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남용은 외형상으로는 권리의 행사인 것과 같이 보이나, 구체적인 경우에 실질적으로 검토할 때에는 권리의 공공성 · 사회성에 반하여 권리 본래의 사회적 목적을 벗어난 것이어서, 정당한 권리의 행사로서 인정할 수 없는 행위이다.
권리남용의 요건
제 2 조 제2항은 권리남용 금지의 법이념을 선언하고 있을 뿐이고, 그 요건이나 효과를 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한 요건이나 효과는각종 권리의 내용에 따라 다르며, 모든 권리에 공동하는 것을 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리남용 금지의 법리와 제 2 조 제2항의 정신에 비추어 다음과 같은 것을일반적 요건으로서 들 수 있다.
① 권리의 행사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 이는 당연한 요건이다.이 요건과 관련해서 권리의 불행사에 관해서도 남용을 인정할 수 있는지 문제된다. 본래 권리는 사회생활관계를 합리적으로 규율하기 위하여 개인에게 인정되는것이고, 권리자는 이를 성실하게(즉, 신의칙에 따라서) 행사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권리자가 불성실하게 권리를 행사하는 때에 이른바 남용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권리를 불성실하게 행사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불성실한 불행사도남용이 된다고 하여야 한다. 그러한 불성실한 불행사의 효과로서는 그 권리를 실효시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이 실효의 원칙에 관해서는 이미 설명하였다. 한편 법적 지위나 법제도를 남용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법인격 남용이 이에 해당한다.
② 권리가 인정되는 사회적 이유에 반하는 행사이어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권리의 본래의 사회적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행사가 있어야 한다.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신의칙 위반 · 사회질서 위반 · 정당한 이익의 흠결 · 권리의 경제적, 사회적 목적에 대한 위반ㆍ사회적 이익의 균형의 파괴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어디까지나 추상적 기준에 지나지 않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남용이 되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수 밖에 없다.
권리남용의 효과를 개략적으로 유형화한다면, (i) 그 권리가 청구권이면 법은이를 도와주지 않는다. (ii) 형성권이면 본래 발생하여야 할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ii) 남용의 결과 타인에게 손해를 주면 위법한 행위로서 손해배상의 책임을진다. 이 경우 행사의 정지 · 장래의 예방 손해배상의 담보의 청구도 가능할 것이다. (iv) 권리가 박탈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법률에 규정이 있는 때에 한하여야할 것이다 (924조 참조). 왜냐하면, 원래 권리남용의 이론은 권리 그 자체의 제한이 아니라 권리 행사의 제한이기 때문이다.
의무의 이행
1. 의무자가 그가 부담하는 의무의 내용을 실현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 의무의 이행이다. 예컨대, 금전을 꾼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금전을 지급하는 것과 같다. 의무의 내용은 작위일 수도 있고 부작위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의무의 내용에 따라이행의 방법도 달라질 것이다.
2.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하게 하여야 한다 (2조 1항). 즉, 이미 설명한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서 하여야만 한다. 신의칙에 위반하여 의무를 이행한 경우에는 의무의 이행과 같은 외형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의무의 이행이 아니다. 그리하여 마치 신의칙을 위반한 권리의 행사가 남용이 되거나 불법행위가되는 것과 같이, 신의칙을 위반한 의무의 이행에도 이행의 효과가 인정되지 않으며, 의무 불이행으로서 채무불이행 그 밖의 위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 어떠한 의무 이행이 신의칙에 위반하는 것인지도 각종의 의무에 따라 일정하지 않으므로 구체적인 경우에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권리자는 정당한 권리 행사를 통하여 권리의 내용을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권리가 침해되는 때에는 그에 대한 구제가 필요하다. 권리의 침해에 대한 구제가곧 권리의 보호의 문제이다. 옛날에는 권리자가 자기의 힘으로 권리를 보호· 구제하는 자력구제가 인정되었다. 그러나 이 구제방법은 힘없는 권리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오히려 힘 있는 자의 옳지 못한 주장의 실현을 위하여 남용될 뿐만 아니라, 끝없이 다투게 되어 사회적 불안을 가져오며 또한 권리를 실현하는 경우가 있어도 이를 확정할 수 없는 약점 · 단점이 있다. 여기서 사회·문화의 발달에따라 점차 사력구제를 갈음하여 공권력에 의한 구제가 머리를 들게 되었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하여 근대의 법치국가에서 권리의 보호 · 구제는 일반적으로 국가구제 · 공격(소)구제에 의하고 있으며, 사력구제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부득이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인정할 뿐이다.
조정제도
조정은 국가기관인 조정위원회가 분쟁당사자 사이를 주선해서 그들의 주장을 서로 양보하게 하고, 필요가 있으면 자기의 조정 의견을 제안하여 당사자를 설득하고, 그 합의로써 다툼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절차이다.
조정위원회는 특별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구성되는 경우도 있고, 이들과 판사로구성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조정은 다툼을 간이 신속하게 해결하여 복잡한 재판절차에 의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당사자 서로의 양보에 의한 해결을 꾀하는결과, 재판에서와 같이 당사자 사이의 대립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영속적인 법률관계에서 분쟁해결에 적합하고 또한 법률의 엄격한 적용으로 생기는 불합리를 제거하여 구체적 타당성 있는 해결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 반면에 재판에서와 같은 확실성이 없는 단점도 있다.
또한 조정은 어디까지나 서로의 양보에 의한 해결을 본래의 취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끝내 당사자 사이에 합의를 보지 못하면, 국가기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툼의 해결은 좌절되고 만다. 여기에 조정의 한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자력구제
청구권(물권적 · 채권적 · 가족권적 여러 청구권을 말한다)을 보전, 즉 안전하게 지키기 위하여 국가기관의 구제를 기다릴 여유가 없는 경우에, 권리자가 스스로 사력으로써 구제하는 행위가 자력구제이다. 자조라고도 한다(형법에서는 「자구행위」라고 하고 있다).
정당방위 · 긴급피난이 현재의 침해에 대한 방위행위인 데 대하여, 자력구제는 주로 과거의 침해에 대한 회복인 점에서 다르다. 민법은이에 관한 일반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다만 점유의 침탈에 관해서만 규정을 두고 있다(209조 참조). 여기서 점유침탈 이외의 경우에 자력구제를 인정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형법 제23조가 청구권 일반에 관한 자구행위를 인정하여 위법성 조각사유의 하나로 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일반적으로 자력구제를 인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즉, 정당한 자력구제행위를 초법규적 위법성 조각사유로 보아, 불법행위의성립을 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그 요건으로서 자력구제에 사용되는 수단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지 않는 것이어야 하고, 또한 그 정도가 적절한 것이어서 권리남용에 이르지 않는 것이라야 한다.
권리의 주체와 권리능력
1. 권리의 주체일정한 이익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법이 인정하는 힘이 권리이므로([22] 참조), 권리라는 개념은 당연히 그러한 법적 힘을 갖게 되는주체를 전제로 한다. 법질서에 의하여 그러한 법적 힘이 주어지는 자, 즉 권리의 귀속자가 권리의 주체이다. 마찬가지로 의무의 귀속자가 의무의 주체」이다. 모든 권리·의무에는 그 주체가 있으며, 주체 없는 권리나 의무는 있을 수 없다. 민법학에서는 권리·의무의 귀속주체를 법적 인격 또는 법인격(法人格)이라고도 일컫는다.
2. 권리능력 권리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지위 또는 자격을 권리능력(力」또는「인격」이라고 한다. 주의할 것은 권리능력과 권리는 구별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권리능력을 가지는 자만이 권리를 가질 수 있는 것이나, 권리능력 자체가 권리는 아니다. 권리능력은 어디까지나 권리의 주체(권리자가 될 수 있는 추상적 · 잠재적인 법률상의 지위에 지나지 않는다.
3. 의무능력 앞에서 본 바와 같은 권리능력에 대응하여, 의무의 주체가될 수 있는 지위를 의무능력이라고 한다. 현대의 법제에서는 권리를 가질 수 있는 자는 동시에 의무도 질 수 있으며, 과거의 노예 · 노비와 같이 의무만을 부담하고 권리를 질 수 없는 자는 없다. 오늘날 권리능력은 동시에 의무능력이다.
민법 제3조는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권리능력이 동시에 의무능력이라는 것을 명백히 하고 있다. 따라서 권리능력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권리의무능력」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용어라고 할 수있다. 그러나 근대사법은 권리 본위 · 권리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단순히 권리능력이라고 하여도 무방하다.
법인
자연인이 아니면서 법에 의하여 권리능력이 주어져 있는 사단과 재단이 법인이다. 단체가 이를 구성하는 개인의 증감변동과는 관계없이일정한 범위 내에서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는 현상은 어느 정도까지는 거의 모든시대와 민족에 공통되는 것이었다. 근대적 사회관계는 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개인의 결합체 또는 재산의 집단을 중심으로 하여서도 성립한다.
특히 자본주의 경제발전의 필수적 결과로서, 사단이나 재단은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다(회사, 특히 주식회사를 생각하라). 여기서 근대사법은 법인이라는 특수한 인격개념을 구성하여 권리주체로 승인하고 있다. 우리 민법도 자연인 외에 법인을 권리주체가 될 수 있는 자로 인정하고 있다.
권리능력 의사능력 행위능력
권리능력은 단순히 권리·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일반적 추상적인 자격에 지나지 않으며, 권리능력자가 그의 행위를 통해서 구체적인 권리나 의무를 취득또는 부담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자기의 권리·의무에 변동이 일어나게하는 행위를 스스로 하기 위해서는 따로 의사능력이나 행위능력을 필요로 한다. 바꾸어 말해서, 민법은 누가 권리·의무의 귀속주체인가라는 것과 그 주체가 어떤 지능적 단계에 이르렀을 때에 실제로 혼자서 유효하게 권리를 취득· 행사하거나 의무를 부담 · 이행할 수 있는가라는 현실적 행위의 능력을 분리해서 다루고 있다. 둘 중앞의 것이 권리능력의 문제이고, 뒤의 것은 권리주체의 의사능력 또는 행위능력의 문제이다. 권리능력자가 모두 의사능력 또는 행위능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권리주체의 행위능력에 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겠지만, 민법에서 단순히 능력이라고 하는 때에는 그것은 행위능력을 의미한다(5조 이하 · 112조, 179조 등 참조).
권리능력에 관한 규정은 강행규정이다
권리능력에 관한 규정은 강행규정이며, 개인의 의사로서 그적용을 물리치는 것(권리능력의 제한이나 포기의 특약 등)은 인정되지 않는다(103조 · 105조 참조). 민법은 그러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는 않으나, 권리능력에 관한 규정이 강행규정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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