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권법정주의

제185조는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못한다"라고 규정한다. 이는 물권법정주의를 선언한 조항이다.

물권법정주의는 1) 소유권을 공허하게 할 소지가 있는 
강한 제한물권을 억제하고, 2) 공시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거래의 안전을 보호한다. 소유권의 공허화를 방지할 
필요는 전근대적이고 봉건적인 권리계층구조에서 
탈피하여, 공고하고 확실한 사적 소유권 제도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역사적으로 요구되었다.

소유권제도가 공고하게 확립되어 있는 오늘날에는 이를 
물권법정주의의 주된 목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오늘날 물권법정주의의 목적으로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공시주의의 지탱이다. 등기나 점유에 의하여 
물권을 공시하려면 물권의 내용이 유형화되어 법으로 
정하여져야 한다. 물권의 종류와 내용이 사람마다 
다르다면 이를 공시하기 어렵고, 당사자로서도 이를 
일일이 파악하기어렵다. 만약 거래할 때마다 물권의 
종류와 내용을 개별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면 거래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거래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이는 원활한 거래를 통한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방해하여 
결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물권은 
대세적 권리로서 모든 사람에게 주장할 수 있는 권리인데, 
사람마다 주장할 수 있는 권리의 종류나 내용이 달라진다면 일반 공중의입장에서도 어떠한 경우에 권리의 침해가 되는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공시주의가 제대로 관철되려면 그 선행조건으로 물권법정주의가 필요하다.

물권법정주의의 적극적 내용은 법률에 규정이 있거나 
관습법에 의하여 인정되는 물권만 허용되고, 이러한 물권이라 하더라도 법률이나 관습법이 정하는내용이나 효력을 
변경하여 이와 다른 내용 또는 효력을 갖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권법정주의에 따르면 법률이나 관습법에 의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임의로 새로운 종류의 물권을 창설할 수 없다. 
그러므로 소유자가 제3자에게 법률 등이 정하는 것과는 
다른 종류와 내용의 물권을 설정해 주기로 합의하여도 
그합 의의 효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가령 당사자들이 물권적인 용익권을 설정하고자 한다면, 
민법상 용익물권인 지상권, 지역권, 전세권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용익물권은 모두 부동산을 
객체로 하므로 동산에 대한 용익물권 설정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처럼 법으로 정한 물권 유형을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유형강제가 부과된다.

물권법정주의 위반의 효과

물권법정주의에 반하여 당사자가 임의로 창설한 물권은 
물권으로서의 효력을 가지지 않는다. 예컨대 질권은 
동산이나 권리에 설정하는 물권이므로 당사자가 
부동산에 질권을 설정하더라도 질권으로서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저당권은 저당목적물의 교환가치만 파악하는 
담보물권이므로 저당권자가마치 용익물권처럼 
저당목적물의 이용가치까지 물권적으로 파악하는 
내용으로저당권을 설정하더라도 그러한 저당권의 
효력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이때에도 제137조의 
일부무효 법리에 따라 본래 의미의 저당권의 효력이 
발생할 여지는 있다.

위와 같은 약정에 채권적 효력은 인정되는가? 
물권법정주의는 사회 일반의 이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민법의 근본 구조에 관한 원칙이다. 그러므로
이와 다른 내용을 형성하려는 약정의 채권적 효력도 
부정해야 한다. 가령 동산에 대한 저당권설정계약처럼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제한물권을 설정하는 계약은 
제한물권의 효력을 발생시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채권계약으로서도 효력을 발생시킬 수 없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 무효행위의 전환에 관한 
제138조를적용할 수 있는지(가령 동산질권설정계약으로의 전환) 검토해 볼 여지는 있다.

물권은 모든 자에게 주장할 수 있는 권리이다. 바꾸어 
말하면 물권은 모든 자에게 그 물권을 침해하지 않을 
의무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의미에서 물권은 절대권 또는 
대세권이다. 이러한 물권의 특성 때문에 물권은 채권보다 
제3자, 더 나아가 사회 일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물권의 이러한 특성으로부터 물권의 우선적 효력과 
물권적 청구권이 도출된다.

물권은 모든 자에게 주장할 수 있다는 명제에는 두 가지 
예외가 있다. 우선 처분금지가처분의 경우이다. 
처분금지가처분은 목적물에 대한 채무자의 소유권이전, 
저당권 전세권 · 임차권의 설정 등 일체의 처분행위를 
금지함으로써 권리의 실현을 보전하기 위한 가처분이다. 
그런데 판례는 처분금지가처분은 처분금지에 대하여 
상대적 효력만을 가지는 것이어서 그 집행 후에도 
채무자는 여전히 이를 처분할 수 있고, 다만 그 취득자는 
처분금지가처분을 한 자에 대하여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한다(대판 2001.1.19, 2000다58132 등 참조). 
이에 따르면 처분금지가처분 후에도 목적물에 대한 
물권을 유효하게 취득할 수는 있지만, 가처분자에 대하여는 그 물권을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한 명의신탁은 원칙적으로 무효이지만 예외적으로 
유효하게 취급되는 명의신탁에서는 대내적 소유권과 
대외적 소유권이 분리된다. 이 경우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고,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 이외의 자에게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물권과 채권 사이의 우선순위

물권은 채권에 우선한다. 가령 A가 B에게 아파트를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B는 그 계약에 기하여 A에게 아파트 소유권
이전등기청구권 및 인도청구권이라는 채권을 가진다.
그런데 A가 C에게 이 아파트를 이중매도하고 C에게 먼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고 하자. 이때 C는등기명의자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인 A뿐만 아니라 
B를 포함하여 그 이외의 모든 자들에게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 따라서 채권자에 불과한 B는 물권자인 
C에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즉 C의 물권이
B의 채권에 우선한다.

이러한 물권의 우선효는 채무자회생 또는 파산절차에서는 환취권(회생파산 제70조, 제407조) 또는 별제권(회생파산 제411조), 강제집행절차에서는 제3자이의의 소(민집 제48조)로 나타난다.

하지만 정책적으로 채권을 물권과 마찬가지로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이를 법률로 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일정한 요건을 갖춘 주택임차인이나 상가건물임차인의 임차권, 등기된 임차권, 
가등기에 의하여 보전된 채권 등이 있다.

물권과 물권 사이의 우선순위

물권 상호간에는 먼저 성립한 권리가 우선한다. 
나중에 상세하게 설명하겠지만, 
물권변동에는 원칙적으로 공시방법이 요구된다. 
민법상 공시방법으로부동산은 등기, 동산은 점유가 
필요하다. 따라서 부동산의 경우 선순위등기자가 
후순위등기자에 대하여, 동산의 경우 선순위점유자가 
후순위점유자에 대하여 우선하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물권적 청구권

물권은 모든 자에게 주장할 수 있는 권리이다. 따라서 
물권은 모든 자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 이를 물권의
대세적 보호효력이라고 한다. 민법은 물권의 보호수단으로 물권적 청구권을 부여한다. 물권적 청구권은 상대방에게 
물권의 방해에 대한 고의나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관철시킬 수 있는 강력한 권리이다. 만약 타인이 소유물의 점유를 
침탈하여 그 반환을 거부한다면, 소유자는소유물반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제213조). 또한 타인이 소유물에 대한 소유권의 실현을 방해하거나 그러한 염려가 있다면, 
소유자는 소유물방해제거 청구권이나 방해예방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제214조).

이러한 물권의 대세적 보호효력은 채권의 대인적 
보호효력과 구별된다. 채권은 물권과 달리 원칙적으로는 
특정인에게만 주장할 수 있는 상대권이다.
따라서 제3자에 의하여 결과적으로 채권의 실현이 
방해되었다고 하여 늘 위법성이 인정되어 그 채권이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 보호되지는 않는다. 
가령 A와 B가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경쟁업자인 C가 A와 
이중계약을 체결하여 결과적으로 B의 계약상 권리실현이 
무산되었더라도, 그러한 행위가 자유경쟁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공정하게 이루어졌다면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이경우 B는 A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책임을 지울 수 있겠지만, C에 대하여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 하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채권침해의 
위법성이 인정되어 제3자에게 채권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채권의 대인적 보호효력은 원칙적인 모습일 뿐늘 그러하다는 것은 아니다.

권리의 객체

권리는 일정한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법률상의 힘이다. 
이러한 이익 발생대상을 권리의 객체라고 한다. 권리의 
객체는 권리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물권의 객체는 
원칙적으로 물건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채권 기타의 
권리가 물권의 객체가 되기도 한다(제345조 이하, 제371조). 

한편 채권의 객체는 채무자의 일정한 행위 급부)이다.
민법은 권리의 객체 대신「목적」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제191조, 제260조 제288조, 제303조, 제331조, 제347조 이하, 제365조, 제371조 등). 이와 관련하여 채권의 목적과 목적물은 구별해야 한다. 채무자의 급부가 일정한 대상에 
대한 행위일 경우 그 행위 대상을 목적물이라고 한다(제375조 제2항 참조). 

예를들면, 제374조에서와 같이 특정물의 인도가 채권의 
목적인 때 인도대상이 되는 특정물이 그 채권의 목적물이 
된다. 민법상 권리의 객체는 권리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 
민법은 그 가운데에서 물건을 보다 일반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이해하여 총칙편에 물건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제98조 이하).

물건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말한다(제98조). 이는 주로 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있는 
대상을 정하는 데 의미가 있다.

유체물이란 공간의 일부를 차지하는 물질, 즉 고체 · 액체 · 기체를 말한다. 유체물은 생물(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을 
포함하여)과 무생물을 포괄한다. 

동물은 통상적인 언어용법에 따르면 물건에 속하지 
않지만, 법에서는 물건으로 취급된다(제252조 제3항). 
타인 소유의 동물을 해치면 형법상 재물손괴죄(제36조)에
해당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동물은 동물보호법,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서 특별한 취급을 받고 있다.

따라서 전체 법질서의 차원에서 본다면 동물이 다른 
무생물적 물건과 완전히 동일하게 취급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전기 ·열·빛·소리·에너지와 같이 운동이나 힘으로 
파악되는 무형의 자연력 중에서 관리할 수 있는 것도 
민법상 물건에 속한다. 여기서 관리란 결국 지배의 대상이 
되어 일반인 사이에서 거래하기에 적합한 성질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관리가능성은 시대와 사회의 변천에 
따라 유연하게 파악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정보나 
데이터, 지식, 발명, 표현 등도 물건의개념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법론 또는 해석론도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위 대상들은 저작권이나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의 객체로 
되거나 불법행위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이익이 될 수는 
있어도 민법상 물권의 객체인 물건에 해당한다고할 수는 
없다. 다만 위와 같은 대상들이 민법상 물건처럼 소유되고 
거래되는 실정에 비추어 물건에 관한 민법의 규정을 유추 
적용하거나 참고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물건에 대한 민법의 정의는 한편으로 채권 기타의 권리 및 
정보 등을 그로부터 배제함으로써 이들에 대하여 소유권에 관한 규정 (특히 제213조 제214조및 제201조 이하)을 
적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부인하고(소극적 기능), 다른 
한편으로 그것이 유체물이 아니라도 유체물과 같이 거래될 수 있는 성질을 가지는 실체이면 그에 관한 법률관계를 
물건과 같은 법리에 의하여 처리하도록 하는(적극적 기능)
이중의 기능을 가진다.

물건의 개념은 규범적 관점에서 정하여지므로 별이나 달, 
대기, 해양 등과 같이 인간의 지배와 관리가 곤란한 것은 
물건에 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해수를 담은 통이나 산소를 
담은 캔처럼 일단 그것이 지배의 영역에 편입되면 민법상 
물건이 된다. 앞으로 과학기술의 발달과더불어 인간의 
지배력이 넓어지면 물건의 범위도 넓어진다. 
그러한 의미에서 물건의 개념과 범위는 장래를 향하여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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