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을 통해 동아시아 문화권을 고찰해보다.










이른바 ‘동아시아유학이라는 연구 분야는 공간적 
개념이자 시간적 개념이다.
공간개념으로서의 동아시아유학은 유학의 사상과 
그 가치 이념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전되고 의미를
형성한 것을 가리킨다. 이런 차원에서의 동아시아 유학은 송명유학, 도쿠가와유학 또는 조선유학의 범주보다 
그 범위가 넓기 때문에
‘동아시아적인‘ 차원에서 보는 유학의 문제는 중국, 
일본 또는 한국이라는 단일지역에서 보는 유학 내부의 
문제와는 대단히 다르다. 시간개념으로서의 
동아시아유학은 각각의 국가별 유학의 전통에서 벗어난 
경직되고 변하지 않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동아시아 
각각의 국가별 유학자들의 사상적 상호작용 속에서 
시기에따라 변화되고 시대와 함께 발전한다. 
따라서 ‘동아시아유학은 그 자체가 다원적인 
학문 분야로서, 여기에는 전근대적인 일원론의 
전제된 설정이 없기 때문에
‘중심 vs 변경‘이나 ‘정통 vs 이단‘의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문화 동아시아‘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한가? 
이 문제에 관하여 우리는 두 가지 방면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첫째, 문화전파의 현지화라는 시각에서 볼 때, 
그 어떤 문화이든 다른 지역에 전파될 때 모두 다 
그 지역의 문화와 부딪치고 적응하는 과정이 있기 마련인데, 
이러한 과정이 바로 ‘현지화‘의 과정이다. 
문화전파는 결코 상품 수출과 같이 수입국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일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한 문화가 다른 한 문화와의 대화 과정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문화전파는 ‘문화교섭‘의
성격을 띠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동아시아는 지리적 개념이자 문화적 
개념이라고 말하게 된다. 우리가 일방적으로 동아시아를 지리적 개념으로만 
강조한다면, 동아시아유학개념의 제안은 동아시아 
자체에 문화적 내포가 없기 때문에, 동아시아에서의
유학은 일방적인 전파일 뿐 현지 문화와의 교섭 
과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것이 된다. 
이러한 관점은 유학이 동아시아 지역을 아우르는 
통제적 개념이되는 아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왜냐하면 동아시아 자체가 아무것도없는 문화 부재의 
지리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동아시아
유학은반드시 ‘중화문화일원론‘이나 ‘중국 중심론‘의 
변칙으로밖에 될 수 없는데, 이는오늘날 세계 문화 
다원화의 흐름 속에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편견이다. 
그렇지않으면 ‘잠재적 동기‘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둘째, 우리가 ‘동아시아는 문화지리적 개념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또 다른이해, 즉 동아시아를 정치질서와 지리정치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에 관심을돌려야 하기 때문인데, 
20세기 초 ‘동아시아‘ 개념이 일본에서 유행될 때 바로
‘지정학적 냄새를 짙게 풍겼었다. 예컨대, 모두가 익히 알고 있고, 아픈 기억을지니고 있는 ‘대동아공영권은 제국주의 
식민주의 의미가 강한 지정학적 개념으로,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이미 사어가 되었고, 정직한 지식인이라면
그것의 부활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문화지리적 
개념인 동아시아를 강조하게되는 것은 이처럼 지정학적 
개념인 동아시아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차단하기위해서다. 동아시아를 하나의 문화적 내포를 가진 지리적 존재로 
보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동아시아 자체가 의미 세계를 
구성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도록할 뿐만 아니라, 
역사 연구에 있어서의 전통적인 민족국가(nation-state) 개념에따른 어려움을 극복하고 보다 명확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동아시아 지역문화에서의 중국유학의 
역사적 문제를 재조명할 수 있게 한다.

마지막으로 본문이 설정한 동아시아유학이 왜 필요한가 
라는 문제에 대답해보기로 하자. 
이에 앞서 ‘동아시아유학‘의 연구 성격과 대상, 
접근 방법 등에 대해 몇 가지 초보적인 이해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사실만 들어 거칠게 말해보면, 
대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몇 가지 뜻이 있다.

첫째, 동아시아유학은 동아시아문화나 동아시아사상의 
한 갈래이기 때문에동아시아유학 연구는 성격상 다문화 
비교 연구에 속하며, 동아시아문화 자체가
다원성이란 근본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아시아유학 또한 구조상의통체성이나 역사상의
 ‘동일‘이 있을 수 없다. 이는 다문화 비교 연구가
성립될 수 있는 전제이기도 하다.

둘째, 중국에서 발원한 유학이 동아시아에 있어서 
발전하게 되는 것은 필연적으로 역사적 시간과 지역적 공간에서 이질성을 
드러내고, 그 과정도 반드시 현지화의 과정을 거치게 되므로, 
중국유학이나 일본유학 또는 한국유학은 구조적인 
형태 및 의리적인 천명에 있어서 가지각색이다. 
바로 이런의미에서 동아시아유학은 다원적인 
학술 연구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셋째, 그 다원성 때문에 서로 ‘타자‘가 되면서도 또한 
서로 주체가 되는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중국은 ‘타자적인 존재이지만, 그렇다고 일본이
동아시아에 있어서 절대성 · 보편성의 대표자인 것도 
아니고, 중국에 대한 ‘타자화‘를 통해 일본 자체의 
주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점은 중국이나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므로, 
이들은 서로 타자가 되고 서로 주체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일방적으로 ‘타자‘나 ‘주체‘만 강조한다면,
이른바 이러한 ‘타자‘나 ‘주체‘는 배타성을 지니게 
되어 타자/비타자‘라는 이원적 대립의 올가미 속에
빠지기 쉽다.

넷째, 중요한 것은 오늘날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문화적인 차이, 다름, 타자가 소멸되고 제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문화적인 공감의식이 뚜렷해지는 요
즘 사회에서 다양한 문화 간의 차이, 다름, 타자가 
서로 소통하고 공감할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화이부동‘과 ‘동즉불계‘중국의 옛라는지혜가 현 세계의 
서로 다른 문명 간의 문화적 공감에 하나의 
관념적 기초를제공해 준다.

다섯째, 동아시아유학 연구가 다문화 연구인 이상 
근본적으로 말하자면 이는 다른 문화 간의 대화이며, 이러한 대화는 
또한 오늘날 세계의 ‘문명 대화를구성하는 
요소 중의 하나가 된다. 본질에 있어서 대화는 
상대를 정복하는 것도 자신의 관점을 강요하는 것도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한것이므로 당연히 ‘타자‘에 
대한 존중이 전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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