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이 능력이다 - 30초 만에 어색함이 사라지는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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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런 경험 한두번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다.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 가벼운 인사로 대화를 시작했지만 곧 어색한 침묵에 휩싸이고 만다거나, 초면인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야 할 때 얘깃거리가 마땅찮아 대화를 원만하게 이어나가기 어려운 경우 말이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당황하거나 난처한 기분을 느끼게 마련이다. 당장 무슨 말을 이어나가야 하지만 적당한 화제를 찾아내기가 쉽지만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일상에서 자주 겪게 되는 이런 곤란한 상황에 대비해 미리 준비를 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여기에 특화된 특별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은 대학 강단에서 이를 가르치기도 한다.

현재 일본 메이지대학 문학부 교수로 재직중인 사이토 다카시가 지은 <잡담이 능력이다>라는 책은 어색한 순간에서 잡담이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이라 단언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출근길 지하철에서 상사를 만난 순간, 엘리베이터에서 별로 친하지 않은 동료와 마주친 순간, 고객과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순간, 이성과 첫 데이트를 시작한 순간, 거래처 직원과 첫 인사를 나누는 순간,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모임 자리에 간 순간에도 당황하지 않고 잘 대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안겨 준다.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지은이가 주목한 것은 '잡담'이었다. 그에게 있어 잡담은 쓸데없는 얘기가 아니라 모든 관계를 시작하는 첫 관문이다.비록 이 책이 일본 아마존 화술분야 1위에 올라 있다지만 그는 잡담을 화술로 보지 않았다. 잡담을 통해 타인에게 신뢰감을 줌으로써 사회성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잘 하는 방법인 화술보다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인 잡담을 잘 할 수 있는 이른바 '잡담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이 잡담력은 말주변이 없는 사람도, 숫기가 없는 사람도 약간의 법칙만 알고 연습하면 잡담에 능해줄 수 있다고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다.

책을 읽으면서 '잡담'에 관해 그동안 가져왔던 생각들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됐다. 잡담이란 것을 그저 할일 없는 사람들이 시간 떼우기 위해 하는 무의미한 짓,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아니 그렇게까지 폄훼하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일상 생활을 잘 영위해 나가는 데 꼭 필요한 능력이라고까지 가치를 부여한 이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껏 우리는 잡담이 지니고 있는 긍정적 역할에 대해서 평가절하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잡담이 지니고 있는 힘은 상대와의 거리를 좁혀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잡담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돈독해 질 수도 있고, 조직의 분위기가 좋아져 업무의 능률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은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 분명 중요한 부분이다.

초보는 용건부터 전하고 프로는 잡담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또한, 얼굴은 잊혀져도 잡담은 기억된다고도 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검증해 본다면 전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얘기들이다. 잡담을 통해 한 사람의 내면 속에 농축되어 있는 인간성과 인격 같은 사회성을 엿볼 수 있다고 하니 이제부터는 잡담을 효과적으로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겠다.

그렇지 않아도 사회생활 하면서 키워야 할 능력들이 많고 쌓아야 할 스펙이 부지기수인 세상에서 이제는 잡담력까지 길러야 한다니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복잡하거나 전문적인 훈련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잡담을 통해 거창한 무언가를 얻어내는 것은 아니다. 이 '잡담'이라는 능력를 통해 내 주변에 함께 있는 존재들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해서 나의 삶이 더 행복하고 윤택해 질 수 있는 것이라면 충분히 노력할만한 가치가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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