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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 공간디렉터 최고요의 인테리어 노하우북 ㅣ 자기만의 방
최고요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 되어 낡은 집에 살고 있다. 조금씩 손보고 돌보아주니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있고 싶은 공간이
되었다. 단 한번도 수리한 적이 없다는 낡은 집. 이런 관심과 변화를 겪어 본 적이 없는 이 집은 지금 아마도 어리둥절하겠지. 문과 창틀,
몰딩과 신발장은 그대로 두고 벽과 바닥을 손봤다. 집의 예쁨은 최대한 살리고 내 취향을 담아 가꾼 집. 내 삶의 방식을 담은 집. 나를 닮은
집. 고요의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공간 디렉터 최고요가 지은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는 이런 초대글로 시작된다. 책으로 하는 일종의 집들이인 셈이다. 2014년부터 그녀가 3년간 살았던
이태원동 집은 30년 된 다가구주택 2층에 있었다. 실평수는 15평에 방은
둘이고 거실과 주방, 화장실이 딸렸다. 보증금 700만원에 월세 70만원짜리
집.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예쁘고 좋은 집의 기준에는 턱없이 모자라 보인다.
누구나 좋은 입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집에 살고 싶어 한다. 의식주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다. 하지만 모두의 꿈이 다 이루어지지는 못한다. 좋은 집,
남들이 다 부러워할만한 으리으리하고 예쁜 집에 살려면 그만한 경제적 능력이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대부분은 그 꿈을 애써 미래의 일로 미뤄
놓는다. 언젠가 돈을 많이 모으게 되면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겠노라고.
그리고 그들의 꿈은 대부분 그렇게 꿈으로
아스라히 잊혀져 갈 것이다. 좋은 집으로 이사하면...내 집이
생기면...이렇게 언젠가로 미루지 말고 지금 살고 있는 우리 집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바꿔보라고 최고요 작가는 권한다. 지금 당장 얻을
수 있는 행복을 미루지 말라는 이야기다. 바로 여기서, 오늘부터 시작하라며 우리를 그녀의 작지만, 아름다운 집으로 이끈다.
그녀의 책은 이렇게 쓰여졌다. 지금 당장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시작한다. 북유럽, 프렌치, 미니멀......무슨 무슨 스타일보다 더 중요한 내 취향으로 인테리어하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큰 공사 없이 최대한 그대로 두고도 집의 예쁨을 찾고 가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몇백만원 짜리 테이블이
아니라, 우리가 정말 할 수 있는 일들만 모았다. 공간디렉터의 즐겨찾기 쇼핑몰, 숍 리스트도 정리했다.
책을 읽으며 그녀의 생각이 많이 공감하게
됐다. 잘은 모르지만 잘 통한다는 생각까지 했다. 공간디렉터라는 그녀의 직업이 물론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은 분명하다. '하루를 살아도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살고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셀프 인테리어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가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었고, 결국 이렇게 한권의 멋진 책으로도 출간됐다.
"집을 가꾼다는 것은 우리의 생활을
돌본다는 이야기와 닮았습니다. 방치하지 않는다는 의미죠. 어느 구석, 어느 모퉁이 하나도 대충 두지 않고 정성을 들여 돌보는 것. 그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삶을 대하는 방식이자 행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그녀는 생활 속 철학자 같다.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지금 살고 있는 공간을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어 가는 노력을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 또한 죽기 전에
나를 닮은 집을 짓고 싶다는 꿈을 오래 전부터 꾸어 왔다. 시간 날 때마다
머릿 속으로 집을 설계하고, 각각의 공간을 디자인해 보곤 한다. 얼마 전에 이사를 하면서는 나름대로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괜찮게 꾸며보려 애쓰고
있지만 타고난 감각이 모자란 탓에 썩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하지만, 최고요 작가의 말처럼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찾기 위해 스스로 집을 가꾸는
작은 수고를 앞으로도 멈추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