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법계 형사절차의 기본원리
(1) 당사자주의 소송구조
영미법계 형사사법은 국가라는 형벌권의 주체를 상정하지 않으므로, 형사재판도 민사소송처럼 사인 간 (an individual againstan indivictual) 분쟁, 즉 시민 대 시민, 시민 대 국왕 간의분쟁과정으로 파악하는 이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영미법계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사실을 확인" 하며, 사법관은 사인간의 공방절차만을 주재 내지 관여할 뿐 "스스로 조사활동"을 할 수 없는 형사사법 체계가 형성 · 정착되어 있다.
왜냐하면 본래 사인소추제도, 당사자주의 및 공판중심주의하에서는 형사절차가 민사절차와 다를 바 없으므로 일방당사자의 상대방 당사자에 대한 범죄혐의 유무의 규명을 위한 수사는 인정되지 아니하고일방의 당사자로서 공판정에 제출할 증거의 수집만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2) 이론적 배경
당사자주의 형사사법체계는 피의자에 대하여는 체포 후의 짧은 기간(통상 48시간 이내까지의 조사만 허용하는 경찰수사와 이후의 법원에 의한 예비심문절차, 그리고 공판정에서의 사실확인으로 이루어지며, 공판정에서의 사실확인과정의 진행을 위하여 당사자로서의 소추관 (검사)을 두고 있다. 따라서 형사사법체계상의 권력은 초동단계의 수사권을 행사하는 경찰, 소추권을 행사하는 검사, 그리고 공판정에서 소송지휘권 및 양형권한을 행사하는 판사와 사실판단자로서의 배심원단으로 구성된 법원으로 분배된다.
그런데 이와 같이 법원·검찰·경찰로 권력이 분배된 당사자 주의에서는 각 기관들이 모두독립적이어서 지휘관계나 통제관계가 없는 대신, 이러한 권력기관들을 철저히 분산함으로써 그 자체가 커다란 권력기관으로 등장할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며, 나아가 지방자치와 주민자치를 통하여 주민의 철저한 직접 통제가 이루어지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예컨대 미국내에는 통일된 조직으로서의 국립경찰이 없으며, 연방(Federal), 주(State).ㆍ카운티(County) ㆍ시(City)별로 다양한 경찰조직을 가지고 있을 뿐이고, 이러한 자치단체의 자치경찰은 다른 상급자치단체의 지휘·감독을 받는 피라미드 구조가 아니다. 법원의 경우도 연방대법원과 주법원 사이에 위계관계가 없고, 주 안에서도 지방법원판사와 항소법원 및 주상고법원의 판사사이에 관료적 위계관계나 승진개념이 없다.
(3) 법무부와 검찰청과의 관계
영미법계 국가 중 미국의 경우는 삼권분립에 따라 법원만 별도로 분리되어 있을 뿐 연방검사 모두가 연방법무부 소속이며, 별도의 외청 조직이 아니다. 따라서 연방의 법무부가 우리나라의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역할을 담당하며(연방 법무부장관이 동시에 검찰총장임), 대검찰청과 고등검찰청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영국의 경우는 과거 대법원이나 법무부가 없었다. 최고법원의 역할은 상원(House of Lords) 상고심위원회(Appellate Committee) 소속 상임상고법관(Londs of Appeal inOrdinary)이 담당해 왔으며, 법무부의 역할은 대부분 내무부(IHome Office)가 담당하였다.
2005년 헌정개혁법(Constinutional Reform Act)에 따라, 2009년 10월 대법원(Supreme Cout)이 설립되면서, 각각 선임 상임상고법관(Senior Lord of Appeal in Ordinary)이 대법원장(president)의직을 맡게 되고, 사법부의 수장은 항소법원 형사부수석법관(Lord Chief Justice)이 맡게 되었다.
2005년 헌정개혁 이전에는 대법원장 (Lord Chancellor)이 상원의장인 동시에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내각에서는 사법행정을 관할하는 헌정부(Department for Constitutional Affairs)의 장관을담당했다. 2005년 헌정개혁법으로 종래 상원의장(Lord Chancellor)은 최고법원장이나 대법관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게 되었으며, 신설된 법무부(Ministry of Justice) 장관(Secretary of Justice)으로서 법무행정을 총괄하며, 사법정책, 법원인사정책 입법정책의 최고책임자가 된다. 즉형사정책, 형의 집행까지 포함한 법무행정을 담당할 기관의 필요성에 따라, 기존의 헌정부(법원행정)와 내무부(형법개정, 양형), 국립교정청의 기능을 분리하여, 법무부가 신설된 것이다.
법무부 산하의 법무총감(Attorney General)은 법무행정을 총괄하는 장관급 정무직(minister)으로서 법무차장 (Solicitor Gerneral), 검찰청장(Director of Public Prosecutor), 중대사기범죄수사청(SeriousFraud Office) 청장, 북아일랜드검찰청장(Director of Public Prosecutions in Notken Ireland)을 임명한다. 법무총감은 의회에 대해 검찰청(Crown Prosecution Serivee)의 업무에 대한 책임을 진다.
검찰의 기소권한의 감독권 행사에 있어서 법무총감은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지위를 보장받는다.
(4) 사법경찰의 개념 및 수사지휘의 형태영미법계 국가의 경찰관이 행하는 수사활동은 사인의 대리인 자격으로 법원에 소추하기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행위가 그 본질이며, Charge 이후 사실규명(수사) 과정은 전적으로 법원의 절차도 하에 당사자 간 법정 공방으로 진행된다.
Charge란 경찰이나 다른 공소기관이 피고발자를 범죄혐의로 법원에 고발하는 절차를 의미하는데, 위 경찰의 Charge는 사인의 자격으로 행한 것일 뿐, 경찰에게만 부여된 특별한 권한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영미에 있어서는 검찰 또는 검사(public prosecutor)가 법원에 범죄혐의자에 대한재판을 청구하는 것을 보통 ‘charge‘ 또는 ‘lay information‘이라고 하지만, 이를 대륙법계제도와 비교하여 검사의 ‘기소‘로 보는 것보다는 범죄의 피해자 또는 경찰이 법원에 고소 내지 고발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
배심제도와 사인소추를 원칙으로 하는 당사자주의적 소송구조 하에서 특정인에게 범죄혐의가 지워진 후에는 사실규명 및 형벌부과를 위한 모든 절차가 법원에서 사인 간 투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미법계에서는 법원·검찰·경찰 등 어떤 기관도 혐 의자를 직권적으로 신문하는 사실규명 활동을 할 수 없으며, 영미법계 검사도 소추대리인 자격으로 출발한 일방 당사자의 지위에 불과하므로 법적으로 검사가 경찰의 수사행위를 지휘·통제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상정하기 어렵고, 또 그렇게 할 이유도 없다. 따라서 영미법계 경찰에는 구속권, 피의자신문권. 대질조사권 등 직권적 · 사법적 수사권한이 전혀 없으며, 영미법계의 ‘검사‘는 대륙법계의 검사와 달리, 사실조사를 하는 수사절차의 주재자가 아니라 피해자 내지 경찰을 대리한 소송의 일방 당사자에 불과하다.
결국 영미법계에서는 범죄예방 영역과 범죄발생 영역을 명확히 분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연유로 영미법계에서는 본래의 행정경찰과 구별되는 사법경찰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시대의 변화와 함께 수사만을 전담하는 수사경찰이 등장하였는데, 이를 Detective 또는 Investigator라고 부르며 일반 경찰 (Police)과는 완전히 별개의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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