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책 읽기였다.이렇게나 방대한 지식이 담겨 있는 책을 한 글자라도 허투루 읽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역사를 좋아하고 이야기를 좋아하는 작가의 면모는책의 모든 곳에서 발휘된다.이번 책은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의후속작으로 잘 알려진 명작 27편을다른 시선으로 보고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질문의 답을 세계사의 흐름으로 쉽게 설명해준다.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역사를 왜곡하고자신들의 폭력이나 강압적인 지배 사실을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끔 만들었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명작들에 겉으로 드러나는 교훈만을 주어지는 대로 받아들이지 않고다른 시각으로, 주인공의 눈이 아닌 다른 등장인물의 시각으로한발 더 넓게 상상하고 관찰하다보면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고 믿는다.어릴 땐 그렇게도 지루하던 세계사의 흐름을대략적으로나마 손에 잡을 듯 이해할 수 있다.세계의 역사가 익숙한 명작의 뒷 배경을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펼쳐지기 때문에 몰입력도 상당하다.고대 그리스 로마사부터 시작해서 중세와 산업혁명에 이어 2차 세계대전까지명작이 뻗어 있지 않은 곳은 없었다.[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아편전쟁을 이야기 하고,필수품이었던 모자를 제작하던 당시의 시대배경을 통해수은 중독에 빠져 있던 모자장수의 상태도 설명이 된다.[반지의 제왕]으로 2차 세계대전을 이야기 하며[헨젤과 그레텔]로 읽혀지는 중세와 근대초 독일의마녀사냥에 대해서도 다른 관점의 시각을 배울 수 있다.유익한데 재미까지 있으니 일석이조다.아이들이 세계사를 배울 시점이나 관심을 가질 때조용히 이 책을 책상 위에 얹어 주고 싶다.➰️➰️➰️➰️➰️➰️➰️115. 중세에도 여성 혐오는 있었고 마녀로 몰리는 여성이 있었다. 그러나 마녀라는 이유로 집단 학살을 당하지는 않았다. 대규모 마녀사냥은 1570년에서 1640년에 집중되었는데, 이 시기는 중세가 아니다. 그렇다면 마녀사냥은 중세에서 근대로 이행하는 사회 불안기에 공공의 적을 만들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여성을 희생시킨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128. 그렇다면 평생 일을 해주었는데도 주인이 죽이려 들자 각성하고 도망가는 당나귀, 개, 고양이, 수탉은 누구를 의미할까? 중세 농노들이 아닐까? 수닭은 도둑들의 식탁을 보고 "우리가 먹어야 하는 건데" 라고 말한다. 봉건영주의 식탁에 차려진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은 농노들이 일해서 생산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알려준다. 남이 일한 대가를 빼앗아 먹는 영주가 바로 도둑이라고.295. 통계에 의하면, 1990년대에 아프리카에서 최소 2만 명이 넘는 여성들이 마녀로 몰려 살해되었다고 한다. 공유지를 빼앗아 부자 나라의 관광객에게 사냥을 허용하는 동물보호구역을 만들어 관광 수입을 얻기 위해, 다국적 회사가 이용할 농장과 공장 용지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마녀를 처형한 지역이 잠비아 동물보호구역과 나이지리아 정부가 미술랭 타이어에 매각한 이구오바추와uobezuwa 보존림이었다는 사실이 현대판 마녀사냥의 진실을 알려준다.#박신영 #고양이는왜장화를신었을까 #바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