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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작가
알렉산드라 앤드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3월
평점 :
"유니버셜 픽쳐스 영상화 결정"
"출간 전 세계 20개국 이상 판권 계약"
"뉴욕타임스, 뉴욕포스트 올해의 책 선정"
이런 문구들은 이미 책을 읽기 시작하기도 전에 기대를 잔뜩 하게 만든다. 책에 대한 만족감은 기대한 만큼을 충족시키느냐에 있다. 어마어마한 문구들로 기대감을 안고 시작했음에도!!!! 완전 재미있다. 저 간만에 별 다섯 개 드리고 갑니다.
사실 제목과 부제목만 봐도 얼추 연상되는 그림들이 있었다. [익명작가 : 당신의 소설을 훔치겠습니다] 이미 흥미진진한 소재다. 주인공 플로렌스는 작가 지망생으로 별 볼 일 없는 삶을 살아오며 나름 최선의 직장으로 선택한 회사에서마저 상사와의 스캔들로 해고를 당한다. 갈 곳도 없어지고 딱히 뭔가를 해볼 시도조자 못하던 그때 우연의 일치인지 기막힌 제안이 들어온다.
바로 첫 소설 《미시시피 폭스트롯》으로 대박을 터뜨린 작가 모드 딕슨의 조수 자리! 모드 딕슨은 필명으로 그 작가의 정체는 철저히 비밀에 싸여 있는데 그의 옆에서 조수로 일 하면서 여러가지를 배우다 보면 플로렌스 자신도 분명 모드 딕슨에 버금가는 작가가 될 수 있으리란 희망을 품게 된다. 제안을 승낙하고 모드 딕슨의 정체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게 되는데... 자신과 체구도 비슷하고 눈동자 색과 금발의 머리까지 비슷한 작가의 정체는 헬렌 윌콕스!
경외심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의 모든 것을 배우고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말투, 행동까지 따라하고 있는 플로렌스! 그 둘의 만남부터 소설의 속도는 급진적이다. 언제쯤 플로렌스가 헬렌의 소설을 훔치는 것일까를 기다리며 집중하다가 뒷통수 몇 번을 얻어맞았는지! 예상치 못한 반전과 반전에 소름이!! 스포를 할 수는 없으니 이쯤에서 리뷰는 마무리한다.
누구나 타인의 인생을 꿈꿔 볼 수는 있다. 현실가능한 소재, 탄탄한 구성에 재미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이 소설 강력추천한다. 영상화로 제작되면 또 얼마나 재미있을까. 벌써 기대감으로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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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플로렌스는 시대가 요구하는 분노에 공감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다른 이들과 함께 분노할 수 없으니 무슨 일에서든 소외될 때가 많았다. 이 분노란 것은 사람들을 한데 붙여주는 접착제 같았다.
61. 상실과 결핍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플로렌스는 아버지 없이 자랐다고 해서 동정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그 사실이 동정받을 자격이 없는 결점처럼 느껴졌다.
102. 내 말이 맞아요. 진짜 힘은 아웃사이더한테 있거든요. 세상을 좀 더 또렷이 볼 수 있달까.
108. 사람틀은 진실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진실을 알고 나면 실망하는 법이거든요. 진실은 미스터리보다ㅇ재미없는 법이니까.
185. 민주주의가 '공정'하긴 하죠. 하지만 왜 공정함이 항상 목표가 되어야 하죠? 위대함은요? 둘은 동시에 갖는 게 불가능할 때도 있어요.
185. 하지만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면, 서로 바뀌어도 아무 상관 없어지는 거예요. 그냥 세상이 납작해지는 거죠.
246. 오해하지 말아요. 모든 사람이 그걸 인생의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소리가 아니에요. 당신이 그런 고민을 하고, 열정을 쏟아부을 대상을 찾은 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단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어떤 길이 다른 길보다 더 낫거나 더 나쁜 건 아니라는 거죠.
250. 그녀에게 크나큰 매력과 힘을 상징하는 다른 이름으로 스스로를 부르기만 했을 뿐인데 인생행로 자체가 다시 조율되었다. 마치...변신이라도 한 듯한 기분이었다.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 헬렌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심지어는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의 뒷좌석에 혼자 앉아 있을 때도, 헬렌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니, 모든 면에서 더 당당하고, 더 흥미롭고, 더 가치 있는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묘하게도 지금의 그녀가 본래의 자신처럼 느껴졌다. 그녀 안의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늘 생각해왔던 여자.
#알렉산드라앤드루스 #익명작가 #인플루엔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