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소가 온다 - 광고는 죽었다
세스 고딘 지음, 이주형 외 옮김 / 재인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무심코 책장을 굴러 다니던 책 한권을 집어 들었다. 보랏빛 표지에 어울리는 <보랏빛 소가 온다>는 제목의 책은 나온 지 10년이 다 된 케케묵은 책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새 책들이 많은데 세월이 지나도 한참 지난 이 책을 지금 읽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 지 잠시 의문이 든 것도 사실이다.

마 케팅 혁명가 세스 고딘의 화제작이고, 2003년 아마존 독자가 뽑은 최고의 책,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 저널, 비지니스워크의 베스트 셀러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해도 시간을 투자해 얻을 수 있는 효용이 얼마나 될까 하는 고민은 책을 읽으며 절로 사라졌다. 이 책은 마케팅 분야에 특화되어 있긴 하지만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맞이하게 되는 다양한 경험들에도 충분히 적용시킬 만 하다.

보 랏빛 소(Purple Cow)란 수많은 상품이 흘러 넘쳐나는 이 시대에서 고객의 원하는 상품, 수십년 간 승자의 아성을 지켜내는 브랜드를 일컫는 말이다. 이 책의 저자 세스 고딘은 새로운 마케팅 혁명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흔하디 흔한 누런 소가 아닌, 사람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보랏빛 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랏빛 소가 되기 위해서는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어야 하고, 예외적이어야 하고, 새롭고, 흥미진진해야 한다. 책에서는 시장에 엄청난 광고를 쏟아 붓더라도 제품 자체가 줌고을 끌지 못하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 속에 담겨진 주장들이 2000년대 초반의 미국 등 구미권 국가들을 염두에 두었다고는 해도 지금도 여전히 통용되는 이론임에는 틀림이 없다.

과거의 마케팅 기법과 달리 리마커블한 제품을 창조하고 그런 제품을 열망하는 소수를 공략하라는 것이 세스 고든의 핵심적인 주장이다. 비단 이 법칙은 마케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살면서 상품이 아닌 무언가를 끊임없이 팔아야 한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정책을 팔아야 하고, 부하직원은 상사에게 자신의 기획 보고서를 잘 마케팅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보랏빛 소는 우리 생활의 곳곳에서 필요하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새로운 마케팅의 여러 사례들에서 보랏빛 소를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리마커블하게 느껴지기에 딱 적당할 정도로 충격적인 후터스, 허먼 밀러의 750달러 짜리 애론 의자, 자신들의 디자인이 지닌 파격성을 끊임성이 추구한 애플의 예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책 말미에서는 친절하게도 책의 핵심적인 키워드들을 따로 정리해 알려주고 있다. Don't be Boring(지루해지지 말라), Safe is Risky(안전한 길이 위험하다), Design Rules Now(디자인이 세상을 지배한다), Very Good is Bad(아주 좋은 것은 나쁘다)는 슬로건 들은 굳이 마케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한번쯤 마음에 새겨둘 만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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