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점유
물건을 매도한 사람은 그 목적물을 매수인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인도란 점유를 이전하여 주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우선 점유에서부티 설명의 실마리를 풀어 갈 수밖에 없다.
점유란 "물건을 사실상 지배" 하는 것을 말한다(민법 제192조 제1항). 이는 어떠한 물건에 대하여 그 지배를 정당화하는 권리가 있는가 여부와는 상관없이 사실상으로 ‘지배‘를 누리고 있는가 여부에 의하여 정하여진다.
그러므로 아무런 권리 없이 남의 땅 위에 집을 지었다고 하면, 그 집주인은 그 땅을 점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점유의 개념은 애초 어떠한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고 말할 수 있는데 민법은 그러한 지배의 사실 그 자체를 하나의 권리로 취급하고 있다. 즉 민법은 제2편 제2장에서 점유에 대하여 규정하면서 이를 "점유권"으로 정하고 있는 것이다. - P74
그리고 점유를 빼앗아 가거나 이를 방해하는 등의 점유에 대한 침해는, 비록 그것이 정당한 권리자 (예를 들면 소유자 등)에 의하여 행하여진 경우라도 법이 정하는 절차에 의한 것이 아닌 한, 이를 물리칠 수 있는 권리가 점유자에게 부여되어 있다(민법 제204 조 내지 제208조 참조. 이를 점유보호청구권이라고 한다). 이것은 물건을 지배하고 있는 사실상태는 이를 일단 존중해 주어야지, 만일 법이 정하는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이를 함부로 어지럽히게 되면 아무래도 사회의 평온이 유지될 수 없다는 생각에 기한 것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 P75
물론 물건을 점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법적으로 그러한 점유의 정당성을 뒷받침할 권리(민법 제213 조 단시에서 말하는 "점유할 권리". 이는 점유 또는 점유권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서로 엄밀하게 구별해서 생각하여야 한다)가 없는 사람은 그 점유를 계속적으로 보유할 수는 없다. 소유자는 그러한 사람에 대하여 물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민법 제213조), 결국 점유자는 그에게 점유를 넘겨주어야 하기 때문이다(뒤의[71] 참조). 아무리 사실적인 지배로서의 점유가 보호된다고 하여도 이에는 한계가 있고, 우리 민법은 역시 본권의 체제로 되어 있는 것이다. - P75
[54] 법률요건으로서의 점유
점유는 민법에서 매우 두드러진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민법의 핵심적 장치 중의 하나이다. 점유는 각종의 제도에서 그 법률요건이 되고있다. 그 중 중요한 것만을 들어보기로 한다.
첫째, 아직 소유자가 없는 동산, 예를 들면 야생의 동물이나 식물, 바다의 어류, 남이 소유권을 포기하여 버린 물건 등은 이를 "소유의 의사로 점유" 한 사람이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민법 제252조 제 1항).
이 요건을 무주물선점이라고 한다. 이는 시간적인 순서로 보면 가장 원초적인 소유권취득형태로서, 오늘날도 여전히 그 중요성을 잃지 않고 있다.
- P75
둘째, 점유의 이전, 즉 인도는 법률행위에 의한 동산물권 변동의 공시방법으로서 (민법 제188조 내지 제190조), 동산에 대한 물권의 양도와설정에는 목적물의 인도가 있어야 한다. 동산의 경우에는 기술상 부동산에서와 같이 등기가 마련될 수 없으므로 목적물에 대한 사실상지배의 취득을 통하여 대외적으로 소유권 기타 물권의 존재 등을 알리려는 것이다(이에 대하여는 뒤의 [64] 참조).
그러나 실제로 민법이 정하는 동산 인도의 방법에는 실제 지배의 외형 변화를 수반하지 않는 것도 포함되어서 (민법 제 189조의 점유개정 등) 그것이 실제로 어느 만큼 그러한 공시의 기능을 다할 수 있는지에는 의문이 없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동산을 무권리자로부터 양수하였을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 아래 양수인의 권리취득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선의취득이라고 한다. 뒤의 [186] 참조), 그 요건 중에는 양수인이 목적물을 인도하는 것이 포함된다. - P75
셋째, 소유권 등의 취득시효는 일정한 기간 목적물을 점유하는 것을 요건으로 한다(민법 제245조 이하 참조). 취득시효는 우리의 부동산법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는데, 그 요건은(등기와 아울러)점유에 걸려 있는 것이다. - P76
명의신탁된 종중 소유 부동산을 수탁자가 증여한 경우 증여계약의 효력
서울북부지방법원 2021.5.21. 선고 2020가단145390
[사건 개요]
이 사건 토지는 1986. 12. 26. 피고 외 4명을 공유자 (지분 각 1/5)로 하는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됨. 피고는 2019. 1.18.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 중 자신의 1/5 지분을 증여(이하 ‘이 사건 증여)하였으나, 피고가 이 사건 중여에 따른 소유지분을 이전해 주지 않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1/5 지분에 관하여 이 사건 증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것을 구하는 소를 제기함. 피고는 이 사건 토지는 실제 H종중의 소유인데 자신은 이 사건 토지 중 1/5 지분에 관하여 명의수탁자에 불과하여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다툼.
[법원의 판단]
종중의 명의신탁은 법률상 유효하고, 그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된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경우 제3자는 명의신탁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 소유권을 유효하게 취득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 토지가 피고의 주장과 같이 종중의 명의신탁재산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이 사건 중여가 무효로 되지 않는다(원고 청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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