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답지 않은 세계 - MZ에 파묻혀 버린 진짜 우리의 이름
홍정수 지음 / 부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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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MZ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봤지만
나와는 전혀 관계 없는 단어라고 생각하고 관심도 두지 않았다.
최근에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내 나이도 MZ에 포함되지 않냐는 물음에
"내 나이가?"라고 되묻고 그제야 MZ세대의
뜻과 포함 나이를 알아보게 되었다.
밀레니얼세대(1980 ~1990년대 중반)와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까지
뭉뚱그려 포함한 세대를 뜻한다.
그래, 85년생인 나도 일단 MZ세대에 포함이 되는구나.
처음 놀랐던 이유는
이미 30대 중반인 나로서는
지금 통칭 Z세대로 묶여 있는 나이대의 구성원만을
MZ세대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요즘 애들은', '나때는~' 이런 이야기들은
내 나이의 사람들이 하는 이야긴줄 알았는데
사실 내 나이대의 밀레니얼 세대까지 통으로 묶여
더 윗세대의 사람들이 '요즘 MZ들은 그런다며?'라는
차별 섞인 질문을 당하기도 하는 것이다.

책은 여러 챕터로 나뉘어
어느 부분을 펼쳐 먼저 읽어도 될만큼 순서에 상관이 없었고
챕터마다 일련의 사회 문제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지적해 주고 있어서 많은 공감도 불러 일으킨다.
작가는 91년 생으로 묶어 보자면 Z세대에 포함된 세대이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부분도 꽤 많았고(거의 대부분)
약간 다른 생각을 하는 부분도 물론 있었다.
개인의 의견 차이는 어디서나 있을 수 있으니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라고
나부터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많은 유행을 한 MBTI의 인기부터,
짠테크를 하면서도 플렉스를 할 부분에서는 또 과감하게
아끼지 않으며, 인간관계에서의 쉬운 손절,
자신감과 자존감만이 정답인 듯한 세상,
파이어족과 욜로족, 뿌리 깊이 내린 혐오 사상까지
우리가 오해하고 착각하고 있는
요즘의 키워드를 MZ세대의 눈으로 분석한다.
글을 읽으며 주어진 키워드에 대한
나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 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작가의 말처럼
세대간의 차이를 이해하고 좁혀보려는 노력을 하기 위해
세대를 나눈 것이 아니라
뭉뚱그려 묶으면 그저 편하다는 이유로
묶여버린 MZ 세대에 대해서
'젊어서 그렇다'느니, '세상이 너무 변했다'느니
그저 당신들 편한대로 단정짓지 말고
서로간의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의 속내를 진심으로 알아보려는 노력 없이는
그 간극도 좁혀질 수 없을 테니.
차별을 위해 묶여 버린 "MZ 세대"라는 말에 동의한다.
나 답고 너 답고를 따지기 전에
여러 세대간의 언어를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해
먼저 열린 마음으로 노력을 해 볼 준비를 해보자.
이 책이 그에 앞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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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고맙게도 이젠 시대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수많은 편견으로 겹겹이 싸인 이런 질문 세례에 더는 일일이 해명할 의무가 없다. 나쁜 의도가 없었다고 괜찮았던 것은 아니다. 지금이 "남들에겐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는데, 난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이야"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시대라 다행이다.

46. 사실 취향이 지배하는 분위기는 누군가에겐 때로 폭력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한때는 "혼자 툭 튀어나오지 말고, 남들 하는 대로만 해"라는 압박이 세상을 지배했었다. 반대로 이제는 "남들이 하라는 대로 하지 마. 넌 세상에 하나뿐인 사람이야! 네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해!"가 너무 강력한 압박이 돼 버렸다. "넌 뭘 좋아해?"라는 질문에 "글쎄, 난 잘 모르겠어..."밖에 달리 할말이 없을 땐 무언가가 모자란 사람이 된 것처럼 부끄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만약 또렷한 취향이 없는 사람을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을 못 갖췄다거닌, 뒤처지는 사람으로 취급한다면 몹시도 무례한 일이다. 사실 우리는 대부분 취향을 생각할 새 없이 그저 하루하루 삶을 버티는 것만 해도 큰 도전 과제니까. 매번 새롭고 참신한 시도를 하려면 경제적 여유와 시간 그리고 체력이 필요하다.

64. 예쁜 집을 꾸미겠다고 갬성 패브릭 쿠션을 사면서 정말 내가 나를 더 아끼게 됐을까. 혹시 이불 위에 《킨포크》잡지를 올려 두고, 죽은 빵을 살리는 발뮤다 토스터를 식탁에 들여놓으면서 단지 내가 나를 아끼며 사는 것처럼 속이려던 건 아닐까. 우리는 언제부터 집을 편안한 생활의 공간이 아니라 잘 가꿔진 과시의 대상으로 삼게 됐을까.

126. 온 가족 한 달 식비를 20만 원으로 선 그어 놓고 빠듯하게 사는 사람과 1억 원짜리 차를 48개월 할부로 일단 긁어 놓고 허덕이는 사람 중 누가 더(혹은 덜) 현명한 것인지 역시 누구도 섣불리 말할 수 없다.

136. M과 Z가 각자의 안전지대에서안 담을 쌓고 지낸다면 각자는 물론 편안할 것이다. 하지만 한쪽은 분명 점점 '고인 물'에 머물 것이고, 머지않아 30대가 될 Z세대 역시 장기적으로는 손해를 보는 셈이다. 밀레니얼들과 조금씩 싸워 가면서라도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과정은, 누군가에게 멋진 윗세대가 되기 위한 연습 과정이 될 테니까.

144. 그동안 계속 인구가 늘기만 했던 것이 과연 자연스러웠는지, 이젠 정말로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가 왔다. 끝없이 달리며 이어져 온 관성을 단순히 유지하기 위해, 행복을 장담할 수도 없는 세상에 더 많은 아이를 낳으라며ㅡ정확히는 더 많은 납세자이자 소비자를 생산하라고ㅡ강요하는 것이 더 잔혹한 일이지 않느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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