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러 법원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법원으로, 주로 보통시민의 삶과 관련된 사건을 다루는 곳이다. 
거기서는 ‘일반‘ 판사가민형사상 각종 사건에 대해서 재판을 한 다음 판결을 선고한다. 일반법원은 혁명 이전 유럽의 
보통법 시대부터 존재하던 민사법원의후손으로, 대륙법에서 판사라고 하면 보통 이 일반법원의 판사를가리킨다.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삼권분립이론에 따른 사법부의
독립은 일반법원의 독립을 의미한다. 일반법원 판사의 가장 기본적인 직무는 기본법을 해석해서 적용하는 것이다. 

민족국가가 출현하면서 교회와 지방 영주, 일반 사인의 
재판권은 없어졌고, 일반법원이 모든 사건을 관할하면서 
국가의 법질서가 통일되었다. 여기에다가 법을 만드는 
기능까지 국가가 장악함으로써 사법제도 전체를국가가 
독점하게 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사법의 국가 
독점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일반법원이다.

일반법원이 중세 보통법 시대의 영주법원과 교회법원, 
상사법원을 한데 모은 것이라면 파기법원은 프랑스 혁명 
이후 법 해석 문제만을 다루기 위해 새로 만든 특별법원이다.

일반법원은 민사사건에민법과 상법, 민사특별법을 적용하고, 민사소송법에 정한 절차에따라 재판한다. 형사사건은 
형법과 형사특별법을 적용하고 형사소송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재판한다. 결국 각각 민법, 상법, 형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이라는 다섯 기본 법전과 이를 보충하는 법률을 주로 다루는 일반법원은 대륙법의 사법제도에서 가장 
핵심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대륙법 국가에는 행정법원이라는 또 하나의 법원이 있다. 일반법원과 전적으로 분리된 법원이다. 프랑스혁명 
이전의 일반법원에 당시 사람들이 가진 불만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법원이 정부가하는 일에 자꾸 간섭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법원으로 대표되는 사법과 행정을 분리하는 
권력분립의 기치 아래 법원이 정부가 하는일을 
판단한다거나 정부에 특정 행위를 명할 권리를 
박탈해버렸다.

영국 법원이 아직도 정부에 의무이행명령을 내리거나 
행정부의 직무수행 행위 위법성을 판단하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프랑스에서는 판사가 법을 만드는 일을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가 하는 일에도 일체 간섭하지 못하게 했다. 그럼으로써 삼권분립을 완성한 것이다.

입법기관이 모든 법의 원천이고 행정부도 법에 정한 한도 
내에서만 행위할 수 있으므로 사실 행정에 관한 판단을 
법원에 맡길 필요도 없다. 법에 어떻게 적혀 있는지만 보면 되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판단을 하는 기관으로 
국무원(Council of State)이 있다. 원래 왕에게 조언을 
하는 기구였는데 점차 행정부내 최고기관으로 성격이 
바뀌었고, 행정행위의 적법성과 관련한 이의제기를 듣고 
판단하는 등 법원과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행정법원은 독자적인 절차법과 구제수단을 갖추었다. 실제로 적용하는법조문 자체는 몇 개 되지 않지만, 그동안 국무원이 내린 중요한 판결이 쌓여 오늘날 행정법이라는 독자적인 법 체계가 구축되었다.

프랑스법을 계수한 벨기에와 이탈리아 역시 국무원을 행정법원럼 운영하고 있고, 독일과 오스트리아 역시 행정법원을 새로 만들었다.

대륙법에서 이처럼 일반법원과 행정법원은 서로 다른 
조직이고, 각각 독자적인 관할권을 행사한다. 한 사건이 
두 군데 모두 가는 일은 없다. 만약 성격이 모호한 사건이 
발생해서 행정법원으로 갈 경우 피고인은 그 사건은 
행정법원 관할이 아니라 일반법원의 관할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어쨌든 대륙법에서는 법원이 행정과 입법에 관여할 수 
없도록 구획을 나눈 반면에 영미의 보통법(common law)에서는 법원이 모든문제를 다루도록 하는 단일관할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중간쯤에있는 것이 라틴아메리카다. 

라틴아메리카는 기본적으로 대륙법을받아들였지만 미국의 영향도 강하게 받아서 일반법원에 위헌법률심사권을 부여한 바 있다. 민사법은 몰라도 최소한 공법이나 헌법에 관한 한 미국법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뜻이다. 법원이 법률의
위헌심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아이디어다. 
다만 아직까지 미연방대법원처럼 헌법의 수호자로서 
법원의 이미지가강한 것은 아니다. 대륙법의 원칙인 ‘법원은 다른 권력에 개입할 수없다‘는 생각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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