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장 황금률과 자연법 - P33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라든가, 
"자기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하지 말라."는 말은 
예부터 전해 오는 교훈으로서, 사람이 살아가는 데 황
금같이 귀한 말이라는 뜻으로 황금률이란 이름으로 
불러 왔다. 황금률(regula aurea)은 선현, 선지자, 현자 
같은 고인(古人)이 속해 있던 공동체에서 정리되어 표현된 
고언(古言)으로서 인류가 삶의 체험을 축적해 오는 동안에
얻은 인간의 삶에 관한 귀중한 통찰이기도 하다. 

이 황금률은 어떤 특정한 문화권에서만 통용되던 교훈이 
아니라,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그리스, 유대, 이슬람 등 
모든 문화권에서 통용되어 왔다는 것은 도덕의 원류를 
찾는 사람들에겐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 P33

황금률은 물론 종교적으로 중요한 교훈이라 하겠지만, 
종교 외적 관점에서도 윤리학의 근본적 원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왜냐하면 황금률은 도덕의 기반적 
원칙임을 칸트도 인정하였고, 보편화 가능성의 원칙, 
혹은 형평성의 원칙이 전달하고자 하는 기본 정신을 
반영해 주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으며, 즉 어떠한 행위든 
도덕적인 정당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것이 자신이 
타인들을 향해 취하는 것이든 타인들이 자신을 향해 
취하는 것이든 양편 모두에 의해 형평성 있게 의욕될 수 
있는 것, 즉 상호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을 밝혀 주기 
때문이다. 

- P35

칸트의 정언명법이 그러하듯, 황금률은 그 자체로는 개별 
상황에 적용될구체적인 행위 지침을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실증주의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정언명법처럼 황금률은 다른 여러도덕 원칙들이 
도덕적이 되는 이유를 밝혀 주는 상위의 원칙(meta-principle)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황금률은 자신의 선을 증진시키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분별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자체로 타당하다고 여길 선험적 정당성을 갖는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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