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심리학 - 그 머릿속엔 도대체 뭐가?
대니얼 프리먼 & 제이슨 프리먼 지음, 이종훈 옮김 / 북돋움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심리학만큼 흥미로운 학문이 또 있을까. 사람의 속 마음을, 가끔은 자기자신도 이해할 수 없이 들쭉날쭉인 심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시도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마냥 손놓고 있을 수만도 없다. 세상이 좀더 복잡해질수록 마음의 병은 많이지고, 더욱 더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 영혼은 숨겨진 오케스트라다. 나의 내면에서 연주되는 악기들이 바이올린이나 하프 같은 현악기인지, 아니면 드럼이나 북 같은 타악기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저 교향곡을 들을 따름이다."는 페르난도 페소아의 말이 심리학을 이해하는 바람직한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대니얼 프리먼과 제이슨 프리먼이 지은 <그러니까 심리학>이란 책은 재미있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실례를 들면서 설명해 주고 있다. 지은이들은 이 책을 통해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열쇠를 각자 하나씩 갖게 되길 희망하고 있다. 그 열쇠를 통해 내 스스로 닫아놓은 마음의 빗장을 열어 볼 수도 있고, 도통 이해되지 않던 타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게 된다면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좀더 편해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이 책은 다섯 개의 마당으로 나뉘어져 있다. 첫번째 장은 사람들이 두렵거나 불안해 하는 이유, 행복하거나 슬픔을 느끼게 되는 '감정 이해하기'의 단계다. 성격이 행복을 좌우한다거나 돈보다는 유대감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는 얘기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행복지수 1위인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가 궁금하다면 첫번째 마당을 먼저 찬찬히 읽어보면 된다.

둘째 마당은 관계 맺기에 관한 것이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고 했던가. 도대체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인지, 혹시 그러한 차이는 원래 있었던 것이라기 보다는 고정관념으로 인한 성차별로 확대된 것이 아닐지에 대해 고찰해 보는 시간이다. 서로간의 다름을 인정하고 나면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좀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이 두번째 마당을 잘 읽어보면 사람을 끄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다. 가까이 있어야 애정이 싹튼다거나 근사한 외모에 이끌린다거나, 비슷한 사람에게서 친밀감을 느낀다거나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더 좋다고 하는 네가지 호감의 법칙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법칙대로 행동하게 되면 실제 호감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 실험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셋째 마당 - 의사 결정과 동기 부여, 넷째 마당 - 착하거나 똑똑하거나, 다섯째 마당 - 심리학 좀 아는 사람 되기를 통해 복잡난해한 심리학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다. 어려운 전문용어들을 쉽게 풀어 써 놓았기 때문에 읽기에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무겁지 않게, 잠시 짬이 날 때마다 읽어 보기에 적당한 책이라 소개할 만 하다.

요즘 우리는 힐링이라는 명목으로 쏟아져 나오는 심리학 책들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라리 이런저런 생각들에서 몇발짝 물러나 있는 것이 정신 건강에는 훨씬 더 좋은 일이 아닐까? 이 책을 덮으며 드는 생각이다. 그래, 이것 또한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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