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타임 - 빛도 시간도 없는 40일, 극한 환경에서 발견한 인간의 위대한 본성
크리스티앙 클로 지음, 이주영 옮김 / 웨일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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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의 변화, 계절의 변화는 생체 주기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핵심 요소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타인과의 관계다. 우리는 모두 다른 이를 위한 태양이다. 컴컴한 동굴처럼 단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햇빛은 바로 ‘사람’이다." 라는 진화인류학자 박한선 교수의 추천의 글로 시작하는 책!!!
이미 추천사부터 눈물 찔끔의 감동으로 시작된 책이라 기대를 엄청 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빛도 시간도 없는 동굴속에서의 40일을 보낸 15인의 과정들이 그려져 있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기 보다 현실과 다른 어떠한 위기의 상황에 놓였을 때 인간의 적응력을 실험해 보고 결과를 관찰, 기록하는 데에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영화에서나 보는 난동 상황을 어렴풋이 예측하기도 했었다. 빛도 시간도 없는 곳에서의 생활이라니 정말 일주일도 아니, 단 하루도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전세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예측하지 못한 지역 봉쇄나 격리를 겪으며 우울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생활이 반복되었는데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그 어떤 위기상황에서 우리 인간은 상황에 적응해나갈 수 있을지, 그것은 어떤 메커니즘에 따라 이행이 될 것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고 하겠다.

고립의 상황에서도 서로의 생체 리듬이 맞춰지는 순간들이 오면서 작은 사회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생생하게 겪을 수 있었다.
물론 쉽지 않은 순간들도 있었지만 각자가 서로를 배려하며 이끌며 순탄하게 프로젝트를 끝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나 모험의 욕구가 강하며, 이미 많은 탐험과 실험을 직접 해 본 사람들의 프로젝트였기에 가능했던 일도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기는 했다. 그냥 일반인들이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라는 생각이 자꾸 들 정도의 굉장한 프로젝트긴 하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시간에 얽매여 지내게 된다. 그러면서도 시간으로부터 완벽하게 벗어날 수 없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절대적인 시간의 흐름과 각자가 인식하는 시간이 흐름이 다를 수 있듯이 딥타이머들은 동굴 속에서 40일을 보내며 시간이라는 자체에서 벗어나 완전한 자유를 경험한 것으로 보인다.
시간의 의미에 대한 탐구, 위기 상황에서의 인간의 적응력, 끝으로 우리의 밝은 앞날을 위해서는 결국 물리적인 접촉과 소통의 중요성을 되새겨 준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이고 서로가 소통하며 함께 할 때, 서로가 서로의 태양이 되어 사회가 이루어지고 함께 적응하고 이겨나갈 힘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프로젝트를 성공한 딥타이머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47.이런 준비 과정에서는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동굴 안에서 일상을 보내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수도꼭지를 들면 물이 나오고 스위치를 켜면 불이 들어오며 쓰레기는 정기적으로 수거된다. 이러한 사회 기반을 마련하기까지 우리 모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던가? 우리가 부드러운 빛을 받으며 조용히 양치질할 수 있는 것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애써준 덕분인가?

🔖60. 어쩌면 휴대폰의 알람 소리에 따라 욕구를 조절해 온 걸지도 모른다. '새벽 2시 10분이네. 너무 이르다. 졸리지는 않지만 더 자야겠다', '새벽 6시 20분. 좋아, 일어나도 되겠다' 같은 식이었다.

🔖119. 오늘 우리는 아주 특별한 탐험을 했다. 그 추억은 서로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 누구도 우리에게서 이 추억을 빼앗아가지 못할 것이다.

🔖219. 인간은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한다. 타인의 존재는 정신적으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생체 시계가 공동 시스템 속에서 균형을 찾으려면 물리적으로 다른 사람과 접촉해야 한다. 스크린과 기술을 통한 소통을 점점 더 많이 도입하고 있는 우리 사회는 물리적인 접촉의 필요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23. 삶의 의미는 이메일을 많이 받는다고 해서, 인스타그램이나 틴더를 활발하게 이용한다고 해서, 넷플릭스로 에피소드를 이것저것 본다고 해서 채워지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분주히 일상을 보내도 공허함을 느낀다. 언제나 의미를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하나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마음이 충만해지고 편안해진다. 자연은 꾸준히 그리고 언제나 새롭게 의미를 깊이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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