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은 상인 또는 상행위의 정의와 관련하여 4개의 조문을 두고 있다. 우선상인을 당연상인과 의제상인으로 분류하고, 당연상인은 제 4조에서 자기명의로상행위를 하는 자로 정의하는 한편, 의제상인에 관해서는 제 5조에서 ① 점포기타 유사한 설비에 의하여 상인적 방법으로 영업을 하는 자는 상행위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상인으로 본다. ② 회사는 상행위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전항과 같다(즉 상인으로 본다는 뜻)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상법 제46조는 「동산, 부동산, 유가증권 기타 재산의 매매」 등 22가지의 행위를 나열하고, 이 행위 중 어떤 것을 영업으로 할 때 상행위 (기본적 상행위)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의 해석에 있어, 제 4 조에서 당연상인이 하는 상행위란 바로 제46조에서 말하는 기본적 상행위를 가리킨다는 점에 관해서는 견해의 대립이전혀 없다. 그리고 제46조의 각 호에서 나열하는 행위들은 그 자체로서 기본적상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고 이를 영업으로 할 때에만 기본적 상행위가 된다는 점도 규정상 명백하다.
자기명의로 영업성 있는 거래를 하더라도 오로지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물건을 제조하거나 노무에 종사하는 자의 행위는 상행위로 보지 아니하며, 따라서 이러한 행위를 하더라도 상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자는 후술하는 소상인도 아니다.
여기서 임금을 받는다는 것은 특정인에게 고용되어 보수를 받는다는 뜻이 아니라 제조 또는 노무의 양에 따라 영세한 보수를 받음을 뜻한다. 이러한 행위를하는 자도 그 나름대로 영리성을 가지고 계속적·반복적으로 제조 또는 노무를 하지만, 지나친 영세성으로 인해 기업성을 인정할 수 없어 상인의 범위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어떠한 자가 이에 해당하느냐는 것은 시설이나 거래의 규모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집에다가 재봉틀 서너 대와 3. 4인의 공원을 두고 봉제공장에서 바느질을 도급받아서 바느질한 옷 한 벌당 얼마씩 받는다거나, 서너 대의PC를 갖추고 남이 맡기는 대로 타자를 쳐주고 1 페이지당 얼마씩 받는 것은 이에 해당한다.
설비상인의 업종이 될 만한 사업으로는 경영자문업, 결혼상담업, 연예인의송출업, 흥행업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특히 금융 · 서비스업 부문에서 새로운사업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그런데 의사·변호사와 같은 전문 직업인은 그 사업활동이 대체로 의제상인의 요건을 충족하지만, 영리성을 그 사업의 기본적인 특성으로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상인으로 보기 어렵다. 근래 변호사의 상인성을 부정한 판례가 있다. 이와 달리 이러한 자유업도 기업의사를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한 상인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법무법인 역시 상인은 아니지만, 법무법인의 명칭은 상호에 준하는 것으로 보아 상호의 등기와 보호에 관한 상법 제22조, 제23조 및 상업등기법 제30조가 준용된다는하급심 판례가 있다. 그 이유로서는 법무법인의 명칭은 사업상 자기를 표시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칭호로서 상인의 상호와 거의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고있으며, 이 규정들을 준용하지 않을 경우 선등기한 법무법인의 명칭과 동일한 명칭으로 법무법인 설립등기를 하는 것을 막을 근거가 없다는 점을 제시한다.
제5조 제 1항에서 말하는 점포 기타 유사한 설비에 의하여 영업을 한다고 함은 「상인적 방법으로」의 예시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상인적 방법으로 영업을 한다고 함은 기술한 바와 같이 당연상인이 영업을 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영업을 하는 것을 뜻한다.
즉 점포나 사무실과 같은 영업활동을 위한 고정적인 장소를 갖고, 상업사용인을 두고 상업장부를 작성하며, 대외적인 홍보활동을하는 등 사회통념상 상인의 경영방법이라 생각되는 방법을 좇아 영업을 하는 것을 말한다.
상인적 방법으로 영업을 한다 함은 당연상인 및 회사가 아닌 자가 어떠한행위를 하였을 때 그의 상인성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표지이다. 그러므로 가령 계를 생업으로 삼아 계원을 모집하는 계주라 하더라도 위의 상인적 방법으로 하지 않는 한 상인이 될 수 없다.
회사는 상행위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상인으로 본다. 여기서의 상행위도기본적 상행위를 이른다. 회사는 상행위 기타 영리를 목적으로 하여 설립한 사단이므로(169조) 그 중에는 기본적 상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회사와 기본적 상행위 이외의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회사가 있다. 본조는 상행위 이외의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회사를 상인에 포함시켜 그의 거래에 상법을 적용하기 위해 둔 규정이다. 회사는 가장 합리적인 기업조직으로서, 상인으로서의 성격을 농후하게 지녔음을 고려한 것이다.
소상인(Minderkaufmann)이란 영업규모가 영세하여 상법 중 일부 규정의 적용이 배제되는 상인을 말한다. 이에 대해 상법규정이 전부 적용되는 일반상인은 완전상인(Vollkaufmann)이라 부른다. 소상인은 당연상인에만 있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으나, 상법은 규모만을 기준으로 정하고 있으며, 후술하는 소상인제도의 입법취지는 의제상인에 대해서도 타당하므로 이같은 제한을 두어 해석할 것은 아니다.
영업규모의 영세성은 사회의 경제규모에 따라 기준이 달라질 문제이므로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되어 있는데, 현재는 자본금액이 1천만원에 미치치 못하는상인으로서 회사가 아닌 자로 정해져 있다. 회사는 규모에 관계없이 기업성이 뚜렷한데다가, 소상인에게는 적용하지 않는 상호나 상업등기에 관한 규정은 아무리 영세한 회사라도 반드시 적용되어야 하므로 회사를 소상인에서 제외시킨것이다. 자본금액이 1천만원 미만이라 하나, 이같이 영세한 개인상인의 경우에는 자본의 개념이 뚜렷하지 아니하므로 영업재산의 총액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소상인은 상업장부를 작성할 의무가 없으며, 따라서 상업장부의 보존의무, 소송에서의 제출의무도 없다. 그러나 원래 상업장부의 작성 및 보존의무는 위반한다 해도 제재가 따르지 않는 불완전의무이므로 소상인에 대해 적용하지않는다고 해서 별 실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소상인에 대해서는 상업등기에 관한 규정도 적용하지 아니한다. 상법상의 등기제도 중 회사에 관한 것은 원래 소상인과 무관하고, 상호 · 지배인에 관한 등기는 지배인과 상호에 관한 규정 자체가 소상인에게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그에 관한 등기제도도 따라서 소상인에게 적용될 여지가 없다. 그러므로 상업등기가 소상인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규정이 의의를 갖는 것은 미성년자의 영업에 관한등기와 법정대리인의 대리영업에 관한 등기에 대해서이다. 이에 의해 미성년자가법정대리인의 허락을 얻어 소상인으로서 영업을 할 때라도 등기할 필요가 없으며, 소상인인 제한능력자를 위하여 법정대리인이 영업을 하더라도 등기를 할 필요가 없다.
영업의 개시를 위한 준비행위도 행위의 성질로 보아 거래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영업의사를 인식할 수 있으면 상인의 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경우에는 개업의 준비에 착수하였을 때 상인자격을 취득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무엇을 개업준비행위로 보느냐는 점에 관해 견해의 대립이 있다. 개업의 의사가 대외적으로 표출되어야 개업준비행위로 볼 수 있다는 설(개업의사표출설), 개업을 주관적으로 실행하는 행위가 있으면 개업준비행위로 보아야 한다는 설(주관적 실현설), 개업의사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때 개업준비행위로 보아야 한다는 설(객관적인식가능설)이 있으며, 일본에서는 개업의사가 본인, 상대방, 일반인에게 단계적으로 알려지는 시기를 나누어 효력을 달리 인정하는 설(단계설)도 주장되고 있다. 통설·판례는 객관적 인식가능설에 입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