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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인생의 기술 53
이근후 지음, 김선경 엮음 / 갤리온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책 표지에는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인생의 기술 53'가 있다며 독자들을 유혹한다. 난 솔직히 멋지게 나이 드는 것 까진 바라지 않는다. 이근후 교수처럼 멋진 노후의 삶을 보낼 자신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늙어 가며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손가락질을 받는 노인이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 정도는 한다.
또하나,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싶다>는 책에 이끌리게 된 것은 어느새 불혹의 나이를 성큼 넘어선 나 또한 자연스럽게 늙어갈 것이고 종국에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터인데 하루라도 조금 빨리 그 준비를 해 나가는 편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현실적 요구 때문이었는 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들은 흔히 나이듦에 대해 거부감을 보인다.아름다움의 반대가 추함인 것처럼, 선악의 대비처럼 늙고 병들어 가는 자신을 이야기하고 자세히 살펴보는 것을 지독스럽게 싫어한다. 젊음은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고 선(善)인 반면, 늙음은 그 자체로 추한 것이고 악(惡)으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꼭 그렇게 젊음과 늙음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사실 젊음과 늙음이라는 것 자체가 생각의 차이다. 물론 생물학적인 젊음과 늙음의 구분은 가능할 지 모른다. 2-30대의 청춘까지가 젊음이라고 좁게 구분한다면 그 나머지 인생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미 지나가버런 청춘을 덧없이 추억하고, 하루하루 나이들어가는 삶을 한탄만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평균수명이 80세에 가까워진 요즘이라면 더더욱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죽음의 위기를 몇 차례 넘기고 지금도 일곱 가지 병과 더불어 살아가면서도 늘 유쾌하게 살아가는 노학자 이근후 교수의 삶을 단 한 권의 책으로 엿볼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서서히 늙음과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이 땅의 중년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늙고 병들어 있더라도 삶을 멋지게 마무리하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일단 그들은 쉬 철들려 하지 않는다. 피부는 탄력을 잃어가고 주름은 깊게 패여가지만 가슴 속에는 늘 뜨거운 피가 흐르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그치지 않는다. 또한 그들은 얘기한다. "아직까지 나의 전성기는 오지 않았노라고.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