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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재, 아름다운 나라에서 천천히
이효재 지음 / 시드페이퍼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효재, 난 이효재란 여자를 잘 몰랐다. 뭘 하는 사람인지, 적지 않은 나이인 것 같은데 결혼은 했는 지 도통 아는 것이 없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효재, 아름다운 나라에서 천천히' 라는 잘 빠진 제목에 혹해 이 책을 샀다. 자연에 기대어 나누고 사색하는 여행이라는 친절한 설명이
더욱 맘에 들었다.
책 표지에서 밝히고 있듯 이 책은 우리나라를 여행하고 우리 문화를 경험하며 효재가 사유하고 깨달은 것들에 대한
기록이다. 좀더 엄밀하게 표현하자면 여행 보다는 우리 문화에 대한 효재의 생각이 주된 포인트다. 제각각 여행하는 방식은 다르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것들도 다를 것이지만 손재주 많은 이효재라는 여인네를 따라 떠나는 여행길도 나름 흥미있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보자기
보다는, 음식 이야기 보다는 그저 풍경이 좋다. 그 풍경 속에서 사람 냄새가 나지 않아도 좋다. 오히려 사람의 흔적이 배제된 자연 그대로라면
더욱 좋겠다라는 생각도 든다. 길을 걸어 들어가 우리는 풍경을 만나고, 결국 우리도 풍경이 되는 것이 바로 여행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같은 곳을 다녀 왔어도 이렇게 전혀 다른 느낌의 글과 사진이 나올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 숫자만큼의
세상이 있는 법이고, 사람들의 겉모습 보다 훨씬 깊고 넓은 우주가 각자의 마음 속에 있음도. 그래서 우리는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하는 것인가
보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 저만치 또 존재하고 있음을, 그 세상 또한 귀중한 것임을 예기치 못한 인연과 풍경을 만나며 배우게
된다.
책을 덮으며 문득 드는 궁금한 생각. 지은이는 분명 살림꾼 이효재가 맞는데 책 속에 담긴 수많은 사진들도 그녀의 작품일까?
사진 속에 담겨진 풍경들은 화려하진 않되 정감있고 단정하다. 아직 가보지 못해 눈과 마음으로 접해 보지 못한 풍경들이 더욱 절절히 그리워진다.
나도 효재를 따라 이 아름다운 나라를 천천히 걷고 싶다.
"멀리서 바라 볼 땐 알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림 같은 아름다움은 결과의 아름다움에 불과하다.
지난하고 고단한 삶이라도 진짜 아름다운 삶은
제 손을
삶 깊숙이 넣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지친 삶은 자연 속에서 치유된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