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9개가 묶여 있는 작품. 소설 전체에 흐르고 있는 주제는 '부재'와 '결핍'이다. '우리'였었던 그때가 지나고 죽음, 이별, 여러 사건들로 헤어지거나 상실을 겪은 사람들. 그 공통의 사건들을 겪은 남겨진 '우리'는 여전한 '우리'일까.같은 상황속에 놓인 너와 나일지라도 너와 내가 느끼는 상실감과 고통은 같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있다가 없어짐의 순간들을 겪고도 우리는 어떻게 '우리'로 계속 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 소설 전반적인 분위기는 춥고 황량하다. 춥고 황량하지만 그래도 연대에 대한 작은 희망이 곳곳에 읽힌다고 해야하나.🔖108. 한 사람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 그 일이 나를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았고, 할 수 있다면 조금이나마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었다. [혜주]누군가의 존재로 인해 어떤 힘이 생기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것. 힘든 결핍과 고통 속에서도 우리들은 주변에 있는 또 다른 누군가의 존재로 어떻게든 힘을 내보는 게 아닐까!가끔 인간관계에 진이 빠져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그사람의 의도가 나쁘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우리'였던 그 시기의 '우리'를 잊지 못하면서도 선뜻 손내밀기가 어려웠다. 나에게 기대하는 마음도 챙겨 보기 싫고 부담감으로만 다가오던 순간들. 작가는 이야기한다.🔖"모두 자신에게 기대고 있는 누군가의 마음을 잊지 않기를."떠나고 헤어지고 잊혀지는 순간에서도 그저 그렇게 약간의 따뜻한 시선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본다.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없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삶은 계속되고 시간은 흐르므로. 일어난 상황들을 더이상 어떻게 손 써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였던 그때의 마음을 너무 매몰차게 덮어버리지는 말아야겠다.#우리의환대 #장희원소설집 #우리의환대_서평단 #문학과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