
품절


봄과 가을만 있는 나라, 미움이나 아픔, 슬픔의 감정은 모르는 선한 사람들만 사는 나라에서 두 가지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비밀스러운 소녀의 이야기.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치유하는 능력과, 원하는 것을 실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소녀. 능력을 알게 된 첫 날 소녀가 꾼 꿈으로 가족과 집을 모두 잃게 되고 여러 번의 삶을 살게 되며 부모님과 재회할 날을 기다리는데... 그녀의 삶이 삶인지라 웃음도 잃고 어떤 상처도 받지 않을 듯한 모습으로 지내다가 '메리골드' 마을에 정착하게 된 이번 생애서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타인의 슬픔을 공감하고 치유하기로 결심한다. 바로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를 열어 그녀의 능력으로 타인들의 얼룩진 상처들을 깨끗이 빨고 주름을 펴서 다리고 기억을 흐리게 만들면서 서로 공감하고 아껴주는 마음을 나눠 갖게 된다.

잊어야 편해질 기억이 있고 상처가 됐어도 그 상처들이 반짝이는 빛으로 보답이 되는 날도 있는 것이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그 어떤 삶도 다 아름답고 주체적이며 그 자체로 빛이 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 세탁소에 온 모든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본인의 슬픔과 희망까지 깨닫게 되는 소녀의 힐링 판타지!

[시간의 정원] 컬러링북 일러스트레이터 송지혜님의 표지마저 예술이다. 나른한 오후 반짝이는 햇살 아래 따뜻한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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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어떤 아픈 기억은 지워져야만 살 수 있기도 하고, 어떤 기억은 아프지만 그 불행을 이겨내는 힘으로 살기도 하지. 슬픔이 때론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해.

57. 지워서 좋은 마음이 있고, 간직해서 좋은 마음이 있으니 잘 판단해. 원래 내가 가지고 있을 땐 뭐가 좋고 나쁜지 모르니까.

69. 문제 없는 인생은 없어. 인생에 문제가 생기면 극복해 나갈 뿐이야. 도망가고 해결하고 그런 게 극복이 아니고, 그 문제를 끝까지 피하지 않고 겪어내는 거. 그게 극복이야. 사는 거, 너무 두려워하지 마. 그날까지 살아 있을지도 모르는, 장담할 수 없는 너무 먼 미래의 일도 생각하지 마. 미리 걱정하지 마. 그냥 오늘을 살면 돼. 오늘 하루 잘 살고, 또 오늘을 살고, 내일이 오면 또 오늘을 사는 거야. 그러면 돼.

107. 뭐라고 하면 좀 어때, 내 인생인데. 갔다 아님 다시 돌아오면 되는 거지. 눈치 보지 말고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정답이라 믿으면 그게 정답이야. 다른 사람들 눈치 보지 말고. 그렇게 해도 괜찮아. 그리고 생각보다 사람들은 너한테 관심 없어.

115. 너 자신을 잃어갸면서까지 지켜야 할 관계는 어디에도 없어. 설령 그게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너 자신보다 중요한 건 없어.

204. 살아가는 힘은 소유의 문제가 아닌 거 같아요. '슬픔을 회복하는 힘'이나 '오늘 하루를 잘 버텨낸 나를 칭찬하는 에너지' 같은 거라면 모를까.

206. 왜 저는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아야지만 쓸모 있는 사람이라 여겼는지 모르겠어요. 모든 일이 나 때문이라고 자책하던 저의 과거와, 누군가에게 인정받아야만 안도했던 날들, 가족들 때문에 생긴 시간에 대한 강박을 지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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