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서론


이 책은 책임과 법에 관한 여러 문제를 다룬다. 
책임은 법학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이다. 
대부분의 법적 분쟁은 책임 문제로 귀결된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 때문에 책임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이를 어떻게 법으로 설계하고 제도화할 것인지가 법학자의 중요한 임무로 제기된다. 그러나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책임은 사실 그리 명확한 개념은 아니다. 
책임은 쉬운 듯하면서도 쉽지 않은, 아니 매우 어려운 
주제이자 문제이다. 이 책은 이러한 책임을 마주하고 씨름한 필자의 공부 여정을 부족하지만 정리해 놓은 결과물이다.

책임의 의의

책임이란 무엇일까? 흔히 책임은 자신이 저지른 부정적 
결과에 특정한 의무나 제재를 부담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법적 책임이란 견지에서 다시 말하면 책임이란 자신이 
행한 위법한 결과에 법적 의무나 제재를 부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P1

소통 현상으로서 책임

책임은 소통 현상이다.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소통방식의 
일종이다. 이러한주장에는 다음과 같은 의미가 담겨 있다. 
우선 책임은 고정된 모습을 갖춘 실체적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책임은 일종의 소통 현상이자 방식이기에 시대와
지역에 따라 그 의미론이 달라진다. 

나아가 책임은 이에 관해 소통을 진행하는공동체가 어떤 
정의 관념을 가지는가에 따라, 어떤 문화를 구축하고 있는가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진다. 달리 말해 해당 공동체가 
어떤 의미론을 가지고 책임에 관해 소통하는가에 따라 
책임의 구체적인 규범적 의미 내용이 달라진다. 
이는 책임이 철학과 같은 이론체계에도 의존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 P2

책임의 다양한 지평

이처럼 책임은 사회적 소통에 의존하는 소통 현상이자 
방식이기에 단일한모습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다양한 규범적 주장들이 책임이라는 이름 아래 제시된다. 
‘내용/주체/시간‘이라는 구별을 기준으로 하면 책임은 
다음과 같이 구별할 수 있다. 

먼저 책임이 담는 내용을 기준으로 할 때 책임은 법적 
책임과 비법적 책임, 가령 도덕적 책임이나 정치적 
책임으로 구별될 수 있다. 

다음으로 법적 책임은 다시 민사책임이나 형사책임, 
공법상 책임 등으로 구별된다. 책임주체를 기준으로 하면 
책임은 개인적 책임과 집단적 책임으로 구별된다. 
나아가 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사전적 책임과 사후적 
책임이 구별된다. 법적 책임으로는 주로 사후적 책임이 
문제되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 윤리가 보여주듯이 사전적 책임도 비중이 늘어난다. - P2

책임의 분화와 전문화

책임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모습은 현대사회에서 진행되는 책임의 분화와 천문화로 가속화된다. 한편으로 오늘날 
책임은 사회의 기능적 분화에 맞게 분화된다. 

전통적인 도덕적 책임에서 법적 책임이 독자적인 제도로 
분리된 점, 법적 책임 자체가 민사책임이나 형사책임과 
같은 다양한 하부 책임으로 분화된점, 민사책임 등도 다시 
계약책임이나 불법행위책임과 같은 하부 책임으로 구별된 점 등이 책임의 분화 과정을 잘 예증한다. 

다른 한편으로 책임은 사회영역의 전문화에 발맞추어 
전문화된다. 민사책임 및 형사책임 그리고 공법상책임 
등이 결합된 환경책임이 이를 잘 보여준다. 말하자면 
사회의 전문화된 영역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책임이 
재통합되는 것이다. -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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