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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오지 않으면 만나러 가야지 - 루앙프라방에서 만난 산책과 위로의 시간들, 개정판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행복이 오지 않을 땐 우리가 그것을 만나러 가야지' 지난 2009년에 나온 최갑수의 포토 에세이 '목요일의 루앙프라방'에 나오는 글귀인데 무언가 사람을 이끄는 묘한 매력이 있는 말이다. 2년전에 이 책을 읽고 꽤나 감동을 받았었던지 책 리뷰에도 이 글귀를 써놓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글귀를 제목으로 삼은 최갑수의 책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됐다.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이라는 책을 시작으로 지금껏 최갑수의 포토 에세이는 섭렵한 나로서는 어느새 팬 아닌 팬이 되어 버렸다. 신작 소식이 궁금해 최갑수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해보니 '목요일의 루앙프라방'의 개정판이라는 짤막한 소개가 나온다.
원체 흥미있게 읽었던 까닭에 별다른 고민없이 책을 카트에 담았던 것이 나의 실수였다. 이런저런 이유로 책이 도착하고도 한참이나 지나 책을 펴보게 됐는데 뭔가 이상했다. 이상한 느낌에 '목요일의 루앙프라방'과 이 책을 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넘겨봤다. 아뿔싸~ 똑같은 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글이며 사진이며 뭐하나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달라진 게 있다면 표지 뿐이다. 도대체 뭘 보고 이 책을 개정판이라고 내놨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개정판이라면 최소한 내용이 추가, 보완되었다거나 새로운 사진으로 바뀌었다거나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조금의 기대를 가지고 책을 넘기다 어느 순간 뭔가 속았다는 느낌이 드니 기대는 불쾌감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아쉽다. 적어도 지금까지 내게 최갑수라는 사람의 글과 사진은 모범이 되어 주었었고, 그래서 어느 먼 장래에는 나도 그를 따라가길 희망했었는데. 2009년 이후에도 그는 여러차례 루앙프라방을 다녀왔을 것인데 새로운 루앙프라방에 관한 글과 사진이 없는 새 책을 펴낸 그에게서 더 이상의 진심을 느낄 수 없게 됐다면 지나친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