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도시락 편지 나의 학급문고 10
신정순 지음, 임은진 그림 / 재미마주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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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본 느낌이 예사롭지 않다.

마치 아이 책상에 늘 놓여있는 한 권의 일기장같은 느낌..

조금은 빛바랜 노트같은 느낌에 겉표지의 그림은 책상에 혼자 앉아 무언가를 쓰고 있는 소녀의 모습..

이 범상치않은 책을 빨리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이 이야기는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오게 된 별이의 이야기다.

별이네 가족은 아빠의 미국지사 발령으로 미국에 오게 되었고, 식당일을 해야하는 엄마는 영어공부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영어를 못하니 창피하다는 이유로 학교에도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않고 하루종일 일만 한다. 집에 오면 바로 피곤해 자기에 바쁘고..

이런 엄마 때문에 도시락도 혼자 싸가던 초등학교 4학년짜리 별이는 어느날 친구들 도시락엔 엄마들의 편지가 들어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각자 사랑스런 자녀들에게 사랑 듬뿍 담아 쓴 편지들..

그래서 혼자 편지를 쓰는 별이. 마치 자신이 엄마인듯.

아이들에게 기죽기싫어 재미있고 정성스럽게 편지를 쓰는 별이 떄문에 별이의 편지는 인기가 많아졌다

그런데 뜻하지않은 사건이 벌어진다.

엄마가 학교에 오게 되고 다른 학부모들이 그 편지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 것...

영어를 못한다고 말해버리는 엄마, 그리고 별이가 쓴 편지임을 알고 별이를 멀리하는 아이들..

그런데 교내단어퀴즈대회에서 별이는 우승을 하게 되고 엄마가 단상에 서 솔직히 얘기하게 된다.

"별이는 자기 혼자 공부를 했습니다. 제가 영어를 못해서요.."

그리고 발음은 좋지않지만 자기의견을 영어로 피력하는 엄마..

식당일을 끝내고 별이에게 부끄럽지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 영어학원을 다녔던 거다..

이 부분에서 왜 이리 콧등이 시큰해지고 눈가가 흐려지던지.

아이를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생계를 위해 다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별이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우리가족도 당장은 아니지만 영어권생활을 계획하고 있다.

아이들을 영어가 일상인 환경에 노출시켜주면 부모로서 글로벌시대에 한 몫을 하는 것이고 바람직한거라 생각하기만 했는데..

아이들이 그 곳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어떻게 어울리며 살아갈지를 깊게 생각해보진 않은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별이처럼 되지 않기 위해선 부모인 내가 노력해야겠다는 생각.

부모로서 아이를 환경에 놓여주는 것에서 그치지않고 그 환경 안에서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

두껍지 않지만, 책 두께 갑절의 감동을 주는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이다.

참, 뒤쪽엔 영문판이 실려있어 한창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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