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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열 살 지원이의 영어 동화
배지원.최명진 지음 / 남해의봄날 / 2012년 7월
평점 :
아이책을 사주다보면 계속 눈에 익은 출판사들이 머릿속에 남는다.
굳이 어느 출판사가 유명한지 알아보지 않아도, 집에 있는 책들 표지 밑에 인쇄된 출판사이름이 익숙해지기 마련.
그런데 이 책은 우선 생소한 출판사이름이 눈에 띄었다.
'남해의봄날' (고유명사라 띄어쓰기 없이^^)
어느 시인의 시 속에 등장할 것만 같은 잔잔한 시어같은 느낌.
흥미를 가지고 책장을 넘겨본다.
내용이 더욱 흥미있었음은 물론이다.
이 책을 지은 지원이는 런던에 사는 10살짜리 초등학생 여자아이.
가족과 런던생활을 하며, 그곳 학교 과제물로 제출하게 된 자작동화를 '남해의봄날' 출판사를 통해 책으로 펴게 되었다.
추천사에 현재 담임 선생님이신 사라 밀러의 글이 있는데, 지원이가 쓴 이야기를 읽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고.
상상의 베지랜드 속에 사는 로리,도리 등의 토끼친구들 이야기였는데, 지원이가 쓴 영어와 한글번역본이 함께 실려있다.
그리고 (과제였기에) 각 이야기마다 밀러 선생님의 코멘트가 있다.
그냥 잘했다고 하시지않고, 구체적으로 칭찬해주시는 점이 인상적.
지원이가 이렇게 상상력이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건, 아마도 자유로운 가정분위기와 칭찬에 관대한 학교분위기였을 거란 생각이 든다.
영국 교육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homework sheet도 수록되어 있어 영어공부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도록 도왔다.
보통 숙제라 하면 마지못해 결과물만을 서둘러 도출하려고 하기 쉬운데, 숙제를 즐거운 창작의 과정으로 바꾼 지원이가 참 행복해 보인다.
그럴 수 있었던 배경에 자유롭고 따뜻한 주변이 있었다는 것이 부럽고.
아이가 중학교 졸업할 즈음 우리도 런던으로 가게 될 것 같은데,군데군데 지원맘이 소개한 영국생활도 내겐 유익했다.
그 어느 책보다 알차게 느껴진, 두껍지 않은 한 권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