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심과 경제활동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이기심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였다. 홉스에게는 전쟁 상태의 원인이 되었던
이기심이 아담 스미스의 세계에서는 새로운 지위를 
부여받았다. 

아담 스미스는 "우리가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주인,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자신의 이익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의 인간성에 호소하지 않고 그들의 이기심에 
호소하며,우리는 그들에게 우리 자신의 필요를 이야기하지 않고 그들의 이익을 이야기한다."라고 말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은 그들의 생활필수품을 지주의 ‘인간애나 정의감‘이 
아니라 그들의 이기적인 행위에서 얻어낸다고 주장했다.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는 애국자도 ‘이익을누릴 사람들의 
행복에 대한 순수한 공감‘에서 행동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 P42

아담 스미스의 이기심에 대한 새로운 의미 부여는 ‘분업을 
야기하는 원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인간은 문명사회에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 협력하고 
서로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간다. 우리는 복잡한 인간
사회에서 무수히 많은 타인의 도움에 의존한다.

일상적인 삶에 필요한 것들을 구하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다른 사람의 자비이고, 다른 하나는 교환이다. 
교환의 과정 없이 우리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다른 사람이 자비심을 베풀 때인데, 우리는 이것에 기대어 
만족스러운 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나에게 주면, 너는 네가 원하는 것을 
가지게 될 것이다."라는 원리에 따라 분업이 이루어지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다른사람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내가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을 주기때문이다. 아담 스미스는 
내가 원하는 것을 취하려는 마음을 이기심‘이라고 부르면서 이것이 문명사회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이기심‘을 ‘자신의 이익‘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이기심의 반대말로 ‘인간성‘이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 P43

나아가 아담 스미스는 ‘이기심‘을 통해 ‘공공의 이익‘ 또는 
‘사회의 이익‘의 산출을 설명했다. 그는『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손‘을 통해 이기심이 공공의 이익에 봉사한다고 설명하였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은 자신이 결코 
의도하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담 스미스는 개인의 사익 
추구가 공공의 이익으로 변하는 과정을설명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보이지않는 손‘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그는 모순되는 두 현상의 논리적 상충을 
해소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손‘을 사용한 것이다. 말
하자면 ‘보이지 않는 손‘은 개인의 이익과 공익의 모순관계를 돌파하기 위한 개념적 도구다. - P44

아담 스미스는 인간의 이기심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는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직접적으로더 깊은 관심을 가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담 스미스는 국가의 부는 이런 인간의 자연적 성향에서 
나온다고 믿었다. 국가는 도덕적 명분을 앞세워 이기적 
인간들의 이기심을 억압해서는 안 된다. 이기심은 가치 
있는 천연자원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국가가 인간의 자비심이나 이타심만을 과도하게 강조하면, 사람들은 어리석고 빈곤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지만, 다른 사람의 
자비심에 의존하여 살아갈 수는 없고, 스스로 타인과 교환할 수 있는 것을 가져야 인간다운 삶을 살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아담 스미스가 이기심에 기초한 경제활동에 
무제한의자유를 부여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이기심이 초래할 수 있는 재앙에 홉스가 
주목하였듯이, 아담 스미스도 이기심이 초래할 폐해를 
명백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개인의 경제활동이 
국가권력, ‘법과 통치‘를 통해 적정하게 규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담 스미스도 아무런 구속을 받지 않는 개인에게
이기심이 무한정 허용된다면, 홉스가 이미 지적하였듯이, 
사람들은서로 싸우고 사회질서는 유지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담 스미스가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자유방임주의자는 아니다.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법제도가 선행되어야 한다. 자유 시장은 참여자들이 
따라야 할 일정한 규칙을 필요로 한다. 계약의 실행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정, 범죄자를 단죄할 수 있는 검찰, 
세금을 징수할 조세기관 등이 필요하다. 
경제적 자유와 법의 지배는 함께 간다. 
법의 지배가 없으면 정실 자본주의로 빠진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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