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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습니다
테오 글.사진 / 삼성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여행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향하는 것입니다.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여행에게로 향하는 것입니다.
그가 물으면 나는 대답합니다.
여행아, 네게로 갈게.
남아프리카 공화국. 우리는 흔히 줄여서 남아공이라 부른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게 얼마나 될까. 케이프타운, 요하네스버그 같은 도시 이름이나 아파르타헤이트와 넬슨 만델라라는 이름 정도가 다가 아닐까 싶다. 아~ '미녀들의 수다'라는 프로그램에 남아공 출신의 아가씨가 나왔던 기억도 난다.
나라 이름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니 당연히 아프리카에 있겠지만 이상하게도 이 나라는 정통(?) 아프리카 국가가 아닌 것 같이 느껴진다. 적도의 뜨거운 태양 아래 펼쳐진 사막, 사자와 코끼리와 지배하는 초원으로부터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펭귄이 살고 있는 남극에서 가깝기 때문인 지도 모르겠다.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습니다'라는 제목이 독자들의 관심을 끈다. 아프리카에 펭귄이라니 이 얼마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란 말인가. 처음엔 그저 뭔가 상징적인 의미를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웬걸 그게 아니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정말 펭귄이란 녀석이 살고 있었던 것이다.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의 볼더스비치에는 펭귄이 살고 있단다. 지중해성 날씨의 케이프타운에는 사자와 코끼리가 없다. 케이프타운에는 믿기 어렵겠지만 겨울이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겨울은 아이러니가 아니라 엄연히 존재하는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 테오는 남극에 살던 펭귄이 잠든 사이 빙산이 남극에서 흘러와 아프리카에 당도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은 때로 행운을 가져다 줍니다.
의외의 사랑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테오의 말처럼 살면서 가끔은 길을 잃고 헤매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길을 잃는다는 것은 어쩌면 행운일 지도 모른다. 새로운 길이 있는데도 익숙함이 주는 달콤함과 안온함 때문에 우리는 지금 걷고 있는 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혹여나 앞으로 살다가 길을 잃게 되더라도 새로운 만남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면 그리 슬프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랫동안 마음 속에 남는 것은 아프리카에 사는 자카드 펭귄에 관한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자카드 펭귄의 사랑에 관한 것이다. 자카드 펭귄은 오직 한마리의 펭귄하고만 사랑을 한다고 한다. 아무리 멋진 펭귄이 나타나도 고개 돌리지 않고 오직 둘끼리만 안고 둘끼리만 키스를 한단다. 어느 한쪽이 죽을 때까지.. 그들의 사랑이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당신께 고백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아프리카에서 배운 방법대로 당신 앞에서 한 마리 펭귄처럼
누구에게도 유혹받지 않고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자카드 펭귄이 되어 당신만 사랑하겠습니다.
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