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부터 공감이 가지 않았다.집밥 26년차의 남편의 레시피라니. 그런 남편도 있긴 있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못미더운 마음으로 책장을 펼친 나는부러움과 놀라움으로 순간 순간 눈이 동그래졌다.이렇게나 처자식을 위해 건강식을 요리하고회사일이 늦어지거나 약속이 생겨도 그전에 집에 돌아와 잠깐의 짬을 내어저녁거리를 준비해주고 다시 나가는 남편의 삶이라니.배지영 작가보다 일단 작가의 남편이 더 궁금해졌다. 쿡쿡😁 (cook cook)작가의 남편은 아마도자신이 요리하는 과정과 처자식들이 맛있게 즐겁게 먹어주는 걸 지켜보는 것만으로도행복해지는 사람 같았다.일종의 요리가 취미이자 특기이신 분이다.그렇다고 전업 주부도 아니고본업이 굉장히 바빠서 평일엔 거의 가족들과저녁식사를 하기 힘드시다는데도꿋꿋하게 집밥을 차리시는 모습에 정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아 왜자꾸 작가님이 부럽지 ㅋㅋㅋ이시점에서 우리집 남편의 취미는 뭐였더라, 되돌아보게 된다.(비교하지 말자.)글 중에 나오지만작가의 시아버지도 요리를 하시고작가의 남편인 강성옥 씨도 26년 째 가족의 집밥을 책임지더니작가의 든든한 첫째 아들 강제규 씨도고등학교 3년 내내 가족의 저녁을 책임졌다고 한다.아들이 저녁을 담당할 때는자리를 잠시나마 빼앗긴 강성옥 씨의 어깨가왠지 작고 초라해졌을 듯한 상상마저 생생하게 들었다.작가는 나름의 고충이 있었다.가지각색의 다양한, 맛있는 음식을 남편이 차려주어도네다섯 숟갈부터 힘이 든다고 했다.난 정말 끝까지 잘 먹을 수 있는데.자꾸 공감이 안 간다.하지만 행복한 사람의 글은 의식하지 않아도 그 행복이 묻어난다.일상의 작은 행복이 무언지 아는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물론 일종의 질투심(ㅋㅋㅋ)도 일어나지만무엇보다 나도 덩달아 방그레 행복해진다.읽는내내 행복했고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은강성옥 씨의 두부김치전과 김치볶음김밥을 따라 해보려고장바구니에 두부와 단무지를 담고 있다.마성의 매력이 넘치는 책이다.맛있는 음식과 맛깔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마지막까지 맛있는 책 !!!📘📘📘23. 소중한 관계일수록 깨어지지 않게 시간과 마음을 쏟는다. 정확하게 반으로 나눌 수는 없지만 서로에게 오고 가는 게 있다.85. "먹을 만해?"라이스 페이퍼에 야채를 순서대로 싸서 소스를 찍어 입에 막 넣었는데 강성옥 씨가 질문했다. 기술도 없고 눈치도 없고 염치까지 없던 시절에는 "아직 씹지도 않았거든."이라고 쏘아붙였다. 지금은 한없이 성숙해졌으므로 맛있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5초 정도 뒤에 나올 리액션을 당겨 쓸 수도 있는 거니까.86. 공부도 독서도 글쓰기도 엉덩이의 힘이 중요하다. 먹는 것도 그렇다. 배불러도 식탁에 앉아서 숨 고르며 잡담을 하면 가짜 식욕이 생긴다.171. 굴비구이, 소고기구이, 달갈찜, 소시지야채볶음, 단정하계 칼로 썬 배추김치, 미역국에 흰밥. 하나도 신경 안 썼다는 밥상은 어릴 때 전남 영광군 군남면 외가에서 본 구성과 대동소이했다. 외할머니는 외삼촌 군대 보내기 전에 굴비와 소고기를 구웠다. 밥 뜸 들이는 가마솥의 뚜껑을 열고 파 쫑쫑 썰어넣은 달걀 물이 든 스뎅('스테인리스'의 속어) 그릇을 가만히 쌀밥 위에 올려봤다. 할머니는 외가에서 보기 드물었던 분홍 소시지까지 달갈 물 입혀서 부쳤다. 혼자 먹기에는 너무 거창한 밥상이었다. 175. 말은 주고받을수록 샘물처럼 솟아난다. 어느 날 갑자기 서로 잘 통하는 사이가 되지 않는다.243. 돌아가신 아버지의 성품을 물려받은 강성옥 씨는 처자식에게 바라는 것 없이 너그럽다. 사춘기에 걸맞게 '흑화'된 제규가 주먹으로 자기 방의 문을 박살내고 집안이 떠내려갈 듯 괴성을 질러도 비위를 맞취주었다. 끼니가 닥쳐와도 가만히 있는 '무능력한 아내'에게 뭐라도 해보라고 채근하지 않았다. 뜨거운 가스 불 앞에 서는 여름에도, 숙취로 고생하는 이른 아침에도 밥하는 자기 처지를 한탄하지 않았다.#배지영 #남편의레시피 #사계절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